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사이 날씨가 무지 쌀쌀해져서, 차들의 컨디션이 꽤 좋아지셨을겁니다.
흡기량에 비해 팽창율이 높아져 엔진 폭발력도 높아지고, 엔진과 브레잌 등의 냉각효율이 상승되어 어지간히 밟아도 쌩쌩하기도 하지만, 노면의 건조도가 높아져 일반 영역에서 타이어의 접지력도 높아지겠지요.  그외에도 날씨가 급하강 하면서 달라지는 변화가 있습니다.

전 평균 일주일에 3,4 일 정도 운전을 합니다.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하고 프리로 재택근무를 하기땜에 온라인이나 전화업무는 집에서.. 상담, 출고나 계약등 회사업무를 볼땐 주로 운전을 하게돼죠. 대체로 러시아워를 피해 널럴한 시간에 운전하다보니, 일상운전 개념이라기 보단 운전에 집중해서 스스로 즐기거나, 주변 차와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할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어젠..연희동 근처의 집에서, 여의도를 거쳐 성남까지 왕복할 일이 있었는데.. 동네에서 출발할때부터 트러블이 시작되었습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 나가는 200 미터정도의 길은 편도 일차선인데, 갑자기 왼쪽 뒤에서 굉음이 들리길래 사이드미러를 보니.. 하얀색 신형카니발 한대가 무서운 속도로 차선을 넘어 절 추월하려하는겁니다. 내 앞에는 버스가 서행하고 난 거리를 지키고있는데.. 왠일일까..하고는 얼른 공간을 비워줬지요.  그럼에도 불구.. 상대차선에 다른차가 우회전해 들어오는 중이라 위험했는데, 카니발은 엉거주춤 하더니 아슬하게 앞으로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카니발이 무사히 복귀한걸 확인하고, 좌회전하며 편도 3차로로 늘어나는 도로에 합류키 위해 저는 바깥으로 빠져 좌회전하려는 순간.., 카니발이 과격하게 빨간앙마 앞쪽을 밀다시피 바깥으로 나옵니다. 냠.. 약간 흥분감이 밀려오고, 전 더바깥으로 벌리며 속도를 늦추지 않았지요. 막무가내인 카니발에 바깥쪽으로 밀리다보니 좌회전 후 인도턱이 다가오길래 잠시 늦춰 다음신호앞에 서려는데, 이친구는 건널목 신호마저 무시하고 미친듯이 달려가더군요.

첨엔 뭔 급한일이 있나..했는데, 비상등을 켜지도않고.. 무례하게 운전하는걸로 봐서, 뭔가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웅.. 다음신호에 가니 막혀 서있길래 바로뒤에 왼쪽으로 조금 리드해서 세웠습니다. 카니발은 창을 활짝열고 왼쪽팔을 내놓고 담배를 피우고있더군요.  전 들리던 말던 사이드미러로 보이도록 손을 올리며, " 몬 운전을 그렇게 해~?" 하고 소리쳤습니다. 화가 많이 났으니까요.

다음신호가 열리고 난폭하게 카니발이 달려가길래 전 예열도 안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속을 시작해 편도2차로 안쪽으로 추월해 나갔습니다. 이친군 길이 막히니, 그 좁은 바깥쪽을 타고 우악스럽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려니 하고있는데, 옆으로 다가와 창을 열고 저한테 소리치더군요. " 모가불만이야 이쉐리야~!!" 그러는데, 얼굴은 저처럼 대박만하고 나이는 서른정도 되어보입디다. ㅋ 조수석에 서른된 조카넘이 앉아있었는데, 저도 화가나서 소리쳤죠. " 운전똑바로해 이 4가지 없는늠에 쉐리야~" ^^;;


이친구 신호가 열리니 내앞으로 밀고들어와 차를세우고 내려 달려오더군요. 저도 얼른 4점벨트를 풀고(자칫하면 벨트에 묶인채로 맞을수 있어서.ㅋㅋ) 뛰쳐나갔습니다. 성산대교입구 차들이 완전 막히고 그친구의 큰얼굴과 제 대박얼굴이 대치상태..ㅎ 나도크지만 그친구도 정말 크더군요. 얼굴을 1센치앞에 맞들이대고 화려한 욕의 향연.. 냠. 예전엔 안그랬는데, 요즘엔..그런상황이 되어 시간이 좀 흐르면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먹긴 먹은듯.

" 가~ 이쉐리야. 너 그러다 대구빡 뽀개지니 조심해." 소리치곤 운전석에 돌아왔지요. 그친구도 "내맘이야 이쉐리야" 그러면서 가더군요.ㅎㅎ 조수석의 조카늠은 뭔 격투기사범도 하고 그랬단 넘이 벨트도 안풀르고 가만이 앉아있네요. 싱거운늠.ㅋ 암튼 그뒤로도 동교동로타리까지 계속 제앞을 억지로 막으면서 횡폭하게 운전하더니, 신촌방향 직진로에서는 뒤에붙은 절 골탕먹이려고 풀브레이킹까지 하는군요. 어리석은 넘.. ㅎ

신촌입구에서 유턴해 돌아가는 녀석을 보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마을서 출발할때 뒤에서 제 빨간앙마를 보고, 뭔가 심술이나서 시비를 건거 같습디다. 참내.. 암튼, 태어나서 그렇게 못되고 흉폭하게 운전하는 녀석은 처음봤습니다. ^^



근데, 이후..강변로를 달려 여의도에 들렀다 성남까지 다녀오는 중, 마치 날잡은것처럼 주변의 모든 운전자들이 끼어들고 가로막고 이러는 행동이 눈에띄게 는것을 느낄 수 있더군요. 날 빼놓고 모든사람들이 짠것처럼 괴롭히는 날 있잖아요, 왜..ㅋㅋ 

잠시 차를 돌려 신호대기중인데 꽁무니 주차장입구에 잠시 걸쳤다고 차를 탕탕치며 소리지르는 주차장 노인네며, 분당수서간 도로서 유유히 추월해가는 중인데, 일부러 가로막고 틈을 주지않는 차도 있고, 우측에서 우회전한 뒤 의도적으로 밀고들어오는 오피러스며.. 하튼, 서너시간 운전하는 동안 눈에띄게 많은 차들이 평소와 다르게 운전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추워지니 마음들이 급해진거도 있고, 스산한 날씨에 집중력들이 흐뜨러진것도 있을법하고.. 나빠진 경제상황이나 개인적인 불쾌지수도 꽤 높아진거 처럼 보였습니다. 스무해 넘게 운전하다보니, 날씨변화에 따라 운전패턴이 달라지는 모습들이 환절기에는 눈에 많이 들어오는게 사실입니다. 덥거나 추운 기간이 몇일 계속되면, 거기에 적응해 다시 패턴이 부드러워지기도 하는거 같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왠지 다른 차들이 평소와 다르게 거칠게 느껴진다면.. 그날의 날씨나 환경.. 또 자신의 기분상태도 차분하게 돌아보면, 의외로 평정심을 찾을 수 있게되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