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s
글 수 27,479
1970년 사브 소넷 III


사브의 첫 스포츠카인 소넷 수퍼 스포트는 6대만 생산되었지만 양산 스포츠카 프로젝트로
연결되어 67년부터 소넷 II의 시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브 소넷 II의 후속모델인 소넷 III는
1970년 뉴욕 오토쇼에서 런칭되었죠.

68마력 V4 엔진을 얹은 사브 소넷 III는 0->100Km/h 13초, 최고시속 165Km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단한 성능은 아니지만 당시로는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동력성능이었죠.
오늘날의 경차같은 컴팩트한 차체에 지붕이 낮아 타고 내리기는 쉽지 않으나 일단 차 안에
들어서면 각종 컨트롤의 배치가 잘 되어 있고 좌석도 편하더군요.


소넷 III는 고전적인 스포츠카답게 타이트한 실내와 직접적인 반응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차인만큼 성능으로 느끼는 스포츠성은 떨어지겠지만 달리고 방향을 바꾸고 서는데서
오는 감성적인 측면은 상당히 스포티합니다.
1970년 사브 99

사브는 92를 내놓은지 20년만인 1967년 완전히 새로운 모델인 99를 발표했습니다. 사브 92부터
96까지는 2기통부터 시작하여 3기통, 포드제 V4 엔진까지 심장이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었고 랠리에서의 경쟁력도 점차 상실하고 있었죠. 99는 컴팩트한 초대 사브에 비해
차체가 커지고 실용성이 높아졌습니다. 세로배치 엔진의 전륜구동이라는 방식은 그대로였지만
세부적인 레이아웃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엔진 아래쪽에 변속기를 두고 엔진을 기울인 세로배치로도 무게 배분의 악화를 최소화했으며
차 앞쪽을 낮추어 시야도 개선할 수 있었다는 점이죠. 사브의 전통에 따라 99도 공기역학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차였습니다. 옆에서 보았을때 앞유리가 수직에 가깝게 가파르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때 윈드실드가 큰 호를 그리고 있지요. 게다가 A 필러가 최대한 바깥쪽 뒤로
빠져있기 때문에 전방 시야가 무척 넓습니다.


사브 99는 이그니션의 위치가 센터콘솔에 장착된 첫 사브입니다. 당시 자동차 열쇠는 플래스틱
커버거 씌워지지 않은 금속제였는데 대시보드에 이그니션이 장착된 경우 충돌시 운전자의 무릎
부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사브는 안전도의 확보와 함께 비행기의 스로틀 위치에서
영감을 얻어 시동장치의 위치를 센터콘솔로 옮겼고 이는 곧 사브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1978 사브 99 터보


세계 최초의 터보차저 자동차는 62년 올즈모빌 커틀라스 제트파이어였습니다. 시보레 콜베어도
몇달 뒤 터보차저를 장착했고 BMW는 73년 2002 터보를 발표했죠. 포르쉐 911 터보는 그 이듬해
출시되었구요. 이렇듯 터보차저를 단 자동차를 이야기할때 사브가 최초는 아님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정생산이나 스포츠카를 제외한 일반승용차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것은 77년 발표된
사브 99 터보가 처음이었지요. 게다가 부스트압에 대한 욕심을 자제하여 일상주행성을 높인
세팅으로 세단에 어울리는 일상주행부터 스포츠카의 고성능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2.0 리터에 터보차저를 장착하여 당시로는 상당한 고출력인 145마력을 냈다죠. 사브 99 터보는
외형과 인테리어에서 알로이휠, 프론트 에어댐, 리어 스포일러, 스티어링 휠, 인테리어 재질등이
일반형 99와 차별화되어 있었습니다.
터보차저가 주는 여유로운 토크덕분에 30년전의 차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넉넉한 동력성능을
보여줍니다. 터보래그가 심한것도 아니고 상당히 자연스러운 운전성을 보여주는 운전감성은
최근의 사브와도 일맥상통합니다.


1987년 사브 9000 터보 탈라데가-The Long Run


사브는 99와 900으로 구성된 단촐한 라인업에서 보다 고급스러운 차를 개발하기 위해 78년
피아트와 플랫폼 개발을 제휴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차가 84년 발표된 사브 9000
이었죠.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이태리차는 피아트 크로마, 란치아 테마, 알파로메오 164가
있습니다. 이들은 4기통과 6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으며 란치아 테마 8.32는 페라리 328의
V8 엔진을 탑재하기도 했죠.

