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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미국에 오기 전부터, 미국 가면 무슨 차를 탈까.. 끊임없이 고민을 했었지요.
제가 유학을 계획한 세월이 4년 정도 되므로, 막연한 고민만 한 것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조건은 무조건 뚜껑이 열려야 할 것, 그리고 한국에서는 타보기 쉽지 않은 것, 그리고 수동일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턱 도착을 했는데,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결국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지요.
게다가 낯선 땅, 낯선 날씨에, '아 꿈이고 뭐고 그냥 닥치고 평범한 차 타고 일단 생존에 전력을 기울이자.' 가 되어
결국 선택하게 된 것이 예산 안에서 수동 매물이 비교적 많았던 VW 제타 였습니다.
제타도 신나게 탔지요. 저에겐 넘치도록 좋은 차였고, 몇달 전엔 ECU 튠을 해서 프리미엄유 세팅으로 바꿨었지요.
전자식 스로틀 때문에, 느린 반응과 일정하지 않고 자꾸만 변하는 엔진 반응을 고쳐보려고
칩튠을 했는데, 반응은 (상대적으로) 꽤 빨라졌고 토크도 전반적으로 올라가서 (저에겐) 재미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5기통 150마력 2.5 엔진이 토크커브가 좀 좌절이라, 3200-4000rpm 까지 재미를 좀 본다음 4500rpm을 넘어서면
거의 먹통이 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지요. (칩튠 후라, 순정은 어떘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하지만 비슷한듯해요.)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토크가 사라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자식 스로틀의 장난으로 일관되지 않은 엔진 반응에 1년여를 타도 부드러운 변속이 되다가, 안되다가 헷갈리더군요.
스틱차를 타는 가장 큰 즐거움도, 전자식 스로틀이 엔진반응을 참 많이 필터링 하기 때문에 좀 무뎌졌지요.
1단에서 액셀레이터를 On/Off로 펌핑해봐야 말타기 현상도 그닥 일어나지 않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여러모로 상품성이 참 좋은 차였다고 생각하네요. 광대한 트렁크 공간과 제가 사랑했던 4창문 오토 업다운;
이민교회의 라이더 역할도 꽤 충실히 수행했었고요..
아무튼 그러다 최근 여러 계기들로 인해서, 아 이젠 내가 타보고 싶은 차를 타야겠다 싶어서 다시 슬슬 매물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의 일을 잠깐 정리하는 단계를 거쳐, 한번의 마일스톤을 밟은 셈도 되었고, 펀딩도 늘어나면서, 좀 안정이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제타를 트레이드 인하면서 추가 지출이 거의 없는 선에서 탈 수 있는 차로 찾았습니다.
차는 오래동안 꿈꿔오던 미아타로 정했습니다. 원래 타고 싶었던 차고, NB 정도면 어느정도 예산이 맞더라고요.
몇대를 보러다니다가, 어느 날 덜컥; 예상치 않게 굿딜이라고 생각되서 차를 업어오게 되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터보 미아타입니다.
튜닝한 차가 아니라, 2004 Mazdaspeed Miata로 4000대 한정 생산 되었던 차입니다.
2005년까지 생산되었고, 2005년식 역시 4000대 한정을 계획했으나, 일본 공장에 불이나면서 1428대만 생산되었죠.
2004년식은 저 건메탈 그레이 색깔과, 빨강 두가지 색깔로만 나옵니다.
순정 1.8 엔진에 터보를 얹어 178마력을 만들고, 6단 수동, 빌스타인 서스펜션, 전후 안티롤바, LSD 등이 달리고,
스티어링 기어비도 좀 더 빡세게? 설정되어있습니다.
제 차는 순정 상태에서 인터쿨러만 대용량으로 바꾸어져있습니다. MSM 들이 흔히 하는 튠이지요.
외관상으로는 빨강 실밥 가죽 인테리어와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차를 온 통 휘감은 mazdaspeed 로고, 전용 레이상하트 17인치 휠 등이 다른 점이겠네요.
엉겁결에 차를 업어온터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적응, 복원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세보다 좀 싸게 산 편이라, 마일리지도 좀 되고, (75000마일이 넘습니다.)
자잘한 문제들이 좀 있어서 요즘은 ebay 에서 부품 주문하고 diy하는 걸로 시간을 보냅니다. ㅎㅎ
외관, 특히 실내가 좀 낡았지만, 주행 느낌으로는 아직은 꽤 짱짱한 것 같아요.
부스트가 걸리며 토크가 급상승하는 구간이 거의 없고, 마치 NA차를 타는 느낌입니다.
중속 이상 WOT가 아니면, 5-6000rpm 이상 올려야 블로오프 밸브 소리가 들리고요.
마즈다스피드의 튠 목표가 원래 미아타의 특징은 유지하고 2.5 NA 처럼 만들고자 했었다는군요.
하체도 여전히 탄탄하고, 낡은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잡소리는 제타보다 훨~~~씬 적습니다;; -_-;
너무 단단한 하체 덕에 가끔 탑 랫치 등이 떠는 것을 제외하면 아예 잡소리는 없는 셈이네요.
물론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긴 하지만, 그건 정상적인 소리지, 잡소리는 아니잖아요.
마즈다의 빌드 퀄리티가 제법 괜찮구나... 하고 느끼게 되더군요.
다행히 소프트탑도 거의 새 것 같은 상태고요.
더군다나 다시 케이블식 스로틀로 돌아와서!!!
직관/일관적인 반응에 수동의 재미가 듬뿍 느껴집니다.
그래서 어쩌면 꽤 하드코어한 차로 오게 됐는데도,
잡소리도 덜나고 변속도 금새 부드럽게 되고 오히려 정갈한 느낌-_-;이 나더군요.
운전하기 쉬운 차라서 대충 돌려도 알아서 돌고, 마치 제가 운전 잘하는 것 처럼 착각이 들게 합니다.
110도를 넘나드는 애리조나 더위에 낮에는 정말 죽을 듯 더워서 (확실히 단열은 덜됩니다..)
낮에는 정말 얌전히 공부만 하게 된 것도 하나의 수확입니다. 하하
다행히 집과 학교 두군데 모두 실내 주차 스트럭쳐에 대기 때문에, 탑은 좀 더 아낄 수 있을 듯 합니다.
탑 열고 은은한 (정말 은은한) 배기음을 즐기며 블로오프 밸브 소리를 곁들이며 달릴 때는,
정말이지 감사합니다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헐...쥬르르르 ㅠ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종종 소식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보고 제타로 꼬셔놓고 도망가시다니 ㅋㅋㅋㅋㅋ
같은 동네 있으시면서 차는 언제 보여주실 겁니까.... 세상에 사진으로 먼저 본다는게 말이됨?
요즘 날씨도 시원(?)한데 좀 태워주십셔
테드에도 마쯔다 로드스터를 타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네요^^
NB터보라니 참 부럽습니다. 저는 1세대 NA6CE를 타는데, 낮은 배기량에 낮은 출력, 노후에 따른 출력저하등으로 매번 차를 바꾸고싶은 마음만 잔뜩 들고 있습니다. ㅠㅠ
국내는 NB보단 NA쪽이 인기가 많은 편인데, 미국쪽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듣기론 일본도 NB보단 NA가 인기가 많다곤 하던데...
NB터보용 스테빌라이저는 달리는 로드스터에는 거의 국민튜닝이죠^^;

