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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수입차에 입사한 것은 2002년도입니다. 당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공식 수입원이었던 고진 모터 임포트는 동일한 대표이사 밑으로 고진 모터스라는 판매 및 서비스 법인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임포터에 근무했지만 실질적으로 임포터와 딜러가 지금처럼 상하관계라는 갑을 관계가 정착하기전 과도기적인 시점이었기 때문에 지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2005년 폭스바겐 코리아가 들어오면서 임포터 시절 기술팀에 있었던 자리를 기획팀으로 옮기게 되었고, 2007년도 당시 세계최초로 비독일계로서 독일 폭스바겐 본사에서는 미국쪽 컨트리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딜러, 임포터(현지 수입법인), 그리고 본사 헤드쿼터를 모두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아우토플라츠라는 폭스바겐 공식 딜러에서 경영총괄 역할로 세일즈와 AS를 모두 총괄하는 역할로 있으면서 최근에 세일즈와 AS조직을 구성하는 과정속에서 상당히 많은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그런 과정속에서 앞으로 자동차를 인생의 목표로 살아가는 젊은 매니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몇자 적습니다.
참고로 저역시 아직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았다 자부하기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이고 때문에 아직까지 시행착오나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이 있는 여느 셀러리맨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 입각해서 글을 전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1. 군대
저는 2년2개월 육군 만기 전역했으며,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케이스입니다.
사실 2년의 시간이 낭비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 저같이 올해 40을 맞이한 입장에서 군대의 2년을 핑계로 사회에서 그만큼 손해를 본다는 생각은 과감히 버리시기 바랍니다.
즉 군대 2년을 안갔다고 2년을 빨리가지도 군대 다녀왔다고 2년만큼 늦지도 않습니다.
제주변에 군대 안갔다온 친구들중에서 확실히 그 친구가 2년 빠르다고 할 만한 친구는 없습니다.
2. 조직으로의 입성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학을 졸업하면 일단 가능하면 큰 조직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릴때부터 뛰어난 역량으로 사업을 하면서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도 요즘은 많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한동안 잘 되다가 안되기도 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수 있는 나이를 지나쳐버리면 다시 어떤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조직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히 일을 하는 과정만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 CC를 하는 방법, 자료를 모으고 보고하는 양식과 직장내 유대관계 등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신입기간동안에 돈을 모은다는 생각보다는 조직을 배운다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3. 경력
저처럼 이력서와 면접을 보고 특정 사람에 대해 평가하고 직위나 호봉을 결정해야하는 입장에서 가장 난감한 이력서는 1,2년짜리 경력들이 너무 많은 직장생활 10년차입니다.
자주 옮긴 경력 자체도 문제이지만 각 경력간에 연관성이 없으면 나이나 이전직장에서 직급이 높았다해도 우리회사에서 경력자들에 비해 일을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힘듭니다.
즉 경력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경력간에 연속성과 연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직종을 바꿀때는 매우 신중해야하며, 짧은 순간 높은 연봉이나 직급에 현혹되어 자리를 옮긴 후 제대로 정착이 안되어 다시 원래 하고 싶은곳에 기웃거리면 그 이력은 이미 몇년간의 노력이 아무런 입증없이 허무해지는 경우가 됩니다.
4. 금연
젊은 친구들에게 담배를 자제할 것을 권합니다.
요즘 어느정도의 위치에 계신분들 중에는 금연하시는 분들이 월등히 많습니다. 이건 단순히 제가 비흡연자이어서 이런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가능성과 건강을 너무 낮게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5. 취미
면접을 보다보면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스토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을 많이 했건 독특한 취미가 있건 혹은 자동차와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 거리들이 그 사람을 돋보이게 합니다.
이렇게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은 분명 조직내에서 잘 융화되고 좋은 업무능력을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감을 줍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에 오픈마인드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취미활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직장에서는 서러운 이야기이지만 자주 아프고 골골대는 것도 무능하다 말합니다. 즉 건강도 능력입니다.
스포츠류의 취미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은 본인의 꿈과 높은 이상을 성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6. 연봉
신입때 연봉에 너무 연연하다보면 큰 그림을 못보게 됩니다.
조직내에서 성장이 가능한지를 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7. 멘토
멘토 덕분에 출세를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직장내에서 선배 상사들의 경험과 노련함을 배우는 적극성은 매우 의미있습니다.
남자들의 의리와 특유의 '남성'에 부끄럽지 않는 진솔한 멘티가 되어야 멘토가 생기는 법입니다.
조직과 업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배울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시기 바랍니다.
8. 승진
과장이면서 팀장을 하다가 갑자기 바로위로 차장급 팀장이 오면 엄청난 자괴감이 올 수도 있습니다.
물먹은 것 같은 실망감과 비젼에 대해 불투명하게 생각하는 자신이 한없이 작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움의 기회에 대해 때론 감사해야할 시기인지도 모릅니다.
직급이 올라갈 수록 그 직급에 어울리는 직무능력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준비안된 상태에서 높은 직급을 받았을 때 과연 그 일을 해낼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에 스스로 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나보다 특정 업무에 있어서 앞선 사람 밑에서 일을 배우는 것은 행운입니다.
나 스스로 떳떳하고 자신이 없는 것이 문제이지 남의 탓 조직 탓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9. 독립의 기회
자영업의 유혹이 엄청난 요즘입니다.
벤처다 소액창업이다 뭐다해서 마치 사회에 사업자로 등록하면 뭔가 될 것 같지만 실제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꿈을 꾸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높은 확률의 성공은 전문성이 충분히 갖춰진 상태에서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지 자신의 분야에서 특출난 전문성과 자신감없는 도전은 십중팔구 실패로 끝납니다.
10. 가정
너무 늦은나이까지 싱글인 사람들을 향해 아무래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가정이 있고, 자식을 키우는 가장을 바라보는 눈과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야생마 같은 프리스타일 인원을 바라보는 관점이 같을수는 없습니다.
소중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는 책임감 있는 가장이 되는 것은 정말 멋진 것입니다.
가정이 생기는 순간 인생이 바뀌고 전혀 새로운 삶이 전개된다는 선배들의 말을 한번쯤 귀기울여 듣기 바랍니다.
제가 자동차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고 자동차만을 인생의 유일한 목표로 살아야겠다고 맘먹은 시점은 한창 모터매거진의 객원기자로서 온갖 시승기회에 따라다녔던 95년도인 것 같습니다.
18년동안 한길만을 걸었고, 저의 모든 생활과 환경 그리고 삶 자체가 자동차 그 본질과 너무나 가깝게 살았습니다.
책으로 얻지 못하는 소중한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낀 바로 그것들이 모여 내공이 되고 올바른 결정을 할 때 매우 훌륭한 베이스가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자식들 앞에서 큰소리치며 17대 1로 싸워서 이긴 멋진 무용담처럼 멋지게 승화되지 못한다해도 저는 저자신의 삶과 열정에 떳떳합니다.
-testkwon-
올해 졸업을 앞두고 자동차 관련 회사를 품고 있는 학생으로서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항목은 항상 마음에 두고 있지만, 다른 몇 가지 항목은 아직 실행하거나 염두하지 못하였네요.
어릴 적부터 자동차를 좋아했지만 정작 대학교 전공은 조금은 관련이 없는 것 입니다.
하지만 최근 어떻게 하면 내 전공과 자동차 분야를 묶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던 차였는데
좋은 글 읽고 저를 다시 한번 다잡아 봅니다!