이런 반면 사브 9000은 4기통 터보엔진만 장착되었습니다. 사브는 9000을 통해 900보다
고급차 시장에 도전함과 동시에 성능과 내구성, 신뢰도를 입증하기 위해 “The Long Run”
이라는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생산라인에서 막 출고된 9000중 FIA에서 임의로 고른 3대를
봉인한뒤 알라바마주의 탈라데가 수퍼 스피드웨이로 공수하여 10만Km를 쉬지 않고
최고속도로 주행하는 기록도전에 나선 것이었죠.
탈라데가로 보내진 3대 모두 10만Km 주행을 무사히 마쳤으며 이때 주유와 타이어교환,
운전자 교대등에 걸린 시간을 포함해 산출한 평균시속이 213Km/h로 당시 양산차 내구 장거리
기록으로는 최고속도를 기록했습니다.


The Long Run에 투입된 3대의 차중 하나는 트롤헤탄의 사브 박물관에, 또 하나는 탈라데가
모터 스피드웨이 뮤지엄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헤리티지 콜렉션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1990 사브 900 SPG


제가 사브의 존재를 알게된것, 그리고 사브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 바로 이 900 덕분입니다.
사브 99의 발전형으로 78년 발표된 사브 900은 93년까지 생산된 장수모델이죠.
처음 사진으로 사브 900을 보았을때는 이상하게 생긴 모습이 상당히 거슬려서 참 싫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뒤 실제로 사브 900을 보자 사진보다 실물이 나아보이긴
했어도 여전히 위화감을 떨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꾸 보다보니 그 이상한 모습속에 감춰진
강렬한 개성이 점점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 사브를 수입하던 두산의
사브 관계자들께서 다른 수입차 매장에 계신 분들과는 달리, 당장 수입차를 사지 못할 것이
분명한 저같은 학생에게도 꽤 친절히 대해주신 것도 사브에 호감을 갖게 만든 계기였을겁니다.

특히 당시의 다른 차들과는 다른 곡면의 대시보드와 함께 헤드레스트가 등받이를 감싼 독특한
스타일의 시트로 구성된 인테리어는 참 깊은 인상을 남겼죠. 싫어하던 차가 천천히 마음속에
둥지를 틀더니 드림카 목록에까지 올라간 사브 900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한번도 운전해볼
기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이벤트를 통해 동경하던 클래식 900, 그것도 SPG (Special Performance Group)
를 잠시동안이나마 몰아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요. 클래식 900은 그리 오래된 차도 아니고
지금도 길거리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차종인만큼 동력성능이나 핸들링, 제동성능에서 현재의
차들에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사브 특유의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반응성과 함께
풀파워를 걸었을때 살며시 고개를 드는 토크스티어, 탄탄한 서스펜션과 적당한 무게의
스티어링을 통해 느껴지는 노면상황등은 90년대에도 전륜구동 터보차로 상당히 높은 밸런스를
이루어낸 사브의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997년 사브 900SE 탈라데가 챌린지카



