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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류청희입니다.
요즘 테드 자유게시판이 '교통문화 바로잡기'의 장이 된 느낌이 들어 쓸까
말까 망설이기도 했습니다만... 생활 속의 자동차는 곧 교통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게시판 취지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몇 자 적습니다.
어제 일때문에 시승차를 받아 몰고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시간은 오후 9시 30분쯤. 올림픽대로상에는 그리 많지 않은 차들이 적당히
빠른 속도를 내면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교통흐름에 따라 여유롭게
달리고 있었는데...
한남대교 아래를 지나 앞차 움직임이 조금 답답해 차선을 바꾼 순간,
가장 바깥쪽 차선에 있던 SUV 한 대가 차선을 바꾸려다가 진행차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서버렸습니다. 당연히 차로가 가로막힌 진행차도 서버렸구요.
주변에는 차들이 시속 80~90km로 달리고 있어서, 진행차 뒤를 따르던 저도
속도를 줄이다가 그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룸 미러에 들어온
1톤 화물차를 보면서 "아... 제발 짐만 실려있지 말아라..."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죠. 다행히 뒤의 1톤 화물차는 재빨리 빈틈을 발견하고 옆차선으로
들어가 현장을 피해 지나갔습니다.
모르긴 해도 SUV는 반포대교쪽 진출로로 나가려다가 거리가 짧아 머뭇거린
모양입니다. 어느 정도 여유거리가 있었기에 비상등부터 켜고 속도를 줄였지만,
뒤따르는 차가 바짝 붙어있었다면 추돌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습니다.
소통 원활한 도로에서는 일반적인 자동차 흐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적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상식 밖의 이벤트가 생기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특히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도로에서라면 곧장 사고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일입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지난 10월에 비슷한 상황에서
추돌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더 놀랐을 수도 있겠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대낮이었고, 이번에는 추돌을 당하지 않았지만 그때는 추돌을 당했다는 것이구요.
사고상황은 도로 가운데에 서행하는 도로보수작업차를 피해 옆차선으로
들어갔는데, 그 작업차 바로 앞에 선행 작업차가 다시 제가 피한 차선으로 서행해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 차 때문에 속도를 줄였는데 그 차는 제 차를 보고 그 자리에
서버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변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어 다시 피하지
못하고 정지했는데, 뒷차와의 거리가 가까웠던 탓에 추돌을 당했습니다.
작업차와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섰기 때문에 2차 추돌은 없었고, 온가족이 타고
있던 뒷차도 뒷좌석에 타고 있던 아이가 앞좌석에 머리를 부딪쳐 상처가 난
것을 빼면 다행히 사람이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다친 데는 없었지만
출고한 지 한 달 조금 넘은 새차가 사고를 당해 마음만 좀 상했습니다.
과거 몇 차례 추돌사고로 좋지 않은 허리가 조금 더 삐걱거리는 정도...
(신혼인데... 흑흑)
이런 상황에서 사고원인은 교통흐름을 깨고 적절한 조치 없이 서행 또는 정지한
차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떤 원인이든 차가 길 한복판에 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차들이 함께 달리는 도로상이라면 다른 운전자들이 상식적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피할 수 있는 조치를 재빠르게 취해야겠죠. 그런 조치 없는
서행이나 정지는 충분히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왕복 4차선 간선도로변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치고 나온 차가, 가속을 위한 진입로가 분명히 있는데도
진입로를 무시하고 곧바로 2차선으로 진입한겁니다. 뒤따르던 차와 거리가
충분했기에 망정이지, 이제 막 가속을 시작한 차가 그런 식으로 도로로 뛰어들었을
때 1, 2차선 모두 차가 달리고 있었다면 분명 사고가 났을 것입니다.
이처럼 도로 한복판에 정지한 차나 갑자기 느린 속도로 뛰어드는 차들도 있지만,
요즘 부쩍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진출로를 지나쳤을 때 진출로로 들어가기 위해
후진하는 차들입니다. 2004년 중국에서 이런 차를 처음 보고 기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로 국내에서도 이런 차들을 점점 더 자주 보게 됩니다. 주행속도가
느린 이면도로 같은데서야 애교로 보아넘길 수도 있겠지만,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등에서 이런 차를 맞닥뜨리면 이만저만 난감한 게 아닙니다.
