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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와이프 대학원 동기가 결혼을 한다고 강남에 다녀온다고 했습니다.
보통 그럴경우엔 늘상 놀고 있는 아버님 AT세단을 이용하곤 하는데, 최근엔
일부러 제차를 이용해서 다녀오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얼마전 투스카니에서 보다 가족형차를 타자는 마음으로 지금의 차로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가 AT차를 모는 모습은 차마 볼 수가 없다며 본인이 조금(많이인가?ㅋㅋ)
불편함에도 흔쾌히 지금의 MT차를 사라고 부추겨주더군요.
사실 AT차건 MT차건 와이프 혼자 더우기 애기를 옆에 태우고 도로로 내보내는 마음은
아직도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대학때부터 한참 운전을 했고, 더우기 처음에 운전을
배운차도 소나타 수동차량이기 때문에, 솔직히 그냥 저냥 다니기엔 전혀 문제없는 수준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갑자기 악천후를 만나진 않을지 뜻하지 않은 시비를 당하진 않을지, 차에
트러블이 생기진 않을지, 급한 언덕에서 정체를 만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 등등이죠.
지방 소도시같으면야 크게 그런걱정없이 돌아다녀도 무방하겠지만, 서울운전은 확실히
경력이 어느정도 있는 운전자에게도 만만친 않은것 같습니다.
외출했다가 술이라도 한잔하게 되면, 충실히 기사역활을 담당하는 와이프지만, 혼자 나간다는
건 언제나 조금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더우기 혼자 차를 몰고 애기와 나가는것도 꽤나
오랜만이었거든요.
아침에 일어나 셀프세차장에 가서 내외부를 깨끗이 닦았습니다. 깜빡하고 늘 쓰던
물왁스를 안가져가서 맥X이어 왁스가 발라진 위에 불X원샷 물왁스를 발라주니 좀 이상하게
되네요. ^^;; 심리적인 이유같기도 하고... 다시 집에와서 같은계열 맥X이어 물왁스로
마무리 해주고
내부도 깨끗하게 먼지를 빨아내고 다시 집으로 와서 마침 날이 좋길래 창문을 반쯤열고
내부를 바짝말려주고, 매트도 옆에 잘 널어두었습니다.
출발시간 약 20분 전 적당량을 급유하고 앞 뒤유리를 다시한번 닦아주고, 편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바로 차를 주차한뒤에 목적지까지 네비게이션 탐색 ON. (가다가 애기가 잘 수
있으니 볼륨은 2단계로) 매트는 털어서 제자리에. 트렁크엔 유모차를 탑재. 애기청취용
점프XX 동요CD를 삽입.
출발시간 약 3분 전엔 엔진을 돌리며, 공조기를 가동하여 쾌적한 온도에 맞춰두었습니다.
애기녀석은 이미 무거워져서 엄마가 들고(?)다니기 힘드니 제가 신발신겨서 애기시트에
놓고 4점식 벨트로 꽁꽁
이윽고 간만에 한껏 멋을 내고 선글래스를 낀 와이프가 보무도 당당하게, 한손엔 드라이빙용
얕은 신발을 들고 걸어옵니다.
전 마치 첫 솔로비행을 나가는 신참 조종사를 맞이하는 정비반장의 마음으로
차량 탑승부터 시트조절 파킹브레이크 푸는 조작등을 유심히 보며 운전자의 컨디션을 체크
합니다. 평소보다 약간 버벅대기라도하면(아마 이해하실 분들도 계실듯, 그 미세한 차이란...)
마음은 살짝 더 무거워지곤 하죠.
왼발은 클러치 오른발은 브레이크 기어를 1단에 넣고 창문을 반쯤내린 상태의 와이프에게
마지막으로 최종 어드바이스를 주곤합니다. 보통은
'비가 많이오니 등화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
'야간이니 앞뒤차량 간격에 더욱 신경쓰라'
'공기압을 조금 더 채웠으니, 코너돌때 생소할지도 모른다'
같은 것들이죠.
약 3시간이 지나고, 무사히 귀가한 처와 애기를 보고, 또 시내를 뛰느라 살짝 먼지가 앉은
더운심장의 차를 보고 있으면 다시한번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아마 조금만 더 지나서 애가 크고 말귀알아듣고 하게되면, 제가 이렇게 신경써줄일은
적어지겠지만, 불과 왕복 2시간의 운전이라도 그 사이에서는 고품질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2세에게도 올바른 운전습관이나 준비를 가르쳐주는건 의미있을것 같구요.
