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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의 권유로 여자친구가 운전면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장 운전을 할 일은 없지만. 이미 30대 초반인 마당에.. 그나마 지금 잠깐 짬 날때 안따면 또 언제 따니.
해서 시작된거죠.
'우리집은 어머니부터 동생까지 전부 1종이야. 다들 1톤트럭 아무렇지 않게 타는걸~' 하며 1종면허를 권해보지만.
결국은 2종 오토;로 진행중입니다.
사실 제가 40살 전까진 수동차를 고집할 가능성이 크다보니. 기왕이면 2종 보통이라도 땄으면 하는 심보죠.
어쨋든 본론은. 문제집 보다가 불쑥 불쑥 꺼내는 질문이 제법 흐뭇합니다.
"(핸들)유격?"
"팬벨트가 뭐야?"
"기어는 왜 여러개야? 난 자전거도 기어가 왜 있는지 모르겠더라구" (헉)
"엔진브레이크?"
"RPM?"
"ABS?"
"클러치?"
"서스펜션?"
여기 회원님들이야 굳이 설명도 필요없는 단어들이지만. 초등학교 수준의 언어로 저걸 설명하려하니
난이도가 보통이 아니네요; 주로 자전거/롤러 등 초급수준의 비유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리 저리 그림 그려가며 손짓 발짓 하며 설명해주니 뜻밖에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하네요ㅋ
장치 깊은 곳에 숨겨진 슬기로운 지혜(?)가 느껴진다나요.
스프링이나 댐퍼 하나만 있지 않고 굳이 짝으로 함께 같이 달려있는가. 하는 부분이나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 같은 부분에서 특히 그런 눈치였습니다.
'아니. 어떻게 그런걸 다 알고있는거지??'
하는데..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이곳 사이트를 띄우며
'여긴 더한 분들 많아.. ' 하고 말았습니다.ㅎㅎ
(어릴때부터 납작 엎드려서 차 밑바닥만 구경했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더라는;;)

그래도 관심 갖는다는 것은 좋은 반응이지요. 제 여친은 1종소유중이지만 3년째 2종차량을 운전하며 1종인 제 차량은 절대로 운전하지 않으려 합니다. 또한 자동차의 구조는 관심도 없을 뿐더러 기름만 넣으려 하고 이것저것 설명해주면 딴짓 ㅡ.ㅡ;; 하며 안듣습니다 ㅠㅠ. 자기차(뉴프) 인수하자마자 오디오메뉴얼만 정독해서 오디오는 기똥차게 다루더군요;;;; 그나마 최근에는 같이 엔진오일도 갈러가고 직접 워셔액 보충도 시켜봤네요 ^^
여자동물도 부류가 여러가지이지만 역시 호기심이 왕성한 케이스가 남자동물로 태어난 입장에서는 관리도 편하고 재밌기도 하곤하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만 주기를 원하는 어리광쟁이는 영~ -_-a
그래도 한동안 재밌으시겠습니다. ^^
저도 1종은 커녕 오토라도 제발 여자친구가 면허딸 마음이라도 가지면 좋겠습니다...ㅡㅜ
결혼하면 장도 보고 처가에도 가려면 운전을 해야지 않냐고 그러면 니가 운전하면 되잖아.. 아니면
둘이 놀러가서 제가 술마시면 누가 운전하냐고 그러면 자기가 술을 대신 마셔주겠다는 ;;;
운전할수 있거나 하려는 의지가 있는 여자친구나 배우자 있으신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제아내가 다음주 도로주행 시험을 봅니다.
운전면허 학원 등록할때부터 지금까지 제게한 질문은 딱....한가지였습니다. 쩝..^^
"운전면허따면 차 뭐가 좋을까? 뭐 사줄꺼야?"
1종 면허에 운전경력 10년인 제 마눌님은 대체 운전면허 필기 시험을 어찌 붙었는지...
첫 단추를 잘 채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