89년 스바루는 레거시로 사브 9000의 장거리 속도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스바루가 세운
평균속도는 시속 223Km였죠. 사브는 9000으로 The Long Run의 기록을 세운지 10년만인
96년 풀모델 체인지된 900 터보를 투입하여 주유와 정비등에 걸린 시간을 포함한 평균속도
226Km/h로 스바루의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지금껏 참가했던 많은 시승 이벤트중에서 이번 사브 60주년 기념 이벤트는 최고의
경험이었습니다. 갈수록 개성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요즘 자동차 속에서 거대자본인 GM에
소속되어 예전에 비하면 개성이 옅어진 사브이지만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새로운 길을 구상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레트로 디자인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요즘이지만 전통에 대한
강조를 하는 브랜드는 흔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object>
사브는 얼마전 100만마일을 주행한 900 오너에게 새 차를 선물한 적도 있죠. GM에 편입된
이후 스바루 임프레자를 9-2X로, 시보레 트레일 블레이저를 9-7X로 배지 엔지니어링하여
사브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으나 2006년 발표된 에어로 X 컨셉트카를 통해 사브의 차세대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디자인에 예전의 철학을 계승한 차들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생산되는 자동차들은 예전에 비하면 개성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소재와 제품성형에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여 예전에 비하면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지고 기계와 전자제어 기술도 더 높아졌지만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안전과 환경에 관련된 규제, 높아진 소비자의 눈, 변화가 빨라진 세상에 맞추기 위해
짧아진 모델체인지 주기, 차 한대당 발생하는 이윤 저하로 인한 플랫폼 공유의 일반화등 다양한
요소 때문에 예전의 자동차들이 국적과 메이커별로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던 것과는 달리 같은
세그먼트 내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는 경향이 강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독특한 개성으로 소수파의 사랑을 받아온 사브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평범해졌으나 안전
제일주의의 설계, 터보차저를 바탕으로 한 스포티하면서도 진중한 달리기 성능이 주는 개성은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브 60주년 기념 이벤트를 다녀오고 나서 예전에 안하던 짓을 하나 하게 되더군요.
ebay와 중고차 사이트에서 중고 사브 매물 검색하며 900SPG 모델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지금 곧바로 클래식 사브를 살 형편은 아니면서도 말이죠.
</object>
많은 분들이 여러번 보셨을만한 동영상이죠? *^^*
사브 9000CD
사브 900. 약간 뮤직비디오 삘입니다.
사브 9-3으로 펼치는 퍼포먼스팀의 묘기입니다.


사브의 첫 스포츠카인 소넷 수퍼 스포트는 6대만 생산되었지만 양산 스포츠카 프로젝트로
연결되어 67년부터 소넷 II의 시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브 소넷 II의 후속모델인 소넷 III는
1970년 뉴욕 오토쇼에서 런칭되었죠.

68마력 V4 엔진을 얹은 사브 소넷 III는 0->100Km/h 13초, 최고시속 165Km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단한 성능은 아니지만 당시로는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동력성능이었죠.
오늘날의 경차같은 컴팩트한 차체에 지붕이 낮아 타고 내리기는 쉽지 않으나 일단 차 안에
들어서면 각종 컨트롤의 배치가 잘 되어 있고 좌석도 편하더군요.


소넷 III는 고전적인 스포츠카답게 타이트한 실내와 직접적인 반응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차인만큼 성능으로 느끼는 스포츠성은 떨어지겠지만 달리고 방향을 바꾸고 서는데서
오는 감성적인 측면은 상당히 스포티합니다.
1970년 사브 99

사브는 92를 내놓은지 20년만인 1967년 완전히 새로운 모델인 99를 발표했습니다. 사브 92부터
96까지는 2기통부터 시작하여 3기통, 포드제 V4 엔진까지 심장이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었고 랠리에서의 경쟁력도 점차 상실하고 있었죠. 99는 컴팩트한 초대 사브에 비해
차체가 커지고 실용성이 높아졌습니다. 세로배치 엔진의 전륜구동이라는 방식은 그대로였지만
세부적인 레이아웃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엔진 아래쪽에 변속기를 두고 엔진을 기울인 세로배치로도 무게 배분의 악화를 최소화했으며
차 앞쪽을 낮추어 시야도 개선할 수 있었다는 점이죠. 사브의 전통에 따라 99도 공기역학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차였습니다. 옆에서 보았을때 앞유리가 수직에 가깝게 가파르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때 윈드실드가 큰 호를 그리고 있지요. 게다가 A 필러가 최대한 바깥쪽 뒤로
빠져있기 때문에 전방 시야가 무척 넓습니다.


사브 99는 이그니션의 위치가 센터콘솔에 장착된 첫 사브입니다. 당시 자동차 열쇠는 플래스틱
커버거 씌워지지 않은 금속제였는데 대시보드에 이그니션이 장착된 경우 충돌시 운전자의 무릎
부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사브는 안전도의 확보와 함께 비행기의 스로틀 위치에서
영감을 얻어 시동장치의 위치를 센터콘솔로 옮겼고 이는 곧 사브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1978 사브 99 터보


