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회사에 들어와서 지켜보며 수입차대비 국산차의 장점들을 꽤 많이 발견하게 되면서, 구매가치 관점에서 봤을 때의 국산차에 대해서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성장하면서, 자동차라면 어떤 차종이라도 가리지 않고 좋아했지만, 90년대 말 한창 멋진 모습을 자랑했던 수입차(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매료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성인으로 성장하고 나서도 수입차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지요. 그에 비해 국산차는 뭔가 흔하기도 하고, 성능 면에서도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가끔씩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좋지 않은 내용의 글들을 접할 때면 그럼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그저 국산차를 모든 면에서 한 수 아래로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고, 다양한 차종들을 장시간 시승해 보면서 최근의 국산차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 상품 자체와 서비스 적인 면에서 생각보다 훨씬 높은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벤츠 S클래스와 에쿠스를 비교했을 때 제대로 운행해보기 전에는 모든 면에서 S클래스가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 차량을 운행하며 차의 용도와 주된 사용 패턴을 고려했을 때 편안한 승차감에 적당한 가격과 차체사이즈, 우수한 수준의 연비, 합리적인 유지비용과 정비의 용이성을 생각해보면 에쿠스가 오히려 우월한 부분이 많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수입차 만큼이나 다양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에쿠스의 경우 차체 및 일반부품과 엔진 및 동력전달 주요부품 모두 5년/12만km의 보증을 해주고, 이 기간 동안 각종 소모품[연료 필터, 브레이크 패드(앞/뒤), 더스트 필터, 벌브류, 휴즈, 에어컨가스, 냉각수, 브레이크 오일, 파워 오일, 구동 벨트, 휠 밸런스 및 휠 얼라인먼트, 타이어 위치교환, 와이퍼 블레이드]을 무료로 교체 받을 수 있고, 5년 간 엔진오일 교환 7회 쿠폰도 제공됩니다. 서비스센터에서 차를 가져가서 수리한 뒤 가져다 드리는 홈투홈 서비스도 2년에 2회 무료제공되며, 차량의 수리기간이 1일 이상 소요되면 대여차량을 제공해드리고(5년), 거주지로부터 2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고장으로 현지에서 숙박하실 경우, 호텔 숙박비까지 제공해줍니다. 입사하기 전에는 잘 몰랐지요.

 

 사실 우리는 현대차에 대해 애증을 가져 왔습니다. 업계 1위의 기업으로 기아까지 합치면 국내 자동차 M/S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성상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고 그만큼 원망도 많이 듣지요. 저도 사실 현대에 대해 좋은 이미지만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여러가지 이슈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현대가 그렇게 예뻐보이진 않았지만 이제는 좀 생각이 바뀝니다. 겉으로 보기에 어떤 이슈가 발생 되었을 때 회사가 무대뽀로 버티는 상황인 것 같아도, 사실은 많은 분석과 논리적인 대처를 하고 있었고, 생각보다 빈번한 블랙컨슈머(고객불만을 과장하여, 보상을 바라는 행위) 사례를 보며, 선례를 만들어 나가야하는 회사 입장에서의 스트레스도 공감이 갑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IMF시기를 지나면서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였습니다. 대우는 GM, 삼성은 르노, 쌍용은 상하이차를 지나 마힌드라로 인수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는 오히려 기아를 인수하며 새로운 도약을 했습니다. 판매대수와 같은 수치적인 면에서의 성장은 물론이고 상품성의 발전은 정말 놀라운 정도입니다. 10년 전 EF쏘나타와 요즘 출시된 i40를 보면 정말 같은 회사에서 만든 차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개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만약에 현대마저 무너졌다면 지금쯤 우리 자동차 산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외국기업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을 것이 분명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체적으로 기술의 개발하고, 차체를 설계하며 디자인하는 등 자동차 산업의 주도적인 성장은 멈추고, 그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생산기지 정도가 되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마저 중국 자동차산업이 발전하고 공장이 확충되면, 우리나라는0 자동차 산업자체가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에 나가서 우리가 국산차를 봤을 때의 그 반가움 같은 것은 느낄 수 없게 되었겠지요. 자동차를 사는 데 있어서 애국심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100%만족은 못한다고 할 지 라도 사실 우리도 자동차 매니아로서 최근의 국산차의 발전을 보면 기특할 때가 꽤 많지 않습니까?

