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11월 초 아끼고 아끼던 S2000을 눈물을 머금고 딴 분께 양도해드렸습니다.

할부가 남아있었는데, 저는 할부승계가 간단한 줄 알고 아무생각 없이(?) 키를 넘겨드렸고,

그 분 역시 아무생각 없이(?) 차를 인수해 가셨습니다.

그러나 차를 양도한 그 다음날 할부회사에 문의를 해보니 할부승계는 절대 안되고,

완납하여 설정을 푸는 법 밖에 없답니다.

사가신 분도 자금관계 상 할부승계를 원하셔서 이리저리 알아보길 1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저는 꿈에 부풀어(?) 골프 TDI 신차를 계약금 걸어놓고 출고를 기다렸습니다.

마코짱이랑 "우리 차 나오면 멀리 여행가자~ 주문진에 막국수 먹으러갈까? 아니면 구룡포 적산가옥에

사진찍으러갈까? 연비도 무지 좋대~  휠은 뭘로 바꿀까?  BBS가 좋던데....CH하고 CO하고 어떤게 이뻐?"

등등 단꿈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러나 깨몽....

안타깝게도 요새 까다로워진 금융사 할부승인문제 때문에, S2000의 할부금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TDI의 신규 할부승인이 떨어지질 않는다며 S2000 할부 부터 정리하셔야 겠다는 딜러분(여기 회원님이십니다^^

단순히 밥먹고 살기 위한 직업으로서가  아닌, 진정 차를 좋아하시며, 느끼시고, 한 대도 팔아드리지 못하고

귀찮게만 하는데도 항상 미소로 응대해 주시는 강모회원님^^)의 말씀......

이에 S2000을 가져가신 분께 "어떻게 되가고 있나요? 어떻게 되가고 있나요?" 몇 번을 물어봤는데, 안타깝게도

그 분도 타시던 차량을 양도하였는데, 그 차량의 할부금은 다 정리가 되어있지만, 아직 전산에 떠있는 관계로

2~3개월 가량 후에 가능하겠다는 말씀을 오늘 들었습니다........T_T 

순간 S2000을 다시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여사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무실 안에서는 제가 왕입니다^^ ㅋ)  마산에서 서울가는 17:20분 출발 우등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급하게 나오느라 핸드폰 배터리 교체한다는 것을 깜빡해서 엥꼬불 깜빡꺼리는 자그마한 액정화면을

보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습니다. ㅋ

눈떠보니 반포IC더군요 ㅋㅋㅋ

고속버스터미널 옆에 왠 GS 자이 수십동이 눈앞에 펼쳐져있었는데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연상시켰습니다.

9시30분에 버스에서 내려 마지막 남은 배터리 잔량을 쥐어짜 S2000을 보호(?)하고 계신 분께 전화를 걸고

약속장소인 미아리로 택시를 잡아타고 향했습니다. 핸드폰은 완전 사망.....그놈의 젠더 때문에 택시에서

충전도 못하고......T_T

다행히 차가 안막혀서 내부순환로 타고가니 금방이더군요......

핸드폰이 없어서 추운데 어디 들어가 있지도 못하고 추위에 떨며 약속장소인 모 경찰서 정문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한 20분있으니 반가운 내새끼 S2000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ㅋ 일단 나중에 다시한 번 정리하겠지만, 휠이 16인치 순정에서 17인치 볼크 그램라이트 흰색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타이어는 얼핏보니 신품과 가까운 상태여서 기대에 부풀어(?) "무슨 모델일까?"

자세히 보니 넥센 N5000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가져간 쇼핑백을 비워 차에 있던 그분의 짐을 모조리 쓸어담고

은행 ATM에서 선금 일부 받았던 것이랑 그 분이 지불하신 할부금을 모조리 돌려드렸습니다. 

"바보아냐? 그 사람이 1달동안 신나게 탄 것도 있는데 받은거 그대로 돌려줘?"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으나

그 이유는 조금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랜만에 앉아본 S2000......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타이트한 운전석과 익숙해진 디지털 계기판.......

고맙게도 그 분이 기름을 가득 넣어놓으셔서 바로 마산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경부에서 영동으로 갈아타고, 중부내륙을 타기위해 100~120km/h로 열심히 가고 있는데 왼쪽에 슝~ 하고

지나가는 흰색 페라리 F430......(속도는 그다지 내지 않으신 듯)

"따라가볼까?"라고 0.0001초간 생각했으나 이미 제차보다 몇 급위의 상대인 관계로 기권....