아~~~ 감사합니다...
늘 헤매고 있는 6년차 직장생활인인 저에게도 참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생각되는 부분도 많네요...
힘내야죠~~~ 다들 화이팅 입니다^^

자동차 업계 희망자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초년생들이 읽어야 할 글이군요.
저 또한 갓 사회 초년생 벗어난 입장에서 매우 동감합니다.

좋은 말씀이네요 비단 자동차 업계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에 좀더 가까이 가고자 한다면 꼭 기억해야할
누군가 이글을 보고 좀더 가까이 가길 빌겠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팀내에 공유해도 되나요?
10번만 빼고 100%공감합니다. (그러나 10번도 분명히 100% 맞는 말씀!)
저희 팀은 야생마 프리스타일이 더 많아서. ㅋㅋ

아아 누구에게라도 권장하고 싶은 내용들로 꽉꽉 차 있네요.
다만 2번,9번의 경우 관점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중소기업 입사 -> 대기업 이직 -> 창업" 정도의 인생 테크트리를 권장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 주변에 엔지니어나 미케닉, 세일즈 하시는분들을 보면, 미국, 유럽, 일본등의 자동차 선진국처럼...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과 주변의 시선 이 안타깝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 비단 자동차 업계를 지향하는 분만이 아닌, 포괄적으로 어떤 직종이든 해당되는 이야기 같습니다.
잘봤습니다. 3에 대해 찬성하며 의견을 덧붙입니다.
저는 판이한 이력 두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10년 연구개발 이후 3년 경영(vice president급?). 이것은 3에 반하는???
흠 그렇네요)
직원채용을 위해 관리직시절 수천개의 이력서를 보면서 1~2년 주기로 직장을 옮기는 저니맨(MLB에서 유래된 용어일거에요)
들은 절대 뽑지 않는다가 제 채용 철칙(과장하자면요)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혹시나 이 사람은 면접을 보니 다른 전형적인 저니맨들하고는 다를꺼야 해서 뽑아서 일해보면 역시나하는 경우(역시 적응못하고 1~2년만에 퇴사)가 많더라구요.
이는 명문대졸이건 고졸이건 마찬가지더군요(100%는 아닙니다. 이곳저곳 옮기다가 적성맞는 데 왔다는 분도 계셨어요).
한우물을 파라라는 수억년된 옛말이 현재의 직업세계에서 명언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작 저는 진정 저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기로 했기때문에 브로드 스펙트럼을 추구하는 것은 함정)

저는 자동차 1차업체에 3년째 다니고 있고..
2월에 퇴사하고. 대학원에서 자동차 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뒤.
자동차 회사에 신입으로 도전하려고 합니다.
저를 위해 쓴 글처럼 마음에 와닿습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잘 정리된 글, 잘 읽었습니다.
사회 초년생 때로 돌아가서 마스터님의 본 글을 읽고, 명심했다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카X전 기자 최종면접까지 가서 결국 선택받지 못하고, 취향에 맞지 않는 회사에 입사하고서
점점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식어감을 느꼈던 그 때 참 평범하게 살겠구나 했습니다.
시간이 꽤 흐르다보니 많은 것들이 바뀌어
도리어 지금껏 걸어온 운명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었으니까요.
'반드시 재미로 삶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할 필요는 없다'라고도 얘기하고 싶습니다.
'흥미로운 일'보다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을 때 그 결과가 좋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