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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부터 사랑을 듬뿍 받아오다가 4년전 이오를 사고나서는 거의 찬밥 신세가 된 포텐샤..
하도 운행을 안해주다보니 뻑하면 방전이 되고..배터리만 두 번 정도 갈아준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집착때문에 다른데 보내주지도 않고 데리고 있다가
최근 4개월 정도를 방전된 상태로 주차장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온 조카가 차가 필요하다길래 미국으로 돌아 갈때까지 쓰라며 포텐샤를 1년정도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오늘 보험도 추가로 가입해주고
십수년간 쌓이고 쌓였던 짐들을 싸악 정리하고나니 그 양이 엄청나더군요..
버릴건 버리고 카시트등 나머지는 이오에 옮겨 실은 후 보험 서비스를 불러 시동을 걸고
주유소로 가서 자동 세차를 해주었습니다..
30분 이상 시동을 걸어놨었는데도 시동 껐다가 다시 켜니 시동이 안걸리네요...ㅜ.ㅜ
배터리도 갈고 오일도 갈고 점검도 할겸 카센터에 보내기 위해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몰라 사진을 수십장 찍어주었습니다.
사진 찍다보니 견인차가 도착해서 뒷바퀴를 뜰때까지만해도 어차피 또 볼거니까.. 하고 무덤덤했었는데
견인차가 끌고 떠나가는 모습을 보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더니 감정이 복받쳐 오르더군요..
떠나는 모습이라도 더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이 번뜩들어서
달리는 렉카를 따라 뛰어가며 카메라로 찍는데.. 왜 그리 가기 싫어하는 애기를 억지로 보내는 기분이 들던지...
눈물이 핑돌더라구요.
"잘 다녀와~"라고 인사한 후 ..
애써 감정을 가라앉히고 이오에 올라 탔는데 다시 감정이 북받