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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이시고 표현을 잘 안하셔서 어릴적부터 대하기 어려웠던 저희 아버지께 처음으로 포레스터를 어제 보여드렸습니다.
당시 명문고에 속하였던 '강경상고'에 재학하시며 고교생 박서(엔진아닙니다 ㅎㅎ)로 이름 날리시다 대학시절엔 중학교입시
학원을 창업준비 하시다가 불행히(?) 입시가 폐지되면서 20대의 나이였던 70년대 초반 4대의 차량으로 택시회사를 차리셨을 정도
로 차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만한 대기업에서 상무이사까지 하시다가 몇 년 전 은퇴하셨습니다.
포니, 코티나 MK V, 스텔라 2대, 소나타, 쏘나타, 쏘2, 뉴그랜져, W140 S320을 섭렵하시면서 가장 좋았던 차는 마크5였다고
회고하시는 저희 아버지께 포레스터를 보여드리기 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였습니다.
지난 2004년 입사 2년차의 사원 나부랑이(?)가 새빨간 외제오픈카를 타고다녀 보수적인 회사에서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틈틈히 시간 날 때마다 ‘너네 부문장이 나한테 그러더라 아드님은 철이 아직 덜든거 같아요’라고 말이야...
그 이후 골프gti니 s2000 이니는 아버지께는 자연스럽게 극비사항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맘 같아서는 차 좋아하시는 아버지 모시고 드라이브도 다니고 싶었고 한 번 몰아보시라고 하고 싶었습니다만....
그런 아버지께 포레스터를 보여드리고 태워드렸는데 의외로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너 또 외제차샀냐? 너 철은 언제들래? 너 회사다니기싫냐?’ 등등의 애정어린 잔소리가 쏟아질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나중에 용기를 내어 저 앞에 가던 카니발이 약간의 코너에서도 뒤집어 질 듯이 기울어지는 걸 보고
‘보세요 아버지 저차는 제차하고 같은 속도인데도 엄청 기울죠?’ 라고 말씀드리자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
‘그건 너말고 옆에 탄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거야∼’
그나저나 아버지께서는 놀랍게도 스바루라는 메이커, 포레스터라는 차종, 가격, 심지어는 10월 프로모션 내용까지 상세하게
알고계셨습니다 ㅎㄷㄷㄷ 무섭네요 ㅎㅎㅎ

이곳에 계신 분들은 하는 짓들이 거기서 거기.. ㅋㅋㅋㅋ (오해마시고 ^^)
남들 눈치보랴, 남들한테 욕 먹으랴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민혁님 코멘트 특히나 와닿습니다. ㅋㅋㅋㅋ

표선수, 포레스터 구경함 해야하는디^^
저희 어머님은 여즉까지도 회사에서 지급된 프라이드만 타는줄 안다오ㅋㅋ
어머니 왈;
"회사에서 차도 주고 기름값도 내주고 그러니 돈도 모으기 쉽고 좋은 회사구나...."
그래요, 제 내장재 털린 엘리사의 존재는 전혀 모르신다는 말이지요.
우리 인생이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좋은 시작입니다..ㅋㅋ
애딸린 유부남의 특성상 차량이 들통 안날 수 없기에,
저는 비슷한 문제(?)로 계약한 차량을 수차례 계약취소를 했었고...^^;;;
지금도 고민중인 차종을 진행하게 된다면... 한차례 넘어야할 산이네요..ㅋㅋ
좋은 시작 축하드립니다.

아버님이 이미 알고 계셨는지도...
부모님들이 대부분 그러시더라구요...
자식이 말할때 까지는 이미알고도 모른척 해주시는...
예전에 엑센트TGR에 직관 꽂고 달릴때는 아버지께 뺨까지 맞는 사건이 있었는데
지금 운영하는 튜닝샵 차릴때는 아버지가 가장 큰 후원이 되어주셨던지라...
부모님이란 그런가봐요...
계실때 잘해 드려야 하는데 요즘 그게 잘 안되서 많이 죄송스럽네요...
울아버지도 제가 어릴땐 진짜 엄하셨는데...
모 금융사의 지점장까지 지내시다 몇년전 은퇴하시고 귀농하셨는데
가끔식 트랙터 손봐드리고 오곤 합니다... 샵에 있는 애물단지 갤로퍼가 이럴땐
참 편한듯... ㅋㅋㅋ

