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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6일(Practice Day-2)
전날 연습주행 때는 엔진 길들이기가 빨리 마쳐지지 않아 실제로 트랙에서 어택을 했던 시간은 7분 뿐이었습니다.
트랙의 각 코너별 한계속도를 높이기 위한 라인을 찾고, 카트의 세팅값을 찾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의 레이스를 준비할 수 있는 날은 이제 이날이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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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비가 엄청 쏟아지는데, 사실 빗길에서는 드라이 컨디션 세팅값을 적용할 수 없어서 전 마음이 상당히 초조했습니다.
오탁이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은 이 트랙에서 경기를 해 본적이 있기 때문에 나름의 표준 세팅값이 있지만 오탁이는 처음이기 때문에 이 표준값을 이날 하루동안 만들어야했습니다.

저의 초조한 마음과 달리 오탁이는 혼자 RL 팀의 인원들과 이런 저런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위의 사진처럼 티셔츠도 하나 얻어 입고 아주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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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탁스 엔진은 가솔린과 엔진오일의 배합비율이 보통 40:1입니다.
2사이클 엔진은 따로 엔진오일이 들어가지 않고 연료에 섞인 오일이 윤활역할을 합니다.
iame 엔진은 이 배합비율이 25:1입니다. 즉 로탁스에 비해 훨씬 많은 오일이 연료에 섞이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로탁스가 레이스 컨디션에서 트랙에 따라 20시간~30시간을 버티는 것에 비해 iame는 5시간마다 오버홀을 해야 합니다. 그만큼 고비용 엔진입니다만 여전히 아시아에서는 iame엔진을 사용한 경기가 로탁스에 비해 좀 더 우세할 정도로 인구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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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세션은 레인타이어로 들어가야할 만큼 비가 많이 내렸고, 팀에서 제공한 상당히 많이 닳은 타이어로 연습주행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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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빗길 주행경험이 지난 3년동안 손에 꼽을만큼 빗길 주행경험이 거의 없고 경기 중 빗길은 23년도에 한번, 24년도에 한번 그리고 올해 KIC3전 이렇게 총 세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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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카트의 세팅에서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것은 공기압 세팅입니다.
빗길은 완전히 물이 튀기면서 달리는 완전 빗길과 완전히 젖어는 있지만 물웅덩이가 없고 중간에 마르는 상황, 그리고 노면이 젖은 구간과 마른 구간이 공존하는 상황 크게 이렇게 3가지로 구분됩니다.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달릴 때는 공기압이 높을수록 좋습니다. 어차피 타이어 마찰이 거의 없어 공기압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약간 빵빵한 타이어 공기압이 초반 그립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노면이 말라가는 비율이 높아지면 타이어와 마찰력이 높아지면서 타이어의 마모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타이어 공기압도 급상승합니다. 최대 그립을 발휘하는 공기압이 보통 0.1바 내외의 압력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이 목표 공기압을 위한 출발 공기압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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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예보로는 시합 양일간 비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빗길 주행상황을 고려해서 준비를 철저히 해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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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카와 타워에 올라가 다른 선수들의 주행을 보는데, 저와 함께 빨라 보이는 차들 3대를 파악하고 본격적으로 오탁이와의 랩타입을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를 타는 모습을 보면 어느정도 수준의 주행능력인지 알 수 있는데, 이를 판단하는 눈은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아이들의 주행 모두를 보면서 교정하고 수정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상적인 드라이빙의 기준이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오탁이는 이날 트랙에 들어와 있는 선수중 가장 빠른 친구 기준 0.3초 차이까지 쫒아가는 빗길에서의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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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압을 높여서 들어가보고 낮춰서 타보고를 해보고 랩타임과 구간랩타임을 비교해 어떤 공기압이 더 나은 선택인지를 판단합니다.
이러한 공기압 세팅은 드라이 컨디션도 마찬가지로 목표로 하는 공기압이 달리는 랩수와 실외온도 그리고 노면 온도를 고려해 최대 뜨거운 상황에서의 공기압을 0.7바로 할지 0.8바로 할지를 결정합니다.