멋진 차를 소유하시게 되었군요.. 축하드립니다
NB 마지막세대 미아타만해도 정말 훌륭한 차인데 거기에 한정 터보모델까지...
일본에선 한정 350대중 301대가 생산되었다고 하네요
휴우.. 또타고싶네요 로드스터

미아타는 터보가 아니라도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한정터보라니 생각만 해도 기쁘네요 ㅎㅎ
이제는 미국을 다시 간다면 정말 펀투드라이브한 자동차를 사고 싶습니다..
좋은 차 가지신거 축하드리고 즐거운 드라이빙 되세요^^

아이고 넷북 느려서 일일이 댓글 다는게 너무 느려 힘드네요.
//원보님, NA가 매력이 있지만, 이젠 오래되서 좋은 매물을 구하기가 힘들어져서요. 둘 중에 선호도는 잘 모르겠네요. ^^
//지훈님, 영민님, 감사합니다. 한정판의 희소성에 누가 (?) 되지 않게.잘 관리해가야겠네요.
//순익님 ㅎㅎㅎ 그냥 웃을뿐입니다..헤헤 인증샷이 좀 지저분하게 나와서 말이죠. 낄

아침에 아직 해가 뜨겁지 않고 바람이 시원하고 차가 별로 없을때에 오픈 드라이빙의 쾌적한 맛은 한번 중독되면 다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Mazdaspeed 기종으로 차 바꾸신 것 축하 드립니다. ^^; 진정한 줌줌을 하시겠군요 ㅎㅎ... (마즈다의 이 슬로건을 볼때마다 미안하지만 좀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 이런 글 읽을 때마다 저도... 후륜으로 가고 싶어 중고차 사이트를 뒤적거린다는 ㅠ.ㅠ....

탑 열고 은은한 (정말 은은한) 배기음을 즐기며 블로오프 밸브 소리를 곁들이며 달릴 때는,
정말이지 감사합니다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헐...쥬르르르 ㅠㅠ
제 차에서는 BOV 소리를 들을 수 없긴 합니다만 공감 한표입니다! '탑 열고 은은한 배기음을 즐기며...'ㅎㅎㅎㅎ
재미있는 차로 바꾸신 것 축하드려요~ 유성님이나 저나 이제서야 제대로 재미난 차를 타게 되었네요!ㅎㅎㅎ

너무 반가운 차네요~ 저도 미국유학때 MX-5 2001년식 상태 무지 좋은걸 건져서 너무 즐겁게 타고 다녔습니다.
정말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팍 드는 맘에 꼭 드는 차 였죠..
유학생차로써의 장점은 누가 공항 픽업 부탁들 절대 안한다는 것도.. ㅎㅎㅎ
지금도 미국에 두고온 제 미아타가 눈에 선합니다 ㅜㅜ 그리워라..
저도 얼마전까지 있던 애리조나인데...반갑네요. 110도의 열기지만 캐습한 한쿸보단 훨씬 낫죠...ㅋㅋ
날씨보고 경치를 보니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