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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13시간반을 날아서 로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미리 예약한 렌터카 픽업을 위해서 Sixt에 방문했는데, Sixt는 제가 독일 출장갈 때마다 사용했던 렌터카 회사여서 당연히 이태리 일정에도 Sixt를 최우선 고려했습니다.

원래 예약했던 차는 폭스바겐 카라벨(Caravelle)이라는 9인승 밴이었는데 직원의 꼬임에 빠져 벤츠 Vito Tourer 116 cdi를 약간의 추가금을 내고 선택했습니다.
폭스바겐 카라벨은 스타렉스와 비슷하게 생긴 차로 현행 모델이 6세대로 T6로 불리기도 합니다.
독일에 자주 다닐 때 탔던 T5 멀티밴에 대한 좋은 추억과 훌륭한 고속핸들링 등 T5에 대한 좋은 기억은 참 많고 당시
5기통 2.5리터 디젤에 6단 수동 변속기 조합은 정말 좋았습니다.
Vito는 V 클래스의 염가형 모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앞에 3인 승차가 가능한데 우리 식구가 도착한 늦은 야간 로마 숙소로 향하는 길은 쌍둥이들에게는 이태리에서의 첫날밤이라 둘다 앞에 타겠다고 해서 남자 셋이 앞에 앉아서 이동했습니다.

렌터카 치고는 좀 높은 마일리지인 3.7만킬로를 주행한 차였는데, 전륜 타이어의 마모가 많았고, 앞좌석 조수석 등받이가 고정식이라 너무 세워져 있는 등 직원이 말한 풀옵션과는 거리가 먼 가장 기본형 차였습니다.

하룻밤을 보내고 눈을 뜨니 로마에서의 첫째날은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로마 시내의 엄청난 주차난, 그리고 Vito의 5m가 넘는 전장을 고려하면 한복판에 주차하는 것이 여간 힘들어 이날의 모든 일정은 Uber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온가족 어머니 포함 6인이 뒤좌석 2,3열에 탈 수 있는데, 마주보고 앉게 배치가 되어 있는데, 이렇게 배치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타고 내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일 것 같습니다.
3열에 타기 위해서 항상 2열을 접어야하는데 그것도 매번 타고 내릴 때 마다하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니 마주 앉게 하는 것이지요.
이날 Uber를 3번 탔는데, 모두 V 클래스였습니다.

다음날 로마의 남쪽 유명 도시 나폴리보다 남쪽에 위치한 Amalfi라는 도시에 갔는데, 가는 도중 휴게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태리는 항상 후진주차가 아닌 전진 주차를 해야합니다.
아무래도 배기가스가 화단을 향하거나 혹은 도보로 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습관적으로 전진 주차를 하는 것 같습니다.
Vito의 163마력 2리터 디젤은 생각보다 주행능력과 연비가 좋은 편이었습니다.
Amanfi는 나폴리를 지나 대략 1시간 정도를 가야 등장하는데, 아주 험한 와인딩 로드를 약 1시간을 달려야 합니다.
이태리 드라이버들은 유럽중에서도 악명이 높은데, 사실 수십개국에서 운전을 해봤지만 이태리가 유럽중에서는 가장 긴장해야 할 정도로 이태리 드라이버들은 공격적입니다.
정말 좁은 와인딩 로드에서도 틈만 나면 추월을 시도하는데, 경치를 구경하느라 잠시만 페이스를 줄여도 두세대가 순식간에 그 좁은 도로에서 추월해 갑니다.
커다란 Vito를 끌고 정신 차리고 빠르게 달려도 보았는데, 일단 평균적으로 이태리 드라이버들은 좋게 말하면 시원시원하게 운전해서 같이 보조를 맞추는 것이 즐겁습니다.

Amalfi로 향하는 고갯길에서 나폴리 방향을 내려다 보는 풍경은 정말 좋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와인딩에서 Vito의 전륜 타이어 그립이 너무 나빠서 약간 당황했는데, 평균적으로는 나름 괜찮은 승차감과 핸들링이었습니다.

다른 유럽국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태리 역시 작은 차들의 천국입니다.
사진의 친퀘첸토도 여전히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뒤에 서있던 피아트 500과 아주 대조적인데 500도 작은 차이지만 친퀘첸토는 정말 장난감 같이 보입니다.

이태리에서 운전을 하려면 주차의 달인이 되어야 합니다. 정말 좁은 공간에 1열 주차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공간이 좁으면 범퍼로 차를 밀어내면서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배짱도 있어야 합니다.
자동차 전장 대비 앞뒤로 5cm만 있어도 일단 이태리 드라이버들은 주차를 시도합니다.
그래서 이태리 차들은 범퍼가 깨끗하게 보존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차들을 바짝 붙여 주차시키고 한대도 바깥으로 삐져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면 좁은 도로 환경에 다들 알아서 적응하는 모습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하이패스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특히 200km/h로 통과해도 결제가 되는 완벽한 과금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요.
이태리는 하이패스 보급율이 여전히 너무 낮고 하이패스 라고 해도 고속으로 통과가 안되기 때문에 차단기에 안 부딪치려면 속도를 많이 줄여야 합니다.
유료 도로에서는 과거 한국처럼 표를 뽑고 목적지 톨게이트에서 돈을 내야하는데, 요금은 한국의 1.5배에서 2배 정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지폐로 넣거나 동전으로 넣으면 거스름돈이 동전으로 나오는데, 가끔 기계 안에서 거스름돈이 나오는데 1분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1.2유로를 거스름돈으로 받아야한다면 20센트가 나오고 한참 있다가 1유로가 나오는 그런 식입니다.

다음날 숙소에서 차를 빼는데 소형차 한대가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마침 문이 열려있길래 사이드와 기어 풀고 앞으로 밀어서 정말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왔는데, 위의 사진의 소형차들이 범퍼 상단이 검정 플라스틱으로 차체색상으로 도색이 되어 있지 않은 부분도 이태리에서는 범퍼의 소모성에 대한 상징이기도 합니다.

Amalfi다녀오느라 하루에 600km를 탔고, 총 630km를 달리고 첫 주유를 했는데, 경유 기준 리터당 2600원 정도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유럽에 온 것이 2019년인데, 그때와 비교하면 물가 모든 것이 상당히 많이 올랐습니다.

고속도로는 대부분 130km/h 제한입니다만 그 이상으로 달리는 차들이 절반 이상입니다.
저역시 대부분 150km/h정도로 달렸고, 뒤에서 엄청 가깝게 따라붙으면서 달리는 이태리 드라이버들의 특성이 엄청나게 효율적인 흐름을 만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소통 효율에 대한 내용은 한국의 과속방지턱과 과속카메라 천국인 상황과 비교해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64리터를 주유하고 한국돈으로 대략 17만원 정도를 지불했습니다.
리터당 1000원 이상 비싼 경유를 넣다보니 연비에 대한 중요성이 아무래도 훨씬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도로를 달리는 대부분의 차는 여전히 디젤 수동차량입니다.
전기차는 하루에 몇번 볼까말까이고, 하이브리드 역시 하루에 한두대 볼까 말까입니다.
거리에 일렬로 주차되어 있는 차량 20대를 본다면 그중 16대는 수동입니다.
2025년 현재 이탈리아의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의 테마는 여전히 디젤엔진과 수동변속기입니다.
To be continued...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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