슬릭타이어는 공기압이 어떤 경계를 넘어가면 급속도로 그립이 떨어지기 때문에 출발시 공기압을 정교하게 세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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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가 나쁜 레인타이어를 벗기고 새 레인타이어로 무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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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가 경험했던 다른 레인타이어들에 비해 Comet 레인타이어는 정말 그립이 대단하다고 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브레이킹 포인트를 더 들어가서 제동해도 제동과 코너링 그립이 레인타이어로는 정말 최고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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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레인타이어를 신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비가 멈추면서 노면이 급소도로 말라버리고 있었습니다.
이 세션에서 얻은 교훈은 최대 빗길 상황이 아니라면 공기압을 낮게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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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 카트에 고프로를 장착해서 주행을 분석했는데, 워낙 물보라가 심해서 잘 안보이지만 오탁이 자신은 주행상황을 정확히 설명하면서 특정 코너에서 어떤지에 대한 의견을 체스카와 공유했습니다.

이 트랙의 관건은 일단 내리막에서 내리 쏘다가 나오는 좌우 연속 시케인 코너에서 얼마나 속도를 살려 달리느냐?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지는 오르막 구간에서 좌측 코너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역시 속도를 까먹지 않고 살려서 탈출하느냐? 이런 몇가지 난코스에서의 주행 스피드를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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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는 매일 캬브레타를 분해해서 가져다주면 세척해주고 매번 테스트를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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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카는 오탁이의 멘토로서 정말 열심히 최선의 세팅을 찾는 노력을 해주었습니다.
드디어 노면이 말라서 드라이 타이어를 신고 해보지 못했던 세팅의 변화를 통해 오탁이가 어떻게 소화해내는지를 확인할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오탁이의 카트에 탈 때 벗어둔 신발이 인상적입니다. 레이싱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자기가 지원하는 선수에 대한 예의와 존중 이 모든 것이 벗어둔 신발을 통해 체스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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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을 마치고 5세션에 이날 처음으로 드라이 공략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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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6세션에 새 드라이 타이어를 장착하고 트랙에 들어가서 앞에 보이는 차들을 닥치는데로 추월해서 재꼈습니다.
대부분 각나라의 챔피언들이고, 함께 경쟁하는 친구중에는 아시아 iame 챔피언도 있었는데, 몇 번 타보지도 않은 트랙에서 처음 경험하는 엔진으로 단숨에 아시아 챔피언과 0.3초 차이까지 따라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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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팅 값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타이어 조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사용하던 타이어를 다시 사용해서 세팅값을 비교하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타이어가 최대 그립을 발휘하는 지점을 지나고 나면 그립이 점차로 떨어지기 때문에 세팅값의 정확한 효과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세션을 타고 또 새타이어로 한세션을 타고 이렇게 두가지 세팅을 비교하는 과정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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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은 15분을 주행하는데 중간에 들어와서 공기압을 점검하면서 처음에 설정했던 공기압이 좋았는지를 판단합니다.
4바퀴가 공기압이 상승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드라이 컨디션일 때는 4바퀴를 모두 다른 공기압으로 세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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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 전문가 Ken은 오탁이의 데이트를 통해서 16,000rpm에 너무 빨리 도달하기 때문에 기어비를 낮출 것을 권장했습니다.
트랙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가속이 좋은 높은 기어비를 선택해야 코너 탈출이 빠른데, 일반적으로 잘타면 잘탈수록 낮은 기어비로 가는 것이 정석입니다.

오탁이는 드라이 컨디션에서 딱 2번을 탔는데, 이미 트랙에서 가장 빠른 선수와 0.3초 차이 밖에 나지 않았고, 마지막 코너 탈출이 워낙 빨리 최고속도에 너무 빨리 도달해 rpm 리미터에 부딪치니 기어비를 낮추면 직선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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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총 6세션의 주행을 마치고 다음날 레이스를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웜업주행을 위한 한세션 사용한 드라이 타이어 한세트
경기를 위해서 사용할 드라이 2세트(이번 경기는 규정상 두세트의 드라이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빗길 대비 연습용 레인타이어
경기용 레인타이어
이렇게 총 5세트의 타이어가 준비되었습니다.

토요일 일정은 
8분간의 웜엄 주행
8분간의 예선 주행
Race 1
Race 2

이렇게 총 1번의 연습주행과 3번의 레이스 주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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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하루에 아무래도 먹는 것이 좀 부실할 수 밖에 없고 3시간반이라는 시차까지 있어 고단한 하루였습니다.
터덜터덜 걸어오는 오탁이의 모습에서 그립이 높은 컨디션에서 코너에서 횡G에 의한 목에 부담이 상당히 많이 가고 가속이 워낙 빨라 목이 뒤로 재껴지는 등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고 하는데, 항상 그랬듯이 경주 때는 강철과 같은 체력으로 견뎌왔기 때문에 분명히 토요일과 일요일 주행도 잘해낼 것으로 믿었습니다.

To be contined...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