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슈마가 행정상 제 손을 떠났습니다.

 

노후차 할인의 제약조건 때문에 새 차 나오고 나서 이전하려고 하다 보니 많이 늦었지요. 그런데 출고일을 예상하지 못하는 시스템에서 구매를 했더니만 이렇게 되었네요.

 

과급 외에는 거의 할 짓 못할 짓 다 해 본 슈마를 보내고, 순정 과급차인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을 6단 자동변속기 사양으로 샀습니다. 향후 마누라가 애들 태우고 다닐 것을 고려한 포석인데, 당장 저는 속이 터지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적응을 못한 탓도 있겠습니다만, 현대 쏘나타2나 삼성 SM525의 4단 자동변속기는 대충 발로 제어를 했었는데 이 6단 자동변속기는 어떨 때는 기특하다가도 어떨 때는 속이 터집니다. 수동 모드로 변속지시를 해도 속 터지는 반응속도는 마찬가지라서 수동 모드는 기어를 고정하는 용도에만 적합한 듯 합니다.

 

2~3천 회전에 몰아놓은 토크 밴드 덕분에 좀 나가는 맛이 일찍 나기는 합니다만, 너무 일찍 끝나기도 해서 가솔린 하이캠 엔진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가장 아쉬운 감성 부분인데, 디젤 엔진에선 충족할 수 없으니 그냥 포기하는 것이 답입니다.

 

그러나 시승해 보고 높이 사게 되었던 섀시, 서스펜션 및 브레이크에서 순정 상태로도 상당히 잘 셋팅된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하자인 타이어만 빼면 (1톤 무게를 205 타이어 두 개로 버팁니다) 썩 마음에 듭니다. 열심히 셋팅해서 만들었던 슈마가 무색할 지경입니다. 다만 고속제동시의 꼬리흔들림이 엘란의 피쉬테일과 같은 무게배분이 원인인지, 아니면 제동밸런스가 원인인지 알 수 없어서 골치가 좀 아픕니다.

 

이번에는 슈마와 달리, 긴 보증기간을 잘 써먹는 게 잘 타는 방법 같아서 얌전히 순정에 가깝게 굴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