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종 자체가  성능상 상대가 안되는데다가 워낙 고수분들이 많으셔서 배틀기라고
 
올리기는 조심스럽습니다만 처음 써본 배틀기이니 그냥 재미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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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모두 심한 감기중이라
 
이번 주말은 처가에 안가고 다들 집에서 요양할 줄 알고 있었는데

 

집사람이 분당에 가자고 합니다...

 

애들과 함께 막히는 토요일 오후의 공도에 들어섰습니다...

 

집을 나서고 얼마 되지 않아 범상치 않은 자세의 bmw 325xi 발견...

 

X닉에서 외관 풀 튠한 검정이었습니다...

 

잘 뚫리는 옆 차선으로 추월하며 옆모습에도 눈도장 한번 더 찍어 주고

 

개포동에서 구룡터널로 향하는데 룸미러 안에 조금 전의 검정이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빠른 속도로 미러가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저런 차는 왜 꼭 집사람과 애들 태울때만 나타나는 거야...'

 

집사람이 옆에 타면 제한 속도는 자동적으로 100km/h 입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신호등이 많은 도로에서나 100km 미만의 속도 이내에서 다른 차를 앞서나가며

 

즐길뿐 고속화 도로에 올라타면 신나게 앞질러 나가는 차들을 보며 부러워 할 따름입니다.

 

신기하게도 혼자 맘먹고 다닐때는 그렇게 쏘며 지나가는 차가 없습니다...

 

액셀 위에 올라가 있는 발에 애써 힘을 빼가며 구룡터널 쪽으로 좌회전 해서

 

검정이 뒤를 따라 가고 있는데...

 

갑자기 검정이가 슝~하며 튀어나갑니다...

 

저도 함께 달려보고픈 욕구를 꽉꽉 눌러가며 rpm을 3000 정도까지만 띠워놓고

 

멀어져가는 검정이를 바라보고 있는데 집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오~ bmw...잘나가네~~~!!!"

 

"그런것 같애? 저 정도는 내가 잡을 수 있는데..."

 

"당신 지금 꽉 밟은 거 아냐? 엔진이 부앙~ 그러던데~?"

 

참고로 12년된 엔진은 3,000정도만 띠워 놔도 시끄럽습니다...

 

"아냐........그다지.....꽉 밟은건 아니야......."

 

설마 이 x차로 bmw를 따라갈 수나 있을까...하는 호기심이 든 탓일지도 모르지만

 

집사람의 반응이 다른때와는 달리 긍정적입니다...

 

차 성능으로야 당연히 상대가 안되지만

 

"분당-내곡간 도로"는 눈감고도 코스를 꿰고 있다는 자칭 내 홈그라운드...

 

더구나 차도 많은 토요일 오후 ....

 

상대차는 광폭에..... 325i도 아닌 325 xi....

 

별별 이유같지않은 이유를 붙여가며 스스로에게...그리고 제 애마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봅니다....

 

좀 멀리 내다보고 달리면서 차선만 잘 고르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지오맘이 암묵적으로 승낙한걸로 판단하고 바로 킥다운을 합니다...

 

곧 ...5,6대 거리 이상 앞서 나가다 앞 차 때문에 주춤거리는 검정이 옆에

 

나란히 섰습니다...

 

구룡터널에 들어서서도 앞 차들 때문에 나란히 갑니다...

 

터널안에 울려 퍼지는 BMW의 멋진 배기음을 감미하며 옆에 붙어가는데

 

"아이~ 시끄러워~ 저런 차 보면 짜증나~" 지오맘은 투덜거리고 있습니다...ㅡ,.ㅡ;;

 

"왜...듣기 좋은데..."

 

벌써 2~3km 같은 코스를 달려 왔기에 제 실력이나 의중을 충분히 알고 있는듯도 보이고

 

아니면 뒤에 붙은 테드 스티커를 봤을지도 모르지만...

 

부앙~부앙~부아앙~~~

 

기를 꺾으려는듯한 배기음을 반복해서 들려줍니다...

 

저도 엔진브레이크로 2단에 기어를 넣어가며 거친 배기음을 만들어 화답해 봅니다...

 

구룡터널을 나서고 첫 카메라 지나기까지 다른 차들의 진로 방해(?)를 받아가면서도

 

앞 차와의 간격을 좁혀놓고 조그마한 빈틈이 생기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서로간의 신경전이 나름대로 즐겁습니다...

 

지오맘도 이번만은 확실히 눈감아 주려는듯

 

"암튼 남자들은 이해가 안돼....ㅡ.ㅡ;;" 하면서도 별다른 제지를 안합니다...

 

첫 카메라 지나며 제게 먼저 기회가 주어 졌습니다...

