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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당일 7시반까지 트랙에 가야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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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과 비교하면 경주날 아침 이슬이 내려 촉촉한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노면은 햇살이 좋아 이슬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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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팀원들중 일찍 모인 인원들은 마지막으로 트랙 워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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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전 검차를 통해 다시한번 무게를 측정했습니다.
오준이는 157.1kg(규정무게는 1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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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157.9kg으로 오탁이 차가 800g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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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신청서도 손수 또박또박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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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즈 브리핑에 주의사항에 대해 공지하고 예상했던데로 숏컷 인정된 경우 베랩을 삭제하는 방식을 적용한다고 했습니다.
두번 숏컷하면 베랩 2개가 날라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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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용 폰더도 장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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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날은 하루에 예선과 레이스 3번으로 총 4회를 주행합니다.
예선은 10분
레이스 1,2는 11랩
레이스 3은 13랩입니다.

경주 1,2에서의 경주 결과를 가지고 파이널 레이스인 레이스3의 출발 그리드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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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클래스의 9명, 아이들이 속한 노비스 클래스에 7명이 혼주하기 때문에 16대의 차량이 트랙에 있는 상태로 10분의 예선 시간이 그리 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앞에 트래픽이 없는 상태에서 플라잉랩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 2,3랩밖에는 안됩니다.

누가 먼저 출발할 것인지 어느 타이밍에 피트아웃할 것인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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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감으로는 오준 오탁이의 랩타임이 눈에 띄게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예선 출발을 시도했지만 우리팀은 1번 피트라 피트 끝부분에서 나가는 경우라 피트출구쪽에 위치한 팀들에 비해 출발을 늦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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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은 생애 첫 폴 포지션을 달성했습니다.
텅빈 검차장에 혼자 쓸쓸히 들어오지만 아마 기분이 째졌을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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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3kg으로 출발할 때에 비해 800g 줄었습니다.
사용한 연료량으로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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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자신의 연습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58.67초로 예선 1위를 마크했습니다.
그것도 들어가자마자 1랩에서 타이어 열 올리고 곧바로 2랩에서 베랩을 뽑은 것이지요.

기록이 계측기에 한개만 찍힌 것은 본인이 베랩을 뽑고 트래픽 때문에 일부러 피트 들어와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선수들 랩타임을 보고 들어간 경우라서 그렇습니다.

오준이가 다시 트랙에 들어갔을 때도 트래픽 때문에 제대로 그 이상을 랩을 달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마감 2분 남기고 피트로 불러들였습니다.
 

