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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시승기 쓸 재주도 힘도 없어서 늘 간단한 느낌만 쓰는군요. ;;
무려 ㅍㅇㅂㄹㄱ이신 모 회원께서 잠시 타 볼 기회를 주셨습니다. 감사드리고요.
파란색 UB 해치백 1.6 6단 오토에서 ISG만 빠진 풀옵션 모델이었습니다. - 아마도 프레스티지 트림에 각종 옵션을 다 더한 모델인듯 하며, 가격은 약 19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엔진룸은 들여다보지도 않았구요. 각종 옵션이 휘황찬란하게 스티어링휠 주변과 센터페시아를 장식하며 빼곡히 들어차있어, 대체 없는게 뭐냐 싶을 정도입니다. 액센트를 타 보면서도 느낀거지만, 이 급의 차라면 1.4 엔진이면 충분하겠다 싶은데 = 1.6 140마력 엔진은 펀카 영역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약간의 과도한 스펙같은데, 아쉽게도 1.4 모델은 4단 자동입니다. 다만, 풀오토 에어컨과 크루즈컨트롤이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1.4 딜럭스 6단 수동 풀옵 정도로도 데일리카 혹은 장보기용 차를 운용한다는 면에서는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어보입니다.
차는 상큼하게 이쁩니다. 제 차보다 이뻐보이기까지 하는데 ... 트렁크를 열어보고는 정신을 좀 차렸습니다. 트렁크 공간이 그야말로 마트에서 장본 쇼핑백 몇 개 넣으면 가득 찰 정도로 작습니다. 물론 해치백이니까 뒷좌석 눕히면 더 큰 것들도 싣겠습니다만 폭이 심히 좁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휠베이스 2570이라 성인 세 명이 타고도 흐뭇합니다.
테일게이트와 문들을 여는데 드는 힘이 굉장히 적게 드는 편이데, 여닫힘이 분명히 경계지어진 절도있는 느낌은 아닙니다만 편합니다. 운전석에 앉아서 기본조정을 거친 다음 가장 먼저 한 작업은 스티어링 휠 열선을 끄는 것. (왜 이딴 걸 켜놓고 다니는지... 수족냉증이 있는 것도 아닌 젊은 친구가... -_-) 무려 오토라이트를 동작시키고, 후방 카메라를 이용해서 뒷 차의 간격을 확인한 후 주차된 곳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새 차라 엔진은 조용한 편이긴 합니다. 세 명이 타고 좌회전 우회전을 살짝 살짝 던져보아도 타이어가 그립을 잡고 놓질 않습니다. "폭이 205예요." 그럼 그렇지... -_- 서스펜션도 꽤 탄탄합니다. 바깥쪽이 항복하고 주저앉아버리지 않습니다. VDC를 꺼보진 않아서 ...
시프트 다운은 좀 느립니다만 소형차 오토미션 치고는 정말 훌륭하다 생각됩니다. 멋있게 다운시프트하며 신호등 정차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_-;; 업시프트는 언제 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깔끔하고 단정합니다. 변속레버로 +- 조작할 수 있습니다만, 현대기아차의 +- 방향은 늘 불만입니다. 변속레버 위치가 좀 낮은듯한 느낌이 있는데 오토에서는 별 문제가 안될듯 합니다. 수동이면 약간 불편할수도.
그나저나 엔진 출력은 넉넉합니다. 이런 차 급에선 90, 100마력짜리를 타던데 엊그제같은데...
아, 오디오. 오디오가, 막귀로 들어도 엊그제 타본 US맥시마보다 좋습니다. -_- A필라 위쪽에 귀엽게 튀어나와있는 트위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려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이 내장되어 있고, 각종 버튼의 조작감도 좋습니다. 내장재는 ... 음 ... 좋아보이긴 하는데 밤이라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선루프 조작 스위치 위쪽으로 비치는 무드조명이 ... 있는 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없는게 뭐냐는...-_-)
풀옵이 1930만원인데, 솔직히 이 가격을 놓고 비싸졌네 어쩌네 이야기하면 그건 나쁜 짓이라고 생각됩니다. 풀옵션은 위에 쓴 글을 찬찬히 보셔도 아시겠지만 사치스럽습니다. 1.4MPI 딜럭스 + 오토 + VSM + 스위트(각종 편의옵션 모음집) 해서 1530 정도면 차고도 넘친다 생각할수 있을 정도입니다.
"내 차 팔고 이 차 산다 그러면 남들이 미쳤다고 그럴까?"
내리면서 ㅍㅇㅂㄹㄱ 님께 던진 이야기였습니다. -_- (좋은 이야기만 써놨네...)

저도 오늘 , i40 카탈로그를 보고선,
와 옵션이 너무 화려한데, ...정말 써보고 싶다. (타보고 싶다가 아니었음 ^^)
였습니다.....골프는 왜 이리 심플할까....ㅋ.

테드에서 현기차 신차가 나올때마다 가격을 까면 매도당하는 분위기라 조심스럽습니다만,
여러가지 새로운 옵션으로 높아진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보기엔, 협력업체들의 고충과 독과점이라는 폐혜를 생각하면 너무 너그러운 시각이지 않나 싶군요.
- 참고1) 1550만원짜리 엑센트위트디젤을 매일 타고당기는데요, 500만원만 싸면 딱 적당한 가격의 차라는 느낌입니다. 아마 그래도 많이 남을겁니다. 현기차에서는.
- 참고2) 저도 제조업합니다.

상기님, 오랜만입니다. ^^;
참고1)과 더해서, 이윤을 적절히 협력업체들과 나눌 수 있는 에코시스템이 구축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산차의 가격의 적절성 문제는 인도차나 중국차가 수입되면 좀 더 객관적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싸구려 차"에 대한 기준과 공감대가 없어서 "현대/기아차가 이 돈값을 하는가?"에 대한 가치기준이 서로 공감되지 않는 면도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프라이드를 탔을 때의 느낌은, "1900만원짜리 차라고 하기에 손색은 없겠다, 하지만 프라이드를 1900만원 주고 타고 싶지는 않다..."정도였습니다. 앞(가치평가)과 뒤(프로덕트의 포지션)는 서로 다른 이야기이겠죠.
프라이드가 2000만원을 육박한다니... 가격만 보면 까무러치겠네요 ㅎㅎ 물론 그만큼 구성이 받쳐주긴 합니다만
(뉴 모닝도 마찬가지... 초호화)
화려한 옵션들 만큼, 수동변속기도 옵션에 넣어서 선택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