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타오던 차를 떠나보냈습니다.

 

98년식 SM520V로 최초 어머니가 구입하셔서 2001년에 넘겨받아 지금까지 탔는데, 제가 선택해서 구입한 차가 아니어서인지 처음에는 별 애정이 가지 않더군요. 하지만, 워낙 여러가지로 바쁜 시기이기여서 별로 애정표현도 못해주고 관리도 대충 해줬는데 별 말썽 한번 없이 잘 달려주어 고마운 차입니다.

 

아시다시피 98년식은 SM 시리즈가 처음 등장해서 그 비싼 부산 공장에서 닛산 부품을 거의 그대로 들여와 조립한 차입니다. 제 차도 엔진 블럭이나  부품 곳곳에 닛산 마크가 남아 있습니다.

 

나중에 집안에 SM525V가 한대 더 생겼는데, 조립 품질은 오히려 이 구형이 더 나은듯 합니다. 특히 플라스틱 단차 등은 아직도 잡소리 하나 없이 잘 맞아 있습니다.

 

SM520V는 별 특징 없는 패밀리 세단의 전형입니다. 2000cc 6기통 엔진으로 회전 질감이 매우 부드럽고 굉장히 조용합니다. 하지만 하체가 좀 아쉽고, 핸들이 너무 가벼우며 고속에서 노면 소음이 꽤 올라옵니다. 물론 소음 부분은 시간이 지나서 윗급 차들하고 비교해서 그렇게 느끼는 부분도 있구요.. 동시대의 소나타 등 보다는 한수 위임이 확실합니다.

 

98년 부터 지금까지 9만km 밖에 타지 않았으니 주행거리도 짧긴 하지만 무엇보다 예측되지 않은 잔고장이 난적이 없습니다. 단 한번 스티어링 펌프가 나갔는데, 이것 빼고는 소모품류 (저는 부싱, 조인트 부츠 등도 소모품이라 생각합니다. ^^) 이외에는 거의 교체한게 없습니다.

 

차의 도장 상태도 좋아서 그 흔한 광택이나 코팅 한번 한적 없지만 지금도 별로 흉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하체도 언더코팅은 커녕 하부 세차 한번 하지 않았지만 크게 부식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주행 감각은 전형적인 패밀리세단입니다. 고속에서는 좀 불안해서 180 이상은 달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160정도는 무난하게 유지 가능하고 노면 소음이 좀 시끄러워지는 점만 빼면 크게 불안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차의 최대 단점은 연비입니다. 잠원동 -> 서초동이라는 편도 4km 출퇴근시에는 거의 5km에 달하는 연비를 보입니다. 장거리 주행에도 10km를 넘기기는 쉽지 않으며 오히려 이차보다는 525V가 연비가 좋은 편입니다.

 

재미있거나 뛰어난 달리기 성능을 가진 차는 아니지만 안정적이고, 내구성 좋은 패밀리 세단으로 SM520V 는 꽤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선택해서 구입한 차는 아니지만 10년을 묵묵히 가족용 차로 잘 달려준 SM520V에게 고마움과 아쉬움을 느끼며  적어봤습니다.

 

2011-11-29 09.38.0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