앞서 달리는 선수들도 나름 최선을 다해 달리기 때문에 예선에서는 뒤에 있는 빠른차를 보내줄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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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탁이에게는 최악의 예선이었습니다.
들어가서 1랩을 돌고 2랩 3번코너 들어갈 때 액셀 케이블이 끊어져서 곧바로 리타이어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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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의 우측 가속패달은 밖으로 노출된 얇은 철사 같은 케이블로 뒤쪽 캬브레타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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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브레타 안쪽 케이블이 절단된 모습인데, 사실 전날 오준이 카트 케이블이 상태가 안좋아서 교환하고 감독님이 오탁이 것도 확인했을 때 괜찮았는데, 아쉬운 것은 플라잉랩한번 찍지 못하고 예선을 망쳐버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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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하는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레이스를 뛸 수 있지만 꼴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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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 때 오탁이가 0.009초차이로 폴을 놓친 것을 생각하면 2전때 오준이의 예선기록은 자신의 베랩을 달성하면서도 2위와 상당한 격차를 두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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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예선기록을 보면 오준이와 2위 격차는 무려 0.8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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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예선때의 불운에 대해 전혀 게의치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레이스1에서 몇대를 추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나리오들에 대해 본인만의 생각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저는 따로 별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몇 대를 추월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고 완벽하게 추월하느냐? 그리고 앞서 달리는 선수들의 주행을 망치지 않는 완벽한 추월을 하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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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클래스가 혼주할 때는 평균 랩타임이 빠른쪽이 먼저 출발하는데 오탁이가 기록이 아예없어서 평균 랩타임이 젠틀맨이 더빠르게 되어 1전과 다르게 젠틀맨 클래스가 먼저 출발하고 노비스 클래스가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앞쪽에서 트래픽이 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하며, 이는 1등으로 출발하는 오준이 입장에서도 전방 젠틀맨 클래스 하위권 차들을 계속 추월해서 포지션을 지켜야하는 부담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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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폴에서 처음으로 출발하는데, 1번 코너가 좌측 헤어핀이기 때문에 1,3,5,7 그리드 선수들이 약간 유리한면이 있습니다. 다만 1번코너에서 제동 컨트롤이 안되면 짝수 그리드에서 안쪽을 공략하는 선수들과 추돌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요소도 같이 존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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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후미에서 출발하는 오탁이에게는 초반부터 무리한 추월을 시도하지 말고 실수하는 틈을 노리라는 주문을 간단히 했습니다. 어차피 랩타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블로킹을 연속적으로 할 수 없는 격차가 있어서 뒤에서 쫒아갈 때 너무 서두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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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때 오탁이는 예선2위로 출발해 레이스1,2,3을 모두 1등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따라서 1열이 아닌 곳에서 출발하는 것도 난생 처음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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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클래스가 먼저 피트아웃을 하면서 포메이션 랩이 시작됩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노비스 클래스가 출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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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렬해서 오다가 정해진 포인트를 지나면서 풀액셀을 전개합니다.
앞쪽에 젠틀맨 그룹, 뒤쪽이 노비스 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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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를 완벽하게 해내고 안정감있게 1,2번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2,3등과 이미 한참을 앞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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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랩을 마칠 무렵 이미 한참의 격차를 벌리며 독주를 하는 50번 오준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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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매랩 거듭하면서 한대씩 추월하며, 3위까지 올라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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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생애 첫 체커기를 받고 P1으로 레이스1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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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젠틀맨 클래스의 우승후보 선수 앞에 가로막혀 3위까지 올라온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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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차대 1번으로 올라간 오준이는 생애 첫 폴 투 윈(Pole to Win)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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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역주 끝에 전방 같은 클래스 카트 4대를 추월하고 젠틀맨 클래스 차도 몇 대인지 모르게 추월하는 추월쇼를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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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레이스1 때 자신의 예선기록을 뛰어넘는 베스트랩을 또한번 깨는 집중력있는 주행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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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이도 자신의 베랩을 깨는 주행을 펼쳤고 오준이와는 0.1초 이내의 베랩을 마크해 명실상부 오준 오탁이 이번 레이스에서는 압도적 페이스를 입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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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레이스 2를 준비하는 모습인데, 오탁이가 추월하는 과정에서 카트와 접촉이 있었는데 앞 범퍼 페어링이 삐뚤어지거나 풀리면 5초의 패널티를 받습니다. 추가로 경합중 레이싱 라인에서의 추돌이 인정되어 총 12초의 패널티를 받아 3위가 아닌 4위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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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1열 1번 그리드 출발, 오탁이는 2열 4번 그리드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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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두번의 레이스를 남겨두었지만 준이 탁이의 모습에서 특별히 긴장감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힘든 레이스를 펼치기는 뒤에서 추월쇼를 하느라 여러가지 위험부담이 있는 오탁이나, 전방 젠틀맨 클래스 차량을 추월해야하는 오준이의 부담이나 비슷했을 것입니다.

