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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하기위해서 자전거를 타고 40여분을 달려서, 회사 근처에 거의 다 왔을때입니다.
제 직장은 군포시에 있는 sk벤티움이란 아파트형 공장에 있는데, 뭐 게시판에서 '음대생들이
예쁘다..'라는 말이 나왔던 한세대학교 건너편입니다.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회사가 있는 블럭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그 건널목도 폭이 차 두대가
간신히 지나갈정도의 '골목길'입니다.
보행자신호를 기다리면서 땅바닥을 그냥 멍하니 보고있었는데,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앞에서 들리더군요.
무슨일인가해서 봤더니 바로 제 앞 약 4미터앞의 건널목 반대편을 버스가 덮친것입니다.
신호를 기다리던곳이 교차로였는데, 내리막 길을 내려오던 버스가 좌회전을 못하고 그냥
거의 직진을 해버리면서 인도를 덮쳐버렸습니다.
아주머니 한분이 얼굴에 상처가 나서 바닥을 구르고계셨고(다행히 크게다친곳은
없어보였습니다.) 버스는 인도옆에 서있던 콘크리트 벽을 박아서 앞이 크게 찌그러졌더군요.
벽은 크게 부서져서 40도정도 누워버렸구요.
사람들이 119에 신고를 하고 난리가 나면서 즉시 교통이 마비가 되었고, 길을 건넌 저는 버스에
가려져있던 반대쪽을 봤습니다.
아저씨 한분이 피를 철철 흘리면서 쓰러져계셨는데, 가까이가서 자세히보니 '즉사'했더군요.
뭐, 자세한 상태는 말씀드릴수는 없고-_-;;;;;
여튼 맥을 짚어보는 젊은이도 있었고, 결국은 근처 비치되어있던 정보신문지로 망자를 덮어주
었습니다.
출근시간이라 차량이 많았는데, 천천히 지나가면서 구경하는 통에 더더욱 교통마비가 초래되
더군요. 이럴땐 빨리 지나가주는것이 예의인데....
출근하던 아줌마들은 기겁을 하면서 얼른 고개를 돌렸고, 저는 시체옆에 서서 구급차가 올때까지
기다리다 회사로 출근했습니다.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은 모르겠지만, '졸음운전'이 아니면 빠른속도로 내려오던 버스가 제동장치에
이상이 있었는지 속도를 줄이지못하고 그대로 직진한건지 둘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졸음운전쪽이 더 사고원인에 가까울듯한데, 그것까진 제가 알수없는 부분이라.....
바로 코앞에서 보행자가 사망하는 교통사고는 이미 어렸을때부터 몇번 겪어봐서 크게 동요되거나
하진않지만, '운이 나빴으면 저 자리에 내가 있을수도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ㅎㄷㄷ한 기분이
됩니다; (그와 함께 '내가 운이 좋나보군'이라는 생각도 같이 드는건 어쩔수가-_-)
이런거 보면 정말 운전할때는 최상의 컨디션에서 최대한 주의를 하며 안전한 운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듭니다.


한국은 걸어다니가다 사망하는 경우가 전체 교통사고사망자의 절반이 넘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죠. 걸어다니는 것보다 차타고 다니는 게 더 안전할 정도입니다. 특히나 정류장이나 건널목에서는 멀찍히 떨어져 있는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교통사고 세계 1-3위를 다투는 상황은 언제나 벗어날지 답답하네요.

저도 직장이 군포에 있고 관내를 돌아다니는 직업이라 말씀하신 사고지점이 어딘쯤인지, 사고 상황도 짐작이 가네요.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횡단보도에 서있으면서 가끔 이런 미친(?) 생각을 합니다.
'만약에 미친 차량이 여길 덥치면 어디로 피해야 하나, 아니면 무슨 구조물 뒤로 피해야 하나...'
그러면서 두리번 거립니다. 문득, 너무 과민한게 아닌가 생각도 드는데,
글을 읽고 나니, 계속 그래야겠다는...
우리나라 보행자들의 나쁜 습관이 제일 큰 문제라 생각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횡단보도를 습관적으로 넘나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심지어는 차들이 반대방향까지 양쪽 다 오가고 있는데.. 빗사이로 막가식으로 차선사이에 서 있다가
건너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많더군요...
십대학생들이 자기의 달리기 실력을 과신하는 듯.. 차 사이를 피해 달려가는 모습도
자주 눈에 들어오구요......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봉사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