 

제 앞의 트럭이 검정이 앞의 승용차보다 속도를 높이며 파고들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좌측 깜빡이를 키며 1차선으로...풀악셀로 2차선의 차들을 두,세 대 젖힌후

 

다시 2차선으로 복귀해서 앞의 차들이 양재동으로 빠져 나가길 기다렸다가

 

앞이 트인후 풀악셀로 합류차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충분히 거리를 벌려 놓고

 

룸밀러를 보니 저만치 1차선과 2차선을 부지런히 오가며 따라 오고 있는

 

검정이가 보입니다...

 

내곡 터널 들어가기전 다시 앞의 차들로 인해 속도를 줄이는 사이

 

바로 옆차선으로 달라 붙은 검정이를 곁눈질로 쳐다 보았습니다...

 

서로의 썬팅 탓으로 표정은 커녕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한편 이 낡디 낡은 국산차와 배틀을 뛰어 주는 검정이 오너가 고맙게까지 느껴집니다...

 

내곡터널로 들어 섰습니다...

 

터널내 차선 변경은 위법이지만 지금 그런 법조항 따질 상황이 아닙니다...

 

제 앞차가 3차선에 있는 차를 앞질러 주는 순간 오른 쪽 깜박이 켜고 3차선으로 ...

 

비상등으로 미안하다는 인사와 함께 동시에 킥다운...

 

"부아~~~앙~~~" 12년 노령차 치곤

 

기운찬(다른 사람에게는 비명으로 들릴지 모르지만...ㅡ,.ㅡ;;) 배기음을 터뜨려 주며

 

검정이를 멀찌감치 앞질러 갑니다...

 

터널을 나오며 다시 속도를 줄이자 어느샌가 제 뒤로 다가왔습니다...

 


곧 두번째 카메라가 나타납니다...

 

1차선엔 검정색 e60 530i와 e46 320이 사이좋게 붙어서 달리고 있었고

 

저는 2차선...검정이도 제 뒤에 바짝 붙어 있었습니다...

 

3차선엔 주말이라 그런지 판교쪽으로 빠지려는 차들 때문인지 차 간격이 좁혀져 있습니다...

 

엔진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인후 rpm을 높게 띠운 상태로 앞 차에 붙어 카메라까지

 

정속 주행을 합니다...

 

뒤의 검정이도 뾰족한 대책이 없이 제 뒤를 바짝 따르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지나고 3차선으로 바로 빠져 가속한후 탄력받은 상태로 코너 지나 오르막을

 

올라가고 싶었지만 여간해서 빈틈이 생기질 않습니다...

 

결국 1차선으로....  앞 차 추월후 2차선.... 다시 3차선으로 타고 지하 차도에 진입함과 동시에

 

풀가속해서 오르막길을 올라 탔습니다...

 

오른 쪽으로 굽은 지하도를 지나 올라가며 룸미러를 확인하니 검정이가 안보입니다...

 

제 라인을 그대로 못탔나 봅니다...

 

아니면 판교쪽으로 빠지는 차였는지도...

 

조금은 맥도 빠지고 해서 다시 속도를 줄여 정속 주행을 하고 있는데

 

백미러에 두 대의 검정 bmw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게 들어왔습니다...

 

"하하하...다른 길로 빠진게 아니었구만~~~" 집사람 들으라고 조금은 오버해서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다시 속도를 높여 장단을 맞추고 싶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카메라가 나오므로 참았습니다...

 

그냥 그 속도를 유지해 가자 제 옆을 보란듯이 추월했던 검정이도 금새 속도를 줄여 버립니다.

 

단지 뒤늦게 합류한 e60만이 빠른 속도로 저만치 달려 갑니다...ㅎㅎㅎ

 

곧 3번째이자 마지막 카메라가 나타나고 검정이는 우회전 차선으로 전 직진 차선으로 갈라섰습니다...

 


남들 배틀기를 보면 비상등도 점멸해주고 엄지도 치켜세워주고...

 

멋진 인사들을 하던데 교차로 부근 혼잡함으로 인해 다른 차들과 엉켜버려

 

그런 폼을 잡을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암튼 집근처에서 분당까지 덕분에 정말 즐겁게 왔습니다...

 

거의 처음으로 배틀을 눈감아준 집사람에게도 어느정도 체면치례가 되었구요...^^;;

 

암튼 지오 엄마의 "오우~ 저 차 빠른데~~" 하는 한마디가 자극이 되어 식구들 태우고도

 

재미있게 달려 봤습니다...

 

차가 비교적 많아서 그다지 고속도 아니었고 단지 차선 잘 골라타기로 우열을 다툰 배틀이니

 

"애들 태우고 밟았다"고 너무 걱정은 마세요...^^

 

 


그래도 집사람 말대로 철이 덜 들었나봐요....

 

 

그리고 혹시 검정 325xi 오너 분이 우리 테드 회원분이시라면

 

제 느낌 위주로 쓴 시승기를 보시고 너그럽게 웃어주시고 리플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