앞에 느린차에 가로 막히면 열심히 거리를 벌려놓아도 다닥다닥 뒤에 붙기 때문에 전방 느린 차를 안전하게 추월해서 자신의 거리를 벌리는 일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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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2의 포메이션 랩을 마치고 그리드로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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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2에서 1등으로 들어오는 오탁이와 2등으로 들어오는 오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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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랩까지 1등을 달리던 오준이, 4위에서 출발해 서너랩만에 2위까지 올라온 오탁이
이렇게 오준이와 오탁이는 1,2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방 젠틀맨 클래스 우리 팀 선수가 뒤에서 다가오는 오준이가 같은 클래스 경쟁자로 판단한 나머지 오준이를 블록킹하는 과정에서 작은 추돌이 있었고, 두대의 카트 속도가 추돌로 떨어진 틈에 오탁이가 1위로 올라선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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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자신의 베랩을 레이스2에서 또한번 달성합니다.
오후가 되어 온도가 더 오르고 기온이 높아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 시간인데,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지요.
이번 레이스2에서도 많은 전방 카트들을 추월하며 추월쇼 2편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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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자신의 베랩은 아니었지만 오탁이와 0.16초 차이의 베랩을 마크했습니다.
오탁이는 예선 때 바로 리타이어해서 오준이와 오탁이의 타이어 상태가 아무래도 오탁이가 유리한 조건이었습니다.
소프트 컴파운드 타이어라 레이스 컨디션에서 대략 10랩 정도의 나이 차이는 작지 않은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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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스피드파크는 시계방향, 영암 트랙은 반시계 방향으로 달립니다.
따라서 영암은 조수석 앞 타이어의 마모가 매우 심합니다. 지난 영암 주행때와 비교해 오준이 카트의 조수석 타이어 마모되는 모습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2전을 준비하면서 오준이의 스티어링 조작 속도를 많이 잡아주었는데, 이 훈련이 매우 효과를 본 것이고, 카트를 좀 더 차분하게 코너에 밀어넣으면서 컨트롤 하니 상황별 언더스티어를 많이 줄일 수 있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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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레이스2를 마치고 나서 제 나름대로 타이어 마모 상태를 체크하면서 파이널 레이스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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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1,2에서 각각 1,2위를 한 오준이와 4,1위한 오탁이는 종합점수에서 오준이가 앞서 오준이가 1번 그리드, 오탁이가 2번 그리드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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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를 둔 아빠의 입장에서 아들들이 1,2번 그리드에 나란히 선 모습은 그야말로 Dreams came true인 것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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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둘의 승부욕을 고려했을 때 둘간의 무리한 경쟁으로 레이스를 망치는 변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이때 참으로 큰 고민들이 머리속을 스쳐갔습니다. 어떤 말을 해줘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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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아이들을 불러서 
아빠는 너희들 능력을 믿는다. 둘간에 후회없는 레이스를 해라.
그리고 이것을 잊지마라, 너희는 생애 두번째 레이스이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레이스가 많을 뿐더라 아빠 나이가 되어서도 서로가 같이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번 레이스가 생애 마지막 레이스라는 생각으로 달리지는 마라.
그러니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레이스하고 최선을 다해서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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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레이스 1분전 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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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의 출발은 항상 완벽했습니다. 1번코너를 안전하게 빠져나가 2번코너 역시 안전하게 빠져나갔습니다.
반면 오탁이는 출발은 좋았으나 오준이가 편하게 1번에서 치고 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약간 주는 그 찰라의 순간에 2대의 카트에 추월을 허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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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번코너는 제법 고속으로 오다가 우측으로 돌아나가는 복합코너로 한개의 코너이지만 2개의 에이팩스가 있습니다. 제동을 위한 포지션과 제동포인트 그리고 정확히 두개의 에이팩스를 스쳐야하는 그런 매우 까다로운 코너인데, 오탁이는 2번코너 들어갈 때 자신들을 추월한 차들의 레코드 라인과 비교해 불리한 안쪽 라인에서 late braking으로 2대의 카트를 한번에 추월하는 이날 추월쇼 3편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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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와 벌어진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오준이 역시 역주를 하고 있었고, 둘간의 타이어 상태를 고려하더라도 워낙 실력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슷한 실력이었기 때문에 둘다 최선을 다해 달리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13랩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정말 시간이 안가도 너무나 안갑니다.
원투 피니시

