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독일 상공회의소 창립 25주년 행사장에서 만난 Mr. Hennig씨를 지난 선거날 만났습니다.


주말마다 직접 정비 및 튜닝을 하는 할리데이비슨 Sports star라는 91년식 모델이었고, 1200cc에 이것저것 튜닝을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120kg의 거구라 바이크가 약간 작게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할리데이비슨 자켓을 걸친 독일인도 제법 보기가 좋았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은 단순하고, 기계적이기 때문에 좋아한다는 Mr. Hennig는 독일에서 포르쉐 964 스피드 스터, 포르쉐 엔진을 장착한 비틀, 레인지로버, 등을 가지고 있으며 독일집에는 정비를 위한 모든 것이 다 구비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하 사진들은 바이크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요합니다.





앞뒤 6피스톤 브레이크로 개조되어있는데, 할리데이비슨의 순정 브레이크는 정말 한심하다고 하네요.





Hennig씨와 저녁시간에 만나 제가 5세대 GTI로 리드를 해서 제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E34 M5를 몰고 40분 정도 드라이브를 하는 내내 한국에도 이렇게 상태가 좋은 E34 M5가 있다는 것이 놀랍고, 독일에 있는 자기 친구도 이차를 가지고 있는데 독일가서 만나면 내 이야기를 하겠다며 아주 좋아합니다.

독일인들은 한국의 칼질문화나 1차선 안비워주기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지만 Hennig씨는 한국에서 이미 오래 살아서 자리 매우기식 운전에 익숙해져있었습니다.
한국의 2nd generation 드라이버들이 많아지면 지금보다는 운전하기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다시 차고지로 돌아와 제 VR6를 보여주며, 다음번에는 이녀석으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했더니 기대하겠다고 합니다.
VR6의 배기음을 들려주었더니 아주 자지러지더군요.

다시 차를 제자리에 세워두고 주차장에서 거의 한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는데, 자기는 워낙 주중에 바쁘고, 주말에는 두아이와 개를 포함한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해야하기 때문에 애마들하고는 자주 못노는 형편이다.

하지만 애마들과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고, 내가 여건이 되면 놀 수 있는 도구가 언제든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겠냐는 말을 했습니다.

저 역시 제 애마와 한달에 한두번 밖에 데이트를 못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공감이 가는 멘트였습니다.

어쩔때는 하루종일 손보고 타보지도 못하고 한달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여건이 허락될 때 헬맷을 쓰고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Hennig씨는 진정한 매니어였습니다.

3주후 독일에 가면 포르쉐에서 주관하는 상당히 큰 오너행사에 자신의 스피드스터를 가지고 참석할 예정이라는 Hennig씨는 제가 만난 독일인중에서 가장 심각한 환자였습니다.

유럽사람들 입장에서 한국사람들은 차를 잘 모른다 혹은 운전을 못한다는 선입견을 깰 수 있는 기회로서 저와의 만남은 서로에게 분명 의미가 있었고, 나름대로 한국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의 발전속도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