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두었던 여름 휴가를 지난 주에야 다녀오면서 LA에 있는 박강우 회원과 조우했습니다.


고맙게도(물론, 예전에 박강우님이 한국방문했을 때 밑밥을 좀 깔아둔 게 있었지만 -_-v) 240SX의 운전석을 내주셔서 몇 시간 정도 타볼 기회가 생겼고, 또 애리조나에 있는 모 관광지를 다녀오느라 2011년식 맥시마를 렌트해서 1,100마일 정도를 이틀동안 운전해보게 됐습니다.


식견이 짧고 운전실력이 일천하여 깊은 이야긴 못쓰겠고, 어쨌든 간단히 경험한 것을 써 보면요,


박강우님의 240SX

: 무려 순정 엔진이 아니고 스왑했다.

: 모든 걸 다 털어내서 문 여닫다 손다칠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 에어컨도 없다

: 그나마 다행인건 창문은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

: LA의 뜨거운 오후 2시의 햇살을 뚫고 서킷 가다가 말라 죽을뻔했다

: 손바닥으로 날개를 만들어 바깥 공기가 안으로 최대한 많이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


: 그럼에도 이 20년 된 차를 바라보며 엄지손가락 치켜든 애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서킷에서 말 건 선데이 레이서 할아버지를 포함하여 네 번쯤 봤음 -_-)

: 이건 차 안에 타고 있는 입장에선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시뻘겋게 녹슨 문짝에 라디오도 에어컨도 없고 ...


: 싹털이라 가볍다보니 순정 SR20DET 엔진(에 약간의 부스트업으로 휠 250마력 정도로 예상)으로 아주 가뿐하게 계기판을 꺾는다

: 원돌이 30바퀴에 쿨다운 1분 정도는 필수


: 파워 스티어링이 굉장히 무겁고 또 약간 유격이 큰 문제까지 있어 운전하기 쉬운 편은 아니지만 "어차피 드리프트용이라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 다나베 일체형 서스는 꽤 하드함에도 노면이 거지같은 LA 시내에서 탈만했으며, 롤케이지 작업 등으로 인해 그닥 연식에 비해 강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없었다


: 차에서 내려 다시 차를 찬찬히 바라보니 왜 애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들 있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녀석들을 한 번씩 태워주고 나서도 계속 그 엄지 손가락을 쳐들고 있을텐지 실험해보고 싶다

: 파란색의 광택이 살아 있는 외장과 실비아의 앞모양, 그리고 황금색 휠이 이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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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박강우 회원이 드리프트를 시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배경은 윌로우 스프링스의 발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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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페더럴 타이어는 조금 열을 받으니 트레드가 뜯겨나가 가성비를 악화시켰습니다. 기념샷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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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그 날 발코니에서는 어떤 드리프트 팀에서 와서 홍보 영상을 열심히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구도는 마음에 안들지만 그나마 건진 한 컷>



2011 맥시마

: 290마력 CVT의 조합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 (CVT임에도 D와 S로 바꾸어도 기어비가 다르게 적용되는 걸 크게 느끼지 못한다)

: 그렇다고 아주 좋다고 느낄 정도도 아니다 (처음에 CVT인줄 모르고 탔을 때 다들 '왜 미션이 미끄러져?'라고 했...)

: 75mph에서 크루즈컨트롤로 약 27mpg(11.5km/l) 정도가 나오는데, 내 발로는 26mpg 이상을 뽑기 힘들었다 (왜?!)

: 시내에서 그냥 다니면 가볍게 15mpg(6.4km/l)

: 시팅 포지션이 꽤 높아 처음에는 RV를 타고 있는 건가 하고 착각

: 스티어링 센터에서 멍때리는건 현대차랑 비슷

: 얼라인먼트가 좋지 않은 것인지 노면을 타면서 리어가 흔들거리는 탓에 꽤 긴장해서 운전

: 교환된 것인지 순정인지 잘 모르겠는 한국타이어의 그립이 완전 엉망

: 승차감은 고만고만

: 가속력은 뭐 그냥 290마력짜리 패밀리 세단


결론: 차라리 HG를 타겠어요. (라고 쓰고 보니 HG를 운전해본 적이 없더라는... 그러나 YF에 300마력 엔진이 올라간 상상을 해 보아도 그 편이 더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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