제 평생의 소원중 하나인 결과가 무사히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무래도 1,2위로 달리는 아들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안도를 할 수 없는 그런 복잡한 심리상태로 인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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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2와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오준이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레이스2때 접촉이 있었던 같은팀 젠틀맨 선수가 또다시 오준이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블로킹을 하다가 오준이와 접촉을 했는데, 이 사이에 오탁이가 1위로 올라온 것이지요.
12랩에서 벌어진 이 접촉으로 오준이는 아쉽게 2위로 마감했고, 오탁이는 1위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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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본인의 레이스에 그래도 만족해했습니다.
만약 오탁이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1위를 빼앗겼다면 매우 분해했겠지만 형제에게 1위를 내준 것은 본인에게는 기분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대범함이 체커지를 받고 들어오는 오준이의 여유있는 모습에서 그대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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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레이스3에서도 멈추지 않는 추월쇼를 펼치며 예선의 불운이 자신의 우승을 막을 수 없음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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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간의 레이스3의 베랩 차이는 0.2초정도 였습니다.
타이어 나이를 생각하면 둘간 정말 박빙의 승부로 정말 누가 우위에 있다 말하기 힘들 정도의 놀라운 주행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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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이날 Pole to Win과 3번의 레이스 모두 1번 그리드 출발
그리고 Fastest Lap time 달성 등 자신에게 매우 의미있는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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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전방 젠틀맨 클래스 선수와 접촉한 것으로 인해 심의를 받았지만 서로 다른 클래스인데다가 같은 팀 선수간 사인이 맞지 않아 생긴 접촉이라 아무런 패널티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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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하기전에 올라갈 준비를 하는데, 아이들이 솔선해서 정리하는 일들을 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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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열심히 달려준 카트는 다행히 아무런 데미지 없이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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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루겠지만 카트에 투입되는 기술들은 보는 것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파이프의 두께와 강성이 서스펜션이 없는 카트의 구조를 생각하면 정말 놀랍습니다.
그리고 디퍼런셜이 없는 구조에서 좌우 뒷바퀴를 연결하는 샤프트의 강성 역시 정말 대단합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레이싱 카트를 못만드는 것을 보면 카트가 얼마나 만들기 힘든 머신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심지어 일본에서조차 이태리 카트를 따라잡는 카트 브랜드가 없다는 점은 이 작은 카트안에 들어가는 심오한 노하우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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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에게는 약간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2전 때 보여준 기록으로 오탁이와 함께 최고임을 입증했다는 뿌듯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그 성취감과 희열을 맛보았다는 점은 오준이의 인생 전체에서도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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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피니시를 한 두 아들을 둔 아빠로서 레이스3의 결과를 놓고보면 둘간 분쟁의 여지가 없이 서로 깨끗한 레이스를 펼쳤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후회없는 레이스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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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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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번 서본 포디움이지만 늘 이때 기분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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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를 차지한 이현빈 선수가 먼저 포디움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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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권오준
1전 때 3위에서 이번에 2위를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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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에 이어 2전에서도 우승한 권오탁
1전 레이스 3번 모두 1위,
2전 레이스 1번만 4위, 2번 1위

오탁이가 출전했던 6번의 레이스에서 5번을 1위로 체커기를 받았으니 오준이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입증한 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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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니면서 이렇게 큰 상장을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쌍둥이를 곁에서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속으로 진한 눈물이 흘렀습니다.
미숙아로 태어나 자신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하나씩 성취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악조건을 딛고 이겨냈다는 그 뚝심과 끈기가 있었기에 더욱 더 값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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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피니쉬 한 주인공과 철부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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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피트를 보면 3일간 무슨일이 있었나 할 정도입니다.
규모가 크건 작건 레이스 현장에 있어보면 참으로 대단한 드라마들이 있습니다.
우리끼리만 아는 내용들이라 밖에서는 잘 모르지만 레이스 트랙에서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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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갈아입고 상경 준비를 마친 오준이는 감기때문에 기침을 많이 하는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도 모든 레이스를 매우 높은 체력으로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아빠로서 레이스2와 3에서 오탁이가 치고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사이드 바이 사이드 상황을 만들지 않고 탁이의 레이싱 라인을 지켜준 점은 정말 대범함 그 자체였다고 생각합니다.