어차피 시내 돌아다니는데, 신경쓸거 뭐 있냐 사고나도 고장나도 보험사가 알아서 다 해준다
는 세상이지만, 저는 본인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을 싣고 다니는 차과 운전에는 진지한 자세로
다가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없이 운전하면 평생가도 늘기가 힘들 수 있고,
본인스스로가 늘 무언가를 얻고자 생각한다면, 작으나마 느끼는게 있어 그것이 쌓였을 때
큰 재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침부터 팔불출 스러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회원님들 활기찬 월요일시작되시길
바랍니다.
보통 그럴경우엔 늘상 놀고 있는 아버님 AT세단을 이용하곤 하는데, 최근엔
일부러 제차를 이용해서 다녀오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얼마전 투스카니에서 보다 가족형차를 타자는 마음으로 지금의 차로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가 AT차를 모는 모습은 차마 볼 수가 없다며 본인이 조금(많이인가?ㅋㅋ)
불편함에도 흔쾌히 지금의 MT차를 사라고 부추겨주더군요.
사실 AT차건 MT차건 와이프 혼자 더우기 애기를 옆에 태우고 도로로 내보내는 마음은
아직도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대학때부터 한참 운전을 했고, 더우기 처음에 운전을
배운차도 소나타 수동차량이기 때문에, 솔직히 그냥 저냥 다니기엔 전혀 문제없는 수준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갑자기 악천후를 만나진 않을지 뜻하지 않은 시비를 당하진 않을지, 차에
트러블이 생기진 않을지, 급한 언덕에서 정체를 만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 등등이죠.
지방 소도시같으면야 크게 그런걱정없이 돌아다녀도 무방하겠지만, 서울운전은 확실히
경력이 어느정도 있는 운전자에게도 만만친 않은것 같습니다.
외출했다가 술이라도 한잔하게 되면, 충실히 기사역활을 담당하는 와이프지만, 혼자 나간다는
건 언제나 조금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더우기 혼자 차를 몰고 애기와 나가는것도 꽤나
오랜만이었거든요.
아침에 일어나 셀프세차장에 가서 내외부를 깨끗이 닦았습니다. 깜빡하고 늘 쓰던
물왁스를 안가져가서 맥X이어 왁스가 발라진 위에 불X원샷 물왁스를 발라주니 좀 이상하게
되네요. ^^;; 심리적인 이유같기도 하고... 다시 집에와서 같은계열 맥X이어 물왁스로
마무리 해주고
내부도 깨끗하게 먼지를 빨아내고 다시 집으로 와서 마침 날이 좋길래 창문을 반쯤열고
내부를 바짝말려주고, 매트도 옆에 잘 널어두었습니다.
출발시간 약 20분 전 적당량을 급유하고 앞 뒤유리를 다시한번 닦아주고, 편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바로 차를 주차한뒤에 목적지까지 네비게이션 탐색 ON. (가다가 애기가 잘 수
있으니 볼륨은 2단계로) 매트는 털어서 제자리에. 트렁크엔 유모차를 탑재. 애기청취용
점프XX 동요CD를 삽입.
출발시간 약 3분 전엔 엔진을 돌리며, 공조기를 가동하여 쾌적한 온도에 맞춰두었습니다.
애기녀석은 이미 무거워져서 엄마가 들고(?)다니기 힘드니 제가 신발신겨서 애기시트에
놓고 4점식 벨트로 꽁꽁
이윽고 간만에 한껏 멋을 내고 선글래스를 낀 와이프가 보무도 당당하게, 한손엔 드라이빙용
얕은 신발을 들고 걸어옵니다.
전 마치 첫 솔로비행을 나가는 신참 조종사를 맞이하는 정비반장의 마음으로
차량 탑승부터 시트조절 파킹브레이크 푸는 조작등을 유심히 보며 운전자의 컨디션을 체크
합니다. 평소보다 약간 버벅대기라도하면(아마 이해하실 분들도 계실듯, 그 미세한 차이란...)
마음은 살짝 더 무거워지곤 하죠.
왼발은 클러치 오른발은 브레이크 기어를 1단에 넣고 창문을 반쯤내린 상태의 와이프에게
마지막으로 최종 어드바이스를 주곤합니다. 보통은
'비가 많이오니 등화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
'야간이니 앞뒤차량 간격에 더욱 신경쓰라'
'공기압을 조금 더 채웠으니, 코너돌때 생소할지도 모른다'
같은 것들이죠.
