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최광년 단장님의 "도로위의 보호자"가 되라는 말이 생각나서...

어제 퇴근길에 대로변 삼거리 근처에서 (제가 사는 아파트가 언덕위로 보이는 제부도 가는길의 샘터교차로)
두 할머님께서 소리치면서, 손을 흔드시기에 차를 세우고 상황을 살폈죠.
구형 액센트 오토 한대가 대로를 못벗어나고 서있네요.

예기를 들으니, 신호대기 후 출발하면서 이상이 생겨, 도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삼거리의 가장자리 쯤에 차가 섰답니다.

우선 급해서 그러니 차좀 봐달라는 말씀에, 차를 우선 갓길까지는 빼야할듯해서,
주행이 되는지 확인했더니, 시동은 잘 걸리고 D넣고 출발하니 부들부들 떨기만하고,
풀 액셀하니, 겨우겨우 움직이기에 우선 갓길로 빼드렸습니다.

혹시나 해서 후진을 해봤더니 후진은 잘되네요.
여기서 첫번째 착각, 전진은 힘들게 되고, 후진이 잘되는 증상때문에
오토미션 고장으로 3단기어로 고정이 된듯하여, 미션고정으로 추정한거죠.

할머님들께는 미션이 이상있는듯하니, 보험을 불러 큰 공업사로 보내시라고 말씀드리고,
랙커를 기다려 드리기로 했습니다.

기다리면서, 좀더 증상이 궁금해서 물었더니, 교회의 다른 분께서 싸게 넘겨주신
차량인데 첫 나들이로 제부도 좀 놀러갔다 오다가 단내가 좀 나더니 신호대기 후
출발하려고 하는데 차가 멈췄다는 겁니다.

두번째 착각, 차에서 났던 냄새가 단내라고 하기에 냉각수로 착각해서 후드만 열어보니
아무 문제가 없었죠.

보험 기다리는 사이, 운전자로 보이는 할머님이 전 주인에게 이차 더이상 타겠다고,
랙커가 끌어다주는 가까운 곳에 놓겠다고 연락 하시네요.

그사이 보험랙커는 도착하여 차를 연결하기 좋은 위치로 옮기려고 움직여봤더니,
이제는 전진, 후진 모두 멀쩡히 움직이는 겁니다.

차는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불안하신 할머님들은 그냥 레커를 타고 이동하신다고
하였고, 견인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갑자기, 다른 스토리 전개가 연상되며 다시 상황을 유추해봅니다.

첫나들이 초보운전인 할머니가 사이드브레이크를 풀지않고 제부도부터 약 10km 넘게
(제 집이 제부도 18km 지점...)
차를 끌고 온것이 마침 신호대기였을때 드럼이 열받아서 녹으려는 시점이 되었고,
그것이 차의 전진을 방해해서 차는 서버렸는데, 마침 제가 풀악셀로 뒷바퀴를 억지로 끌어서,
차를 갓길로 빼드렸는데, 이게 미션 3단고정처럼 느껴졌다는 거죠. (제가 둔했나봅니다.)

근데, 기다리는 사이에 드럼은 냉각되어 정상이 되고, 전후진이 멀쩡히 되었다는 스토리죠.
그렇다면, 운전자 할머니의 실수가 되는데, 제가 증상을 잘못 판단해서 미션고장으로 예기한 탓에
전 차주에게 손해가 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은 것이죠.

지금이라도 상황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시점에는 견인준비가 다 끝나고,
랙커가 출발하려 하기에 랙커기사에게 이게 미션고장이 아니고, 사이드 브렝이크 조작 실수였을 수도
있다는걸 할머니들께 설명드리라고 부탁하는 사이 랙커기사는 대강 알아들은듯 마는듯 하고는 가버렸습니다.

가장 큰 착각의 원인은 브레이크 타는 냄새를 단내라고 표현하신 할머니들 발음일수도 있겠네요.

분명히 좋은 일을 하려한것 같은데, 마무리가 시원치않은 하루였습니다.

도로위의 보호자 역할을 할려고 했다가 어리버리 1급정비사 자격때문에 괜한 실수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