 

 하지만 수입차의 볼륨이 점점 커지면서 다양한 차종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면서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그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3000만원 전후의 중저가 수입차의 공세가 거셉니다. 자동차의 보급률이 높아지고 문화가 발전하면서 우리에게 단순히 차는 운송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패션이 되기도 하고, 여가시간 가족과의 여행 혹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함께하는 취미의 수단으로의 역할도 하게 되었죠. 자신을 표현하고, 여가시간을 즐기는데 수입차가 적합하다는 생각은 어느정도 금전적 여유가 있는 회원분들이라면 한 번 쯤 해보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요즘 몇 년 사이 수입차 시장이 큰 폭으로 확대되며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넘어가시는 분들도 많지만, 최근 수입차에서 다시 국산차로 넘어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수입차를 사서 타보니 가격의 차이만큼의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씀이 그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국산차의 상품성이 많이 개선된 것도 그 이유일 것입니다. 사실 일반인들이 주로 주행하는 150km이하의 영역에서는 국산차의 성능은 이미 높은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보여집니다. 실제 신형 i30, i40, 제네시스 쿠페, 그랜져, 제네시스, 에쿠스 등의 모델은 동급모델 대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정모에서도 요즘 신차들이 꽤 잘나오고 있다는 평을 많이 듣기도 했죠. 물론 절대적인 성능에서 수입차와 동등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단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구매를 고려할 때 생각보다 꽤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차량을 소유하고 운행한다는 측면에서 저는 물론이고 많은 회원분 들께서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르겠냐만은 요즘 현대는 열심히 수입차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홈페이지에 가보시면 다양한 시승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특히 수입차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제네시스/에쿠스 5박 6일 렌탈 이벤트가 진행 중 입니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마 당첨 확률도 높을 겁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i40를 동호회원 분들을 대상으로 대여해드리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사실 입사 전에 현대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생각했었는데, 회사에 들어와서 다양한 이벤트와 고객 서비스들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이 많이듭니다.

 

 또 이번 달부터 현대자동차는 수입차 보유 고객이 구매 시 [제네시스 / 에쿠스 100만원, 그랜저HG / 베라크루즈 30만원, 기타 국내영업 전차종 20만원]을 할인해주는 판매조건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수입차와 국산차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을 국산차쪽으로 끌어들이기에는 이 정도 할인 금액으로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저는 이 정도 할인혜택을 주는 것에 좀 놀랐습니다. 의외로 현대는 확실한 이유없이 큰 금액의 할인을 해주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전에 1회라도 현대차를 구매하셨던 이력이 있는 분이라면 제네시스/에쿠스를 100만원 더 할인해 줍니다. 수입차와 주된 경쟁을 하는 고급차종에서 200만원을 할인해 준다는 것은 현대가 꽤 큰 결심을 하고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여기에 모델과 재고 조건에 따라 300만원(에쿠스 7월 이전 생산 분) ~ 100만(제네시스 9월 생산 분)의 추가 할인까지 하면 꽤 공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어찌되었건 자동차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판단의 객관성이 부족할 지도 모릅니다. 물론 수입차는 여전히 그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제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직접 한 번 타보십시오. 현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시승서비스라는 곳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부담갖지 마시고 시승해 보시고, 만약에 신청이 어려우시면 저에게 쪽지로 말씀해 주세요. 대치동과 분당에 위치한 시승센터에서 편안하게 시승하실 수 있도록 조치 해드리겠습니다. 저도 일부 가지고 있었던 국산차의 부정적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신다면 전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바쁜시간 중에도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언제나 즐거운 카 라이프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