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4일... 태풍이 오기전 추적추적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많은 양의 비는 아니지만 노면은 충분히 젖어 있는정도...

 

아주 오래전 빗길에 사고를 당한적이 있기에

 

비오는 날은 운전 자체를 싫어하고 굉장히 조심운전을 합니다만,

 

퇴근길이니 차는 가져 가야죠..

 

제가 사는 곳은 부산인근 양산의 한적한 국도변...

 

퇴근시간이라도 교통의 흐름에 따라 차가 좀 드물긴 합니다.

 

약속도 있고  회사를 나와 도로에 진입하는데..

 

아우디 A7 한대가 자꾸 저를 의식하네요.

 

앞에서 옆에서 왔다,갔다... 

 

이건 달려보자는 의지 맞습니다.

 

일단 무시하고 제 갈길 갔습니다.

 

왔다갔다만 잘하지 도로의 흐름을 모르기에,

 

회사앞 지방도에서 7번국도 본선으로 진입했을떄는 그 A7 이

 

저보다 뒤에 있었습니다.

 

첫번째 신호때문에 정차...

 

저는 2차선.. A7은 3차선 제일 앞에 섰습니다.

 

신호가 바뀌자 마자 총알처럼 튀어나가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가 본들 불과 400M 정도 앞에 있는 다음 신호에는

 

무조건 걸리게 신호체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A7은 1차선,  저는 계속 2차선...

 

물론 신호가 가까워지자 빨간불로 바뀌었으므로 저는 감속 준비를 하는데...

 

먼저 출발했던 A7은 1차선에 앞에 차가 한대 서 있자

 

잘 정지하더니 갑자기 2차선 그러니까 제 앞으로 확 들어옵니다.

 

혹시나 왠지 들어올것 같아서 미리 준비는 했지만 놀래서 급브레이크..

 

솔직히 화가 많이 났습니다.

 

빨리 가본들 얼마나 빨리 가보겠다고...

 

그리고 니가 빨라봤자 얼마나 빠른데...

 

그래본들 3.0 터보 .. 니가 310마력 아니냐.. 2톤 가까운 그 큰 덩치에...

 

월등히 제압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같이가거나

 

10년째 이 길을 운전하는 니보다 내가 더 유리하다 싶었습니다.

 

아주 오랫만에 TCS 버튼을 끄고..

 

신호가 터지자 출발..

 

물론 A7도 풀 가속...

 

저는 3차선으로  옮겨  1단 7500 RPM...

 

어.. 그런데 노면이 젖어 있어 접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드드득 거립니다.

 

재빨리 2단 변속... 다시 7500RPM...

 

3단으로 넘어가기전에  A7 이  사이미러안에 들어 오는걸 확인했습니다.

 

'까불고 있어... 훗..'

 

그리고 3단 변속..

 

이 찰나 갑자기 차가 그립을 제대로 잡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연달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알피엠이 갑자기 왱 하고 솓구치더니...

 

차가 안가네요..

 

알피엠은 바로 아이들 상태..

 

기어가 안들어 갑니다.

 

'아.. X됐다...'

 

불행중 다행으로 시동은 꺼지지 않았고, 약한 내리막인데다

 

300M 정도 앞에 유사휘발유 팔다가 걸려서 폐업한 주유소가 있기에

 

비상등을 키고 주유소에 주차...

 

기어는 여전히 안들어가는 상황...

 

시동을 껐다 다시 켜니.. 시동이 먹통이네요..

 

견인차를 부르고..

 

며칠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후

 

확인 결과

 

클러치가 슬립나서 깨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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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케이스를 뚫고 나와버렸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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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케이스가 엘리사의 것이다 보니...

 

얼마안할꺼라는 예상을  깨고

 

케이스값만 569000 원 이군요.

 

거기다가 클러치가격에  공임에 미션오일에  견인비까지 더하니...

 

정말 후덜덜 하군요..

 

1주일 넘게 차가 필요해서 친구차도 빌려타고,

 

주말에는 렌트카까지 빌렸더니

 

더욱 XD 가 소중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사실 팔아버리고 그냥 편안한 중고 오토매틱 국산 승용차나 탈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쎄라토 타입RR 을 떠나보낸후 그러했듯 많이 후회 할것 같아

 

그냥 계속 타기로 했습니다.

 

즐겁게 타야죠.

 

무리한 욕심이 화를 부른 셈이지만

 

더욱 즐겁게 타 볼 생각입니다.

 

14일날 변을 당하고 이따 저녁때 차를 가지러 가기로 했으니

 

딱 10일 만이네요.

 

오늘은 녀석을 데리고 오면서 몇년만에 셀프세차나 해주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