그러나 이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중부내륙을 타고 내려오다가 잠도 쫒을 겸 해서 커피한잔 하러 들린 모 휴게소.....

그 곳에 아까 그 F430이 있었습니다.

페라리 하면 빨간색이지만, 흰색또한 멋지더군요....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느낌.....

화장실 들러 볼 일 보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엔진오일이나 함 찍어볼까?'라고 생각하고 본넷을 열고

딥스틱을 뽑아서 체크....."앗!!! L선 한참 아래....T_T "  ㅋ

원인은 엔진오일 소모가 아니라 오일 필러캡이 도망가고 없었고, 엔진이 돌면서 (참고로 s2000은 120정도의

속도라도 6단 4,000RPM에서 놀고있는 고회전엔진입니다. ㅋ) 오일을 뿜어내어 주변이 오일범벅이었습니다.

"X됐다!! 오일 필러캡이 있던 자리를 뭘로 막을까? 휴지로 막아야 하나 비닐봉지로 막아야 하나?

마산까지 아직 200KM넘게 남았는데 어떻게 가지? 엔진 블로우 되면 어떻하지? 휴대폰 배터리도 없는데

긴급출동도 못부르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필러캡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금방 찾았습니다. 오일 필러에서 10CM반경 내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ㅋ

다행히 주유소에서 엔진오일 따위를 판매하던 것을 기억해 내고 조마조마한 마음에 휴게소 내 '오일뱅크' 주유소

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있더군요!!! SK SD5000이라는 듸젤용과 80년대 중후반을 풍미하던 유공(지금은 SK지만)

하이플로가 있었습니다. 리터 단위로 판매하더군요....광유 주제에.....

리터당 6,000원이라는 초고가였지만 비싸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었습니다. 리터에 2만원이라도 사야되는 상황....

다행히 2통을 보충하니 F선까지 올라옵니다. (점도는 S2000 권장 점도인 10W30)

주유소의 밝은 조명아래에서 엔진룸에 튄 오일자국들을 휴지로 대충 닦아주고....다시 마산으로 향해 출발....

대구 거의 다와서 모 터널 속을 지나가고 있는데 웅장한 사운드가 들립니다. 사이드미러에 뭔가 빠른 차가

들어오는데.....지나가는 것은 은색 혼다 어코드(NF쏘나타와 비슷한 리어).....

"이게 아닌데?  왜그렇게 웅장했을까? 웅장할 리가 없는데....."

그러나 주인공은 뒤에 있었습니다. 어코드를 추격(?)하는 아까 그 흰색 페라리 ㅋㅋ

머플러는 순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방음이 거의 되질않는 s2000...게다가 터널 안인데도 불구하고

비교적 조용........

어쨌든 여차저차 마산에 도착하니 새벽 3시 30분이었습니다.....

왕년에 자주 가던 세진24시 셀프세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차가 너무 더러웠기 때문입니다. ㅋ

그러나 어두컴컴한 세차장..........T_T

가로등 불빛의 도움을 받아 솔질, 맑은물코스까지 완료하고 차를 닦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신규 등록(?)된 상처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날이 추워서 루프 및 뒷트렁크쪽(본넷 및 휀더쪽은 엔진열기때문에 괜찮았음)에 살얼음이 끼기 시작

합니다. ㅋ 그래서 뒷쪽은 포기......문짝을 포함한 그 앞부분만 열심히 닦아줍니다. 소낙스 유리세정제로

유리도 열심히 닦아주고^^

그리고는 사무실 근처로 와 불안하지만 그나마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사무실로 들어와 이 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ㅋ

S2000이 한달동안 달라진 점을 열거하겠습니다.

(+) 예전보다 나아진 점 : 16=>17인치로 인치업(VOLK 그램라이트57S)
                                            강화형 리어디퍼렌셜 및 1.5웨이 LSD튠(J's racing)
                                            종감속
                                            번호판 교체(앞쪽이 긴 것으로 바뀜)
                                            실내등 LED튠
                                            스피커 애프터마켓용으로 교체....트위터도 생겼어요~

(-) 예전보다 나빠진점 : 공조장치 일부 꼬마전구 사망한 상태입니다.T_T
                                          번호가 너무 좋습니다.
                                          (기존 - 28두6395로 매우 평범...묻혀가는 번호
                                           현재 - 69더1300로 앞 두자리가 에로틱 할 뿐더러 뒤 네자리는 너무 눈에 잘 
                                                      띕니다.T_T) 
                                           그리고 넥센

이상으로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드립니다.

(P.S: 이번 주말에 상경할 예정입니다. 주제는 S2000 브라더스 재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