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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김기원님의 글을 보고, 요런조런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길어져 새 게시물로 작성했는데..
차를 좋아하는 아들을 이십년 간 키우면서 경험한 내용이 혹시 다른 아빠들에게 참고가 될까싶어 정리해 봅니다. ^^
여자들은 본성적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선호하고, 남자들은 '이동과 개척'을 좋아합니다. 어릴때부터 움직이는 물체에 관심이 많다보니,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차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더군요. 요맘때 아이들은 자신들이 힘없고 나약하다는 본능 때문인지, 공룡이나 괴물 등.. 강하고 크고 힘쎈 물체에 대한 동경을 시작하게 됩니다.
대체로 자라면서 차와 로봇을 좋아하는데, 보통 둘다 좋아하지만.. 한쪽으로 어느정도 치우치게 되는거 같습니다. 제경운.. 아이가 두살무렵부터 레이스에 출전하게 되면서, 늘~ 이른새벽 엄마와 함께 따라나서 엄청난 배기음이 울리는 경기장 한가운데서 놀던 시간이 많아, 거의 자동차 이미지에 중독되어간 듯 합니다. 이때부터 김기원님 아드님이나 다른분들 아이들처럼, 완구코너에 새로운 차종이 나오면 거의 모든 모델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한거 같네요.
약 일주일에 한두개씩의 미니카와 다이캐스팅을 사주다 보니, 어느덧 700 대 가량의 자동차 장난감이 쌓여 그중 절반이상은 아직도 보관중입니다. 중간에 기차나 포크레인류, 군용 전차등에도 관심을 갖지만.. 가장 다양하고 가까이 접할 수 있는게 자동차라.. 자연스레 푹 빠져 지내게 되죠. 너댓살때부턴 함께 마리오카트나 간단한 레이싱 게임을 즐기게 되고, 운전에도 슬슬 관심을 갖기 시작하더군요. 요맘때부턴 단지 차에 머물지 않고, 다른쪽의 관심을 잘~ 유도해주는게 좋다고 봤는데요..
전 책읽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자동차관련 책은 즐겨읽는 편이여서, 저녁때 한가한 시간이면 늘~ 차관련 서적을 엎드려서 들춰보곤 했는데.. 아이는 요때, 자기도 아무책이나 갖다놓고 읽는 습관을 들이더군요. 아내도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자연스레 셋이 나란히 엎드려 책을 보는 시간이 늘고.. 아이의 어휘력과 문장력이 늘게 됩니다. 제 아들이 초딩에 들어갈 무렵엔 타미야 미니카 붐이 일었는데.. 한동안 주차장 박스를 들고, 갤러리아백화점 옥상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보러 열심히 쫓아다니기도 했습니다. ^^ 프라모델을 가능하면 본인이 만들도록 너무 도와주지 않다보면, 답답해서 설명서에 있는 일어를 알고싶어 간단한 일어에도 관심을 갖게됩니다.
자동차게임을 하면서 다른게임들에도 관심을 갖게되는데, 마침 스타크래프트나 제너럴등의 전략게임을 접하게 되고.. 여기서 서양애들과도 온라인 게임을 하게 되면서, 간단한 채팅을 통해 영어회화에 겁이 없어지고, 자연스레 익숙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걸 지나치게 막는것보다.. 가능하면 다른 면과 연계되도록 물꼬를 잘~ 터주는게 좋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특히.. 제너럴게임을 하면서는 미국 병사들이나 북미쪽 아이들과 채팅으로 대화하기도 하고, 게임상에 나오는 각종 무기..전차등의 스펙에 밝아져 거의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전략무기들의 스펙을 꿰어차게 됩니다.
중요한건..티비의 뉴스나 시사프로에 나오는 이라크등 국지전 관련 영상기사가 보이면, 무기이름을 줄줄 읊어대다가.. 시사에 관심을 갖게된다는 사실입니다. 전쟁과 갈등의 원인이 궁금해 하나둘 대화나 검색을 통해 알아가면서, 사회문화쪽의 관심을 깊이하게 됩니다. 자동차로 시작해 얻게되는 것이 점점 광범위해 지는것이죠.^^
초딩 중반쯤에 차에 관한 질문과 대답을 하던 중, 잘못알고 있는 부분이 있길래 일케절케 고쳐서 일러주다보니.. 어느날 문득, '아빠를 이길 수 없다.' 라 생각했는지 약간의 좌절을 겪기도 합니다. 남자아이들은 엄마라는 존재로 인해 아빠에게 경쟁심을 갖게도 됩니다.^^ 그때부터 한동안 자기만의 지식과 경험을 자랑하고 싶어, 건담등의 로봇에 점점 빠져들어가더군요. 차에 관련해선 트렌드 정도만 이해하고 넘어가면서.. 건담이나 창작로봇에 대해 몰입해 갑디다. 그리는 걸 좋아해.. 너댓살때부터 노트에 그려온 괴물과 로봇캐릭터가 천페이지 이상 진행되어 아직도 보관중입니다. ㅋ
중딩 무렵에 플레이스테이션2 를 사줬더니..이때부터 차에관한 새로운 관심이 시작되어 완전한 매니아수준으로 빠져들더군요. 건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건 아니고 병행하되.. 좀더 체계적인 방식으로 차를 즐기게 됩니다. 녀석은 조금 별나서.. 다른이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차보다.. 롤스로이스나 마이바흐, 체어맨이나 300C 등 대형차들을 선호하고.. 일반적인 스포츠모델등은 그냥 알고넘어가는 수준으로 탐닉하게 되었드랬습니다.
요무렵에 제사업이 주저앉으면서 경제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중딩 1학년까지 했던 딱 한가지 영어과외 선생님이 잡아준 기초로, 혼자공부하기에 익숙해지고.. 이후로는 고삼때 수학이 부족해 한동안 했던거 빼곤 전혀 과외를 하지않았습니다. 중3 말까지 과외한번 하지않고 외고를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의외로, 자동차와 게임을 통해 연루된 시사관련 영어문제등이 출제되어 운좋게 합격할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과외와 학원의 속박(?)에서 벗어난 만큼 혼자공부하는 방법론이 늘고,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 자동차에 관해 즐기거나 다른 상식들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거 같습니다. 주말이나 방학때는 거의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게 참..좋은 결과중의 하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전부터 직접 운전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자동차 운전이, 아무나 할수있는 일이고 쉬우면서도 ' 바람직한 카라이프'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걸 옆에서 알려주고 직접 보여준 결과로 인해, 바른태도로 운전을 시작한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누구든 그냥 운전하다보면 스스로 알게될 일이지만.. 운전을 진지하게 알아가는 과정을 겪어가는게, 앞으로 겪어야 할 모든 일에, 신중하고 바른자세로 임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갖게됩니다.
보통은 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부터 지나치게 눈이 높아 고성능의 좋은차들만 선호할 수 있는데, 녀석은 차에대한 지나친 환상이 없고, 검소하게 생각한다는게 다행한 일 중 하나라고 여겨집니다. 내 아이의 성장과정을 결코 정답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들의 성장과정에 큰 중심이 되었던 '자동차의 존재'가 줄 다양한 영향에 대해.. 가끔 생각을 정리해 보는것도 좋은 모터라이프의 단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깜장독수리..