비상식적인 운전을 하는 사람은 성별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여성
운전자가 소수라서 유난히 여성 운전자의 비상식적 운전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만, 남성 운전자라고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 운전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자기중심적으로만 운전을 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자주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흐름 속에 뛰어들 때에는 흐름에 맞추는 것이 상식입니다. 이런 상식만 지키더라도
교통사고는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사족입니다만, 테드 안에서는 그래도 올바른 운전, 올바른 교통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의식이 공유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갇혀있는 목소리로만 그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굳이 테드의 이름을 걸지 않더라도,
뭔가 다른 사람들과 올바른 의식을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테드 자유게시판이 '교통문화 바로잡기'의 장이 된 느낌이 들어 쓸까
말까 망설이기도 했습니다만... 생활 속의 자동차는 곧 교통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게시판 취지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몇 자 적습니다.
어제 일때문에 시승차를 받아 몰고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시간은 오후 9시 30분쯤. 올림픽대로상에는 그리 많지 않은 차들이 적당히
빠른 속도를 내면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교통흐름에 따라 여유롭게
달리고 있었는데...
한남대교 아래를 지나 앞차 움직임이 조금 답답해 차선을 바꾼 순간,
가장 바깥쪽 차선에 있던 SUV 한 대가 차선을 바꾸려다가 진행차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서버렸습니다. 당연히 차로가 가로막힌 진행차도 서버렸구요.
주변에는 차들이 시속 80~90km로 달리고 있어서, 진행차 뒤를 따르던 저도
속도를 줄이다가 그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룸 미러에 들어온
1톤 화물차를 보면서 "아... 제발 짐만 실려있지 말아라..."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죠. 다행히 뒤의 1톤 화물차는 재빨리 빈틈을 발견하고 옆차선으로
들어가 현장을 피해 지나갔습니다.
모르긴 해도 SUV는 반포대교쪽 진출로로 나가려다가 거리가 짧아 머뭇거린
모양입니다. 어느 정도 여유거리가 있었기에 비상등부터 켜고 속도를 줄였지만,
뒤따르는 차가 바짝 붙어있었다면 추돌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습니다.
소통 원활한 도로에서는 일반적인 자동차 흐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적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상식 밖의 이벤트가 생기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특히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도로에서라면 곧장 사고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일입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지난 10월에 비슷한 상황에서
추돌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더 놀랐을 수도 있겠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대낮이었고, 이번에는 추돌을 당하지 않았지만 그때는 추돌을 당했다는 것이구요.
사고상황은 도로 가운데에 서행하는 도로보수작업차를 피해 옆차선으로
들어갔는데, 그 작업차 바로 앞에 선행 작업차가 다시 제가 피한 차선으로 서행해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 차 때문에 속도를 줄였는데 그 차는 제 차를 보고 그 자리에
서버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변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어 다시 피하지
못하고 정지했는데, 뒷차와의 거리가 가까웠던 탓에 추돌을 당했습니다.
작업차와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섰기 때문에 2차 추돌은 없었고, 온가족이 타고
있던 뒷차도 뒷좌석에 타고 있던 아이가 앞좌석에 머리를 부딪쳐 상처가 난
것을 빼면 다행히 사람이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다친 데는 없었지만
출고한 지 한 달 조금 넘은 새차가 사고를 당해 마음만 좀 상했습니다.
과거 몇 차례 추돌사고로 좋지 않은 허리가 조금 더 삐걱거리는 정도...
(신혼인데... 흑흑)
이런 상황에서 사고원인은 교통흐름을 깨고 적절한 조치 없이 서행 또는 정지한
차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떤 원인이든 차가 길 한복판에 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차들이 함께 달리는 도로상이라면 다른 운전자들이 상식적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피할 수 있는 조치를 재빠르게 취해야겠죠. 그런 조치 없는
서행이나 정지는 충분히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왕복 4차선 간선도로변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치고 나온 차가, 가속을 위한 진입로가 분명히 있는데도
진입로를 무시하고 곧바로 2차선으로 진입한겁니다. 뒤따르던 차와 거리가
충분했기에 망정이지, 이제 막 가속을 시작한 차가 그런 식으로 도로로 뛰어들었을
때 1, 2차선 모두 차가 달리고 있었다면 분명 사고가 났을 것입니다.
이처럼 도로 한복판에 정지한 차나 갑자기 느린 속도로 뛰어드는 차들도 있지만,
요즘 부쩍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진출로를 지나쳤을 때 진출로로 들어가기 위해
후진하는 차들입니다. 2004년 중국에서 이런 차를 처음 보고 기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로 국내에서도 이런 차들을 점점 더 자주 보게 됩니다. 주행속도가
느린 이면도로 같은데서야 애교로 보아넘길 수도 있겠지만,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등에서 이런 차를 맞닥뜨리면 이만저만 난감한 게 아닙니다.