오탁이 역시 파이널 레이스에서 오준이가 치고 나갈 수 있게 1번코너에서 오준이와 접촉이 없게 한다는 생각으로 거리를 두는 틈에 2대의 카트에게 추월을 허용하는 나름의 희생을 한 점

그리고 나서 곧바로 2번 코너에서 2위를 잡은 후에도 오준이가 트래픽에 걸려 속도라 줄어들어 붙은 상황에서도 오준이를 위협하지 않고 차분히 뒤를 따라준 점, 오준이가 추월 중 접촉한 틈에 추월에 성공했지만 레이스 중 오준이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성숙한 주행을 해준 점

레이스의 모든 순간을 지켜본 제 눈에 이 모든 것이 보였기에 레이스 결과를 떠나서 정말 후회없는 레이스였다 자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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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다같이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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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1시가 다되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빠르고 편하게 집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은 완벽한 상태의 A8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저녁 먹고 논스톱으로 330km를 달린 저와 A8덕분에 아이들은 한번도 깨지 않고 차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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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짐을 싣고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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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정말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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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같은 팀 허원석 선수가 찍어준 사진들입니다.
이제는 무릎에 앉히기에 너무 커버린 아들입니다.
양손에 한명씩 안을 수 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아빠의 시간은 남자의 시간보다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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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원중 하나는 이루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는 순간을 곁에서 최선을 다해서 지원했다는 뿌듯함이 정말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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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도 같이 유대가 좋은 파주스피드파크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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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한번의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이번 레이스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이 새로운 트랙에 적응하는 숙제와 부족한 연습시간, 그리고 감기라는 건강문제
예선에서의 오탁이 머신의 고장, 혼주에서 클래스 출발 순위 변경 등의 다양한 변수들이 있었습니다.

항상 레이스는 다양한 돌발변수와의 싸움이 본인은 물론 경쟁자들과의 경쟁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을 정말 집중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게다가 레이스3 종반부에 젠틀맨 클래스 선수가 마지막 직전에 미끄러지면서 코스 아웃했다가 돌아오면서 지푸르가와 흙들이 트랙의 레코드라인에 뿌려졌습니다.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이 미끄러운 상황 때문에 오준이가 여기를 지나갈 때 정말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는데, 다행히 약간 흔들리는 카트를 바로 컨트롤해서 빠져나갔었던 장면도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머신 컨트롤은 부드러운 주행을 완성하면서 오준이의 머신 컨트롤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던 점은 파주에서 집중적으로 지도했던 저의 노력과 잘 따라주었던 오준이의 노력이 합쳐져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결과 공격적인 성향을 약간 다스릴 수 있는 인내심과 머신을 차분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고, 거기에 새 트랙에서 연장된 코스를 초반에는 오탁이보다 더 빨리 적응했던 순발력도 돋보였습니다.

오탁이의 경우 워낙 머신 컨트롤이 좋았고, 근력이 좋아 머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레이싱 라인을 탐구하는 모습과 항상 질문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트랙에서 한시도 게일리 하지 않는 부지런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준이 오탁이 모두 특정 코너 진입전 경쟁자들보다 늦게 제동을 할 수 있었던 점은 반복적으로 강력한 제동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연마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레이스 연습주행 때 오준이는 자신의 머신 브레이크 문제를 지적했는데 패드가 많이 남았지만 교체를 하고 나서 랩타임을 바로 0.3초 정도를 줄이는 등 머신의 아주 미세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게 시작했습니다.

오탁이도 이런 예민함 때문에 아마 오탁이 브레이크 에어작업은 우리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머신 관리에 있어서 타이어와 브레이크, 제동압력을 느끼는 능력 그리고 턴할 때 스티어링 조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던 것이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경쟁 선수들에 비해 연습량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랩타임을 기록했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진화하는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레이스를 준비하는 숙제가 있지만 아이들이 레이스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간의 관계와 레이스를 길게 보려고 하는 차분함을 보여준 것에 대해 아빠로서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미 언급했던 적이 있지만 아이들에게 카트 레이싱을 시킬 것을 결정할 때 가장 큰 걱정은 둘간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둘간의 격차가 생기지 않고 높은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수십년간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하면서 제가 가진 자동차에 대한 경험과 지식 그리고 주행기술을 아들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 아이들이 효율적으로 주행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처음에 했던 걱정들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원투 피니시를 이룬 아들들에게 다시한번 아빠로서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역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시는 파주스피드파크 김태은 감독님, 본인의 경기하면서 팀원들 챙기느라 항상 고마운 강진군, 시합때마다 고생해주시는 권순일 감독님 및 스피드파크 선수분들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