아니 표정들이 왜 그러세요? 다들 가족에게 숨겨놓은 차 한대씩은 다 있으시잖아요?
그런거 없음 카매니아 아니잖아요? 우린 행복하다~
ㅋㅋ 농담이구요.
여튼 축하드립니다. 제 경험으로는 아버님께 커밍아웃할때 2시터나 컨버터블보다
이른바 '찝차' 류가 받아들여지기 수월한 듯 하더라구요.
아마 며칠내로 '얘, 차좀 빌려다우, 친구들하고 강원도 놀러가기로 했다' 하실지도 모릅니다 ㅋㅋ
다들 차를 숨겨놓고(?) 타시는 거였군요..ㅋㅋ 아직 고3인 저는 상상도 못 했던^^;;;;
여러 분들의 경험담을 보면서 '나도 카마니아라면 역시 저렇게 해야하는 건가'하는 생각을 문득 해봤습니다ㅋㅋ

ㅎㅎ 딱 세원님 나이때 스타크래프트밴에 붐님을 모셨었네요.
그 전엔 노상 방방거리는 차들만 수시로 바꿔 타, 내차엔 아주 타기 싫어하셨는데.. 밴을 들인 후엔 아버지 고향 내려갈때마다 "성공한 자식이 효도한다." 소릴 들음서 우쭐하셨지요. 그 후에 제가 맛이좀 가니, 잘나가기 시작한 형 BMW 로 옮겨 타시더군요. 친척들에겐.." 익렬이 그좌식은 철이없어 안돼~" 이러고 다니시더라는.. 엄..

전..아주 환경이 좋은거였군요^^
E36에 이어서 E30을 살때, 집사람과 어머니의 반대가 좀 있었습니다.(딱봐도..각진게 80년대 스타일에 2002년당시 이미 차령이 12년에 가까워왔죠. 거기에 결정적으로 로워링된 하체와 "수.동.변.속.기"였으니까요--; 나중엔 장모님도..반대에 동참하셨죠.)
그때..아버지께서 '술,담배도 안하는 놈 취미인데 냅둬라'라는 말씀 한방에 그 상황을 정리해주셨었습니다.

멋진 아버지가 있으셔서 부럽습니다ㅜㅜ
철든다는거....어느날 거울 보니 아저씨가 서있더군요.ㅋ 예전에는 있는돈 없는돈 다털어서 '현실적 드림카'를 사는데 올인 했는데 요즘은 통장과 펀드에서 불어나는 돈 보는게 드림카 가지는거보다 좋으니 철들어 버리고 아저씨된거 맞는거 같습니다. 어느 테드회원분이 '차에 대해서는 철들지 말자'라고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 저는 그정도 열혈은 못되는건지...하긴 내가 열혈이었던 적은 있었는지...
멋진 아버지시네요.
저도.. 엘란 탈 때.. 몰래 몰고 갔었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엔 말리시다.. 나중에.. 타고 같이 춘천 여행 갔었는데.. 무지 좋아하시더군요.
크.. 멋진 아버님 두셨네요. 저도 곧 아버지 생신이라 다음주말 시골에 내려가야하는데.. 수요일 입양하게될 엘리사를 끌고 내려가야하나 걍 숨기고 버스타고 가야하나; 고심중입니다. (서른둘이나 되었는데.. 고민 수준은 여전히 참..ㅋ)
'총각때 바짝 모아야한다..' 는 류의 얘기도 하실테고, 본인 역시 십수년 된 넥시아 타고 계신데.. 튜닝된 스포츠카 끌고온 아들을 마음에 들어 하실지 자신이 안서네요; 끌고가더라도 결혼한 분들이 와이프에게 하는 거짓말을 하게될 것 같습니다.
1) 아는 사람이 거의 거저; 넘겨줬다 2) 2000cc 이고 오래되서 세금 별로 안나온다.
(보험/등록 명의까지 완벽 독립으로 사는 첫 차라 보험료 180 가까이 나간다는 말은 아예 스킵 혹은 자차 뺀 금액으로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