비상식적인 운전을 하는 사람은 성별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여성
운전자가 소수라서 유난히 여성 운전자의 비상식적 운전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만, 남성 운전자라고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 운전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자기중심적으로만 운전을 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자주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흐름 속에 뛰어들 때에는 흐름에 맞추는 것이 상식입니다. 이런 상식만 지키더라도
교통사고는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사족입니다만, 테드 안에서는 그래도 올바른 운전, 올바른 교통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의식이 공유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갇혀있는 목소리로만 그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굳이 테드의 이름을 걸지 않더라도,
뭔가 다른 사람들과 올바른 의식을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7.12.12 15:38:13 (*.133.99.6)

차간거리만 충분히 확보해도 웬만한 추돌사고는 줄어드리라 봅니다. 저는 시내건 고속도로이건 최소 차 2-3대 간격은 확보하고 다니려고 하는데 이정도만 벌려놔도 계속 끼어드는 통에 차간거리를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다 비슷하게 가는데 차 한 대 거리 먼저가서 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갈수록 한국의 거리는 상식이 안통하는 것 같아 운전하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요즘에는 지방 두메산골 지방도(국도도 이젠 왕복 4차선으로 과속하는 차들이 많아서)로만 다닙니다. 고속도로보다 조금 더 걸려도 그냥 앞뒤로 차도 없어서 신경쓸 일도 없고 훨씬 편하더군요.
갈수록 한국의 거리는 상식이 안통하는 것 같아 운전하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요즘에는 지방 두메산골 지방도(국도도 이젠 왕복 4차선으로 과속하는 차들이 많아서)로만 다닙니다. 고속도로보다 조금 더 걸려도 그냥 앞뒤로 차도 없어서 신경쓸 일도 없고 훨씬 편하더군요.
2007.12.12 16:09:51 (*.149.149.79)

ㅎㅎㅎ한조님 말씀에 완전 공감합니다. 무식도 죄이지요...ㅋ
청희님 말씀대로 상식이 안 통하는게 가장 큰 문제인것 같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도 미안해 하지않는 무지한 동물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지만....5년전 10년전과 비교하면 문화가 아주 조금씩
성숙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제가 나이가 그때보다 먹어가면서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많아진게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청희님 말씀대로 상식이 안 통하는게 가장 큰 문제인것 같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도 미안해 하지않는 무지한 동물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지만....5년전 10년전과 비교하면 문화가 아주 조금씩
성숙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제가 나이가 그때보다 먹어가면서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많아진게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2007.12.12 18:52:12 (*.240.144.245)

류청희님 말씀대로 자기중심적 운전이 문제 중 하나입니다. 그에 더하여 교육이 필요합니다. 3년 전, 누나에게 연수를 시켜주었는데, 여러 가지 지식을 전수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교통흐름에 대한 이해와, 다른 차량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안전하게 움직이는 법 등에 대해 훌륭히 이해하는 좋은 운전자라 생각됩니다.
기초 운전 면허 이외에 '고급 운전 면허'를 발행하였으면 합니다.
기초 운전 면허 이외에 '고급 운전 면허'를 발행하였으면 합니다.
2007.12.13 02:09:22 (*.62.161.8)

벌써 한국에서 면허를 취득한지 20년 가까이 되는군요.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미국에 와서 다시 운전면허시험을 보는데, 확실이 20대 초반에 개념없이(!) 필기는 외우고 실기는 무모하게 봤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뭐랄까, 당시 전반적인 분위기가 "감각(?)으로 대충하면 합격하는" 상황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군요. 학원에서도 공식으로만 알려주고, 도로주행강사도 대충..) 그 오랜 기간 동안 굳어진 운전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재교육이 필요하죠. 아마 도로 관리자가 좀 더 안내판 등 안전설비를 잘 했었더라면, 그리고 고속화도로에서 나들목을 지나쳤더라도 쉽게 돌아올 길이 앞에 있었다면 청희님이 당했을 사고나 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훨씬 낮았을 것 같습니다. 결론은 운전자 재교육과 경찰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법 적용(터무니 없는 속도제한도 많죠. 정해 놨으면 지키게 하던지), 도로관리자의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네요. 암튼, 사고나면 자기만 손해니까 안전운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