세계 최초의 터보차저 자동차는 62년 올즈모빌 커틀라스 제트파이어였습니다. 시보레 콜베어도
몇달 뒤 터보차저를 장착했고 BMW는 73년 2002 터보를 발표했죠. 포르쉐 911 터보는 그 이듬해
출시되었구요. 이렇듯 터보차저를 단 자동차를 이야기할때 사브가 최초는 아님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정생산이나 스포츠카를 제외한 일반승용차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것은 77년 발표된
사브 99 터보가 처음이었지요. 게다가 부스트압에 대한 욕심을 자제하여 일상주행성을 높인
세팅으로 세단에 어울리는 일상주행부터 스포츠카의 고성능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2.0 리터에 터보차저를 장착하여 당시로는 상당한 고출력인 145마력을 냈다죠. 사브 99 터보는
외형과 인테리어에서 알로이휠, 프론트 에어댐, 리어 스포일러, 스티어링 휠, 인테리어 재질등이
일반형 99와 차별화되어 있었습니다.
터보차저가 주는 여유로운 토크덕분에 30년전의 차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넉넉한 동력성능을
보여줍니다. 터보래그가 심한것도 아니고 상당히 자연스러운 운전성을 보여주는 운전감성은
최근의 사브와도 일맥상통합니다.


1987년 사브 9000 터보 탈라데가-The Long Run


사브는 99와 900으로 구성된 단촐한 라인업에서 보다 고급스러운 차를 개발하기 위해 78년
피아트와 플랫폼 개발을 제휴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차가 84년 발표된 사브 9000
이었죠.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이태리차는 피아트 크로마, 란치아 테마, 알파로메오 164가
있습니다. 이들은 4기통과 6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으며 란치아 테마 8.32는 페라리 328의
V8 엔진을 탑재하기도 했죠.

이런 반면 사브 9000은 4기통 터보엔진만 장착되었습니다. 사브는 9000을 통해 900보다
고급차 시장에 도전함과 동시에 성능과 내구성, 신뢰도를 입증하기 위해 “The Long Run”
이라는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생산라인에서 막 출고된 9000중 FIA에서 임의로 고른 3대를
봉인한뒤 알라바마주의 탈라데가 수퍼 스피드웨이로 공수하여 10만Km를 쉬지 않고
최고속도로 주행하는 기록도전에 나선 것이었죠.
탈라데가로 보내진 3대 모두 10만Km 주행을 무사히 마쳤으며 이때 주유와 타이어교환,
운전자 교대등에 걸린 시간을 포함해 산출한 평균시속이 213Km/h로 당시 양산차 내구 장거리
기록으로는 최고속도를 기록했습니다.


The Long Run에 투입된 3대의 차중 하나는 트롤헤탄의 사브 박물관에, 또 하나는 탈라데가
모터 스피드웨이 뮤지엄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헤리티지 콜렉션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1990 사브 900 SPG


제가 사브의 존재를 알게된것, 그리고 사브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 바로 이 900 덕분입니다.
사브 99의 발전형으로 78년 발표된 사브 900은 93년까지 생산된 장수모델이죠.
처음 사진으로 사브 900을 보았을때는 이상하게 생긴 모습이 상당히 거슬려서 참 싫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뒤 실제로 사브 900을 보자 사진보다 실물이 나아보이긴
했어도 여전히 위화감을 떨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꾸 보다보니 그 이상한 모습속에 감춰진
강렬한 개성이 점점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 사브를 수입하던 두산의
사브 관계자들께서 다른 수입차 매장에 계신 분들과는 달리, 당장 수입차를 사지 못할 것이
분명한 저같은 학생에게도 꽤 친절히 대해주신 것도 사브에 호감을 갖게 만든 계기였을겁니다.

특히 당시의 다른 차들과는 다른 곡면의 대시보드와 함께 헤드레스트가 등받이를 감싼 독특한
스타일의 시트로 구성된 인테리어는 참 깊은 인상을 남겼죠. 싫어하던 차가 천천히 마음속에
둥지를 틀더니 드림카 목록에까지 올라간 사브 900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한번도 운전해볼
기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이벤트를 통해 동경하던 클래식 900, 그것도 SPG (Special Performance Group)
를 잠시동안이나마 몰아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요. 클래식 900은 그리 오래된 차도 아니고
지금도 길거리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차종인만큼 동력성능이나 핸들링, 제동성능에서 현재의
차들에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사브 특유의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반응성과 함께
풀파워를 걸었을때 살며시 고개를 드는 토크스티어, 탄탄한 서스펜션과 적당한 무게의
스티어링을 통해 느껴지는 노면상황등은 90년대에도 전륜구동 터보차로 상당히 높은 밸런스를
이루어낸 사브의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997년 사브 900SE 탈라데가 챌린지카