듬직한 아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역시 듬직한 차를 선호하는군요. 선호하는 차에 제 차도 있어 흐뭇합니다^^

둘째 아들놈,,,아직 만으로 36개월이 덜된 녀석인데... 이녀석이 집만 나오면 제일 가고 싶어하는 곳이, 지하주차장입니다,, 요즘은 특히..란에보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 ^; 제 아들놈도... 보다 폭넓은 식견으로 이어지길 바랄뿐입니다. ^ ^

ㅎㅎ 아마도 둘째아들(9개월)이 운전연습을 할때쯤 현재 몰고다니는 차가 그때까지 버텨줄지...ㅋㅋ
맘같아선 물려주고 싶은데.... 제 경우 첫번째차를 15년탄것으로 봐서 가능할것 같기도 하고요....
하여간 첫째아들(4살) 태어났을때 너무 오래탔다 생각해서 차를 바꾸긴 했지만....
아들녀석들하고 차때문에 싸울일이 없길 바랄뿐...ㅋㅋ

깜독님께서 테드에 올리신 수많은 게시글을 아드님께서 보신다면...
분명 매우 존경할 것 같습니다...
저도 아버지회사에서 아버지께서 일 하시는 모습을 보고 무지 존경스러웠으며 지금도
제인생의 롤 모델은 변함없이 제 아버지입니다^^

테드에 오기전부터 쥬신님을 통해 깜독님을 알고있었기에 일면식도 없지만 왠지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쥬신님은 요새 뭐하시나 ^^
종종 아이에 관해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10개월째 되는 제 아들한테도 참고할 내용이네요...
오늘 낮에는 호주 GP를 보면서 오옹~ 하는 차들을 보면서 막 좋아하네요..
한 20랩 이후부터는 지겨워 하더랍니다만.. ㅎㅎ
아드님 글도 한번 보고싶습니다.

아들을 두신 분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네요...
저는 여우같은(?) 따님이 버티고 계신지라... ㅋㅋ
가끔은 부럽기도 합니다...
남자들만의 그것을 가질 수 있는 기회... 둘째를? ^^;;
제 딸아이도 아빠 빵빵타고 어야~~가자~~ 하면, 아빠차 부릉부릉 하는거야...이러면서 잘 따라나섭니다...
요즘 들어서 자꾸 운전석에 앉겠다고 하네요... 헐~~~ 차 앞에 가면 운전석 문 앞에 서있습니다... ㅡ.ㅡ;;
차에 타면 꼭 뒷자리 가운데에 앉겠다고 하고요...(카시트를 부득이하게 중앙에 놓게 된다는... ㅡ.ㅡ;;)
덕분에 무조건 서행/안전운행/방어운전을 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네요...
VIP석에 앉게되면 회장님처럼 조수석 머리받침대를 빨리 빼라고 하더군요... ㅡ.ㅡ;;;;;
딸아이지만 차타는 것을 흥미로워하니 엄마보다는 아빠의 피가 좀 더 강한 듯 한... ^^
아이 키우는 건... 하나하나 풀어나가야할 숙제가 참 많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급하게 해서도 안될테고...
과유불급이 딱 맞는 이야기인 듯 합니다...(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성어라...)
암튼 좋은 간접 경험 및 조언 잘 읽었습니다... ^^
요즘 드라마를 보면서 저런 아버지가 될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이익렬님 글을 보니 이상적인 아버지에 어느정도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여러가지로 부러운 삶을 사시는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