약 3시간이 지나고, 무사히 귀가한 처와 애기를 보고, 또 시내를 뛰느라 살짝 먼지가 앉은
더운심장의 차를 보고 있으면 다시한번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아마 조금만 더 지나서 애가 크고 말귀알아듣고 하게되면, 제가 이렇게 신경써줄일은
적어지겠지만, 불과 왕복 2시간의 운전이라도 그 사이에서는 고품질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2세에게도 올바른 운전습관이나 준비를 가르쳐주는건 의미있을것 같구요.
어차피 시내 돌아다니는데, 신경쓸거 뭐 있냐 사고나도 고장나도 보험사가 알아서 다 해준다
는 세상이지만, 저는 본인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을 싣고 다니는 차과 운전에는 진지한 자세로
다가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없이 운전하면 평생가도 늘기가 힘들 수 있고,
본인스스로가 늘 무언가를 얻고자 생각한다면, 작으나마 느끼는게 있어 그것이 쌓였을 때
큰 재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침부터 팔불출 스러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회원님들 활기찬 월요일시작되시길
바랍니다.
2007.05.28 11:13:04 (*.189.195.83)

팔불출 스러운 글이라뇨;; 저도 운전경험이 하나도 없는 스무살짜리 여친이 엄마차 몰고 혼자 나간다고 하면 불안해서 이것저것 신경쓰입니다. 그렇다고 운전중인데 전화할 수도 없고 얘가 차몰고 나가서 잘하고는 있는지 깜빡이는 제대로 켜는지 아님 사이드 미러는 잘 확인하는지 안하는지 주차할때 브레이크 대신 엑셀레이터를 밟는건 아닌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 해보면 저희 아버지또한 운전경력 1년반이 되는 제가 차를 갖고 나가면 그런 걱정들을 하는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이 듭니다. 차를 모는것은 언제나 그에 수반한 위험이 잠재해 있다는 것을 운전자보다는 보호자가 더 각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석호님 글의 "공기압을 더 채웠으니 코너에서 생소할지 모른다" 구절에서 아내님에 대한 애정이 매우 특별하단걸 느낄수 있네요...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2007.05.28 12:35:37 (*.14.202.125)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집사람이 타는 차 닦아주고 기름넣어주고 관리하는게 큰 즐거움입니다. 내눈엔 영원한 초보로 보이는 집사랍이 네비에 의존해 멀리 갔다오는 날이면 돌아올때까지 마음이 조마조마하죠......^^
2007.05.28 14:00:15 (*.72.5.10)

너무도 자상한 남편이나 아빠네요. 최고입니다. d=(^^)
10년전에 면허를 땄지만 수동운전을 할줄 모르는 와이프가 수동을 가르쳐 달라고 하면 무거운 클러치의 압박도 있고 무엇보다 걱정이 더 늘어날까봐서 오토운전만 잘해도 된다고 다독거립니다. 흐흐~
10년전에 면허를 땄지만 수동운전을 할줄 모르는 와이프가 수동을 가르쳐 달라고 하면 무거운 클러치의 압박도 있고 무엇보다 걱정이 더 늘어날까봐서 오토운전만 잘해도 된다고 다독거립니다. 흐흐~
2007.05.28 16:24:13 (*.146.45.240)

이런 많은 관심이... ㅠㅠ
평소 잘해주는게 없어서 이런거라도 좀 잘해주려고 하다보니 그런가봅니다.
어디가서 여자운전자라고 짐은되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
평소 잘해주는게 없어서 이런거라도 좀 잘해주려고 하다보니 그런가봅니다.
어디가서 여자운전자라고 짐은되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
2007.05.28 20:16:55 (*.166.164.239)

결혼한지 10년이 다되가는 저두 와이프가 아이 태우고 나가면 항상 근심 걱정입니다.물론 대범한척 잘다녀 오라고 하지만 도착 시간이 조금만 늦으면 아직도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지요...암튼 10년전 생각이 마구마구 나는군요....위에 박운식님의 글처럼 저두 와이프 타는차 세차 해주구 정비 해주구 기름 채워주구 하는 재미에... 네비작동법,AV작동법 등을 가르처 주는 제자신이 ....즐거워 질때가 종종 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라 맨날 눈팅만 하는 유령회원 한글자 남기고 갑니다.
애기씨도 좋겠네여~ ㅋ
월요일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