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거리는 아니지만, 울집근처의 연희ic와 정릉 ic 간 내부순환로는 요즘 자주타는 도로.. 아들녀석 학교가 정릉언덕에 있어서, 보통땐 스쿨버스로 다니는데 돌아가니까 한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시험때나 피곤해 보일땐 그길로 태워다 주곤 하는데..시간은 막히면 25분  평소엔 10~15분 정도 걸립니다.

10 키로 정도 구간으로, 차 사이를 빠져나가는 맛과 고속코너링의 즐거움을 주는 곳.. 두개의 긴 정릉터널에선 힐앤토 싸운드를 즐길 수 있는 나름 재미있는 구간이지요.

일주일에 한두번은 데려다 주거나 데려오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녀석과.. 학교에서 있었던 일,친구와의 갈등문제..크고작은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간단하게 카운셀링을 해주는 시간과 더불어 차에 관한 얘기로 꽃피우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죠. 운전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한가지씩 얘기해주고, 녀석이 물어보는 차에 관해 아는대로 설명해주고.. 운동성에 간여하는 지오메트리나, 미캐니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얘기를 나눕니다.

녀석은 그란의 속도감에 익숙해, 어지간히 스포티한 운전에도 눈하나 깜짝 안합니다. 그때그때 일어나는 차의 움직임이나 스퀼음등을 듣고 바로 분석적인 질문을 하기도 하지요. 가끔 담뱃불을 붙히거나 물건을 찾을땐, "핸들줌 잡아" 해놓고 두리번 거리는것도 가능해  충실한 코드라이버 역할을 곧잘 해줍니다. 고속 추월시 주의할 점과, 딴차의 움직임을 예상 하는 법에 대해서도 실제 상황을 연출하며 설명해주기도 하죠.

작년여름 클릭페스티발 써머캠프때는 녀석과 파트너로 쎄미 오프로드 랠리에 참가했는데, 옆에서 로드북을 보고 수백개의 코너R를 하나도 빠짐없이 네비게이팅해줘,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죠. 앞서 출발한  임상철님 클릭R에 2/3구간이상을 가로막히지만 않았다면, 아마도 20키로에 달하는 SS구간 베스트랩을 끊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ㅋㅋ

요즘엔 대학가서 자신이 몰 차에 관해, 자주 얘기나눕니다.
지금 타고있는 차를 잘 튜닝해, 급진적인 머쉰으로 만들어 달라는데.. 전 유지비를 생각해 1.6급을 타면서, 차근차근 업그레이드 하라고 조언하곤 하죠. 그란땜에 눈이 높아져, 대배기량 차나 고출력 차에 관심이 많이 가는게 사실인데, 철저히 써킷에서의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어 경험치에 의한 선호도를 보이긴 합니다.

두 돌박이때 부터 노상 제가 출전하는 경기에 따라다니다 보니, 눈썰미가 생기고 마리오카트부터  레이싱게임을 즐기며, 자동차와 레이스를 간접경험하던 녀석이.. 2년후면 스티어링을 잡게 될텐데..둘 다.. 마음에 드는 차에 나눠타고 트랙을 달리거나, 투어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기대 됩니다.

밤 열한시에 귀가하는 녀석과 일주일에 두어번이지만,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오픈마인드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일주일전.. 브레이크랑 댐퍼킷을 업그레이드 했는데.. 녀석에게, "댐퍼 바꿨는데 느낌이 어때? BMW나 유럽스포츠모델이랑 느낌 비슷하지? 새로바꾼 브레이크는 반복브레이킹때  밴딩현상을 줄여줘서 효율을 좀더 높혀주지. 엄마한텐 일르지마~ 쥐랄한다.." 하고 말을 건네니..


"아빤..내가 바본줄 알아? 움.. 코너링 감각이 샤프하고 횡G를 억제해주는 느낌이 쫙 오네..브레이크도 늘어지지않고 쭈욱~하고 꽂히는데..?" 이러네요. ^^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