89년 스바루는 레거시로 사브 9000의 장거리 속도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스바루가 세운
평균속도는 시속 223Km였죠. 사브는 9000으로 The Long Run의 기록을 세운지 10년만인
96년 풀모델 체인지된 900 터보를 투입하여 주유와 정비등에 걸린 시간을 포함한 평균속도
226Km/h로 스바루의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지금껏 참가했던 많은 시승 이벤트중에서 이번 사브 60주년 기념 이벤트는 최고의
경험이었습니다. 갈수록 개성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요즘 자동차 속에서 거대자본인 GM에
소속되어 예전에 비하면 개성이 옅어진 사브이지만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새로운 길을 구상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레트로 디자인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요즘이지만 전통에 대한
강조를 하는 브랜드는 흔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object>
사브는 얼마전 100만마일을 주행한 900 오너에게 새 차를 선물한 적도 있죠. GM에 편입된
이후 스바루 임프레자를 9-2X로, 시보레 트레일 블레이저를 9-7X로 배지 엔지니어링하여
사브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으나 2006년 발표된 에어로 X 컨셉트카를 통해 사브의 차세대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디자인에 예전의 철학을 계승한 차들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생산되는 자동차들은 예전에 비하면 개성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소재와 제품성형에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여 예전에 비하면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지고 기계와 전자제어 기술도 더 높아졌지만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안전과 환경에 관련된 규제, 높아진 소비자의 눈, 변화가 빨라진 세상에 맞추기 위해
짧아진 모델체인지 주기, 차 한대당 발생하는 이윤 저하로 인한 플랫폼 공유의 일반화등 다양한
요소 때문에 예전의 자동차들이 국적과 메이커별로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던 것과는 달리 같은
세그먼트 내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는 경향이 강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독특한 개성으로 소수파의 사랑을 받아온 사브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평범해졌으나 안전
제일주의의 설계, 터보차저를 바탕으로 한 스포티하면서도 진중한 달리기 성능이 주는 개성은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브 60주년 기념 이벤트를 다녀오고 나서 예전에 안하던 짓을 하나 하게 되더군요.
ebay와 중고차 사이트에서 중고 사브 매물 검색하며 900SPG 모델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지금 곧바로 클래식 사브를 살 형편은 아니면서도 말이죠.
</object>
많은 분들이 여러번 보셨을만한 동영상이죠? *^^*
사브 9000CD
사브 900. 약간 뮤직비디오 삘입니다.
사브 9-3으로 펼치는 퍼포먼스팀의 묘기입니다.
2007.02.20 10:45:08 (*.83.168.202)

구형 사브 900은 요즘 봐도 참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죠?
그건 그렇고 테드 게시판에서는 구굴 비디오가 쪼그라드는군요. 다른 동호회 게시판에서는 정상크기로 나오던데...
그건 그렇고 테드 게시판에서는 구굴 비디오가 쪼그라드는군요. 다른 동호회 게시판에서는 정상크기로 나오던데...
2007.02.20 13:36:35 (*.113.120.119)
"사이드웨이"란 영화에서 나오는 낡은 사브 900 컨버터블도 무척 아름답더군요.
차,친구,여자,와인...중에 하나라도 좋아하시면 한번 보세요...
차,친구,여자,와인...중에 하나라도 좋아하시면 한번 보세요...
2007.02.20 14:59:37 (*.99.121.38)

두번째 글도 잘 감상했습니다.
수바루가 사브를 기록을 갱신할 때에도 사브처럼 임의로 선정된 차량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덕분에 나름 사브매니아인 저로서 좋은 간접경험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저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93 Viggen Convertible을 한 번 소유해보고 싶습니다^^
수바루가 사브를 기록을 갱신할 때에도 사브처럼 임의로 선정된 차량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덕분에 나름 사브매니아인 저로서 좋은 간접경험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저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93 Viggen Convertible을 한 번 소유해보고 싶습니다^^
2007.02.20 23:01:35 (*.156.131.251)

과거 900시리즈(쭈구리범퍼모델..^^)는 정말 가지고픈 차입니다.. 자동은 3단이라 좌절이지만.. 유니크한 스타일링과 환상적인 인테리어와 시트.. 3년전에 필꼽혀 수동모델을 찾아 헤멨었죠...^^
저역시 900은 너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사브 99는 딱 제 취향이군요.
그리고 실내의 카페트처리 너무 간결하고 정성이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