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1 7전인 터키GP는 드라이버간 과열경쟁이 팀내에서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레드불의 마크웨버와 베텔이 1,2 피니시를 할 수 있었는데, 2위로 달리고 있던 베텔이 58랩중 41랩에서 1위의 웨버를 무리하게 추월하는 시도를 하다가 두대의 머신이 부딪쳤고, 베텔은 타이어펑크로 리타이어, 웨버는 3위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어부지리로 3위의 해밀턴과 4위의 버튼이 1,2위로 들어오는 맥라렌으로서는 우승과 준우승을 줏어담은 꼴이 되었지요.

해밀턴이 1위로 달리던중 2위 버튼 역시 레드불의 베텔처럼 해밀턴을 추월하는 시도를 하였고, 추월에 성공했습니다.

열받은 해밀턴이 5코너만에 다시 선두를 잡았지만 두대의 같은팀 머신도 뒷타이어가 서로 부딪치는 정말 팀캠프에서 보면 저 미친것들이 컨스트럭터즈 챔피언 포인트 말아먹으려고 작정을했나 가슴조리며 보았을 것입니다.

 

해밀턴과 버튼이 1,2위로 올라선 직후 팀에서는 연료를 아껴야한다는 주문을 했고, 이에 약간 페이스를 줄인 틈을 타 작년도 챔피언이었던 버튼이 해밀턴을 추월했던 것인데, 다시 해밀턴이 1위로 돌아오고 곧바로 팀에서는 버튼에게 연료소모에 신경을 쓰라는 주문을 강하게 합니다.

실제로 연료가 부족했다기 보다는 제생각에 과도한 팀내 경쟁을 하지 못하게하는 이유가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베텔이 웨버를 추월할 때 베텔이 좌측 웨버가 우측에 있었습니다. 다음코너가 좌측코너였기 때문에 베텔이 우측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웨버의 머신을 밀어붙였지만 웨버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가 두 머신이 부딪쳤는데, 해설을 하던 과거 F1 베테랑 데이빗 쿨사드는 웨버는 레이싱라인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리를 내줄 이유가 없었다. 베텔의 실수였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베텔은 인터뷰에서 끝까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라는 언급을 하지 않아 저 개인적으로는 슈마허의 전성기만큼의 역량을 가진 젊은 기대주 드라이버로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승을 빼앗긴 웨버는 인터뷰에서 팀메이트가 우승을 못한 것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망설이다가 레이스는 길고, 앞서가는 상황 자체가 우승이 보장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비교적 신사답고 성숙한 답변으로 베텔의 다소 감정적이고 재수없는 태도와는 대조적인면을 보여주었습니다.

 

7전이 시작될 때 웨버와 베텔은 78포인트로 둘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의 상황이었고, 팀내에서는 최근 웨버가 모나코에서 우승하는등 상승세라는 점 그리고 최근 예선에서 웨버가 초반과 비교해 베텔보다 빨랐다는 점등의 이유로 새로 업데이트된 리어윙도 웨버의 머신에 먼저 적용하는 등의 베텔입장에서는 조금 민감할 수 있는 사안들이 진행중이었습니다.

 

해설위원중 예전 조던팀의 수장이었던 에디조던은 베텔은 이번 무리한 추월시도를 통해서 자신이 웨버보다 빠른 드라이버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데이빗 쿨사드 역시 팀내에서 무리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지만 막상 저런 상황에서 1위자리를 내어줄 드라이버는 없다. 전세계 최고의 드라이버 23명이 모여서 레이스를 하는데, 그 누구보다 경쟁심에 있어서만큼은 동물과 같은 본능을 억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2008년우승자였던 해밀턴과 2009년 우승자였던 버튼 역시 자신이 더 빠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겉으로는 서로를 향해 웃지만 속으로는 어떻게든 멋지게 서킷에서 팀메이트를 따버릴 궁리를 할 것이 분명합니다.

 

5위로 출발해 버튼을 추월해 4위로 마크하던 슈마허는 비교적 쉽게 버튼에서 추월을 허용해서 5위로 계속 달리다가 베텔이 리타이어하면서 4위로 마감했는데, 슈마허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선을 다했지만 추월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해 누가 보더라도 맥라렌 머신과 메르세데스 머신의 최고속에서 현저한 차이로 인한 머신의 핸디캡을 자신의 입으로 직접 언급하지 않는 성숙한면과 7번 챔피언을 차지한 F1의 지존으로서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초반에 팀메이트인 니코 로스버그보다 랩당 0.5초씩 뒤지다가 최근 몇경기에서는 니코보다 빠른 예선기록을 보이는등 예전의 감각으로 돌아오는 슈마허의 신기에 가까운 안정된 운전기량은 정말 머신만 받쳐주면 곧바로 우승권에 들어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엄격한 F1테스트 규정으로 인해 슈마허가 2010시즌 복귀할 때 정식으로 F1머신으로 테스트 드라이브를 한 것은 불과 7,8일 밖에 안된다는 점은 3년간의 공백을 생각하면 엄청난 적응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페라리의 마싸와 알론소 역시 피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는터라 올시즌은 팀간 경쟁도 재미있지만 팀내 드라이버간의 불꽃튀는 살육의 경쟁체제속에서 팀내 우위를 점하기 위한 많은 에피소드들이 만들어질 것 같네요.

아무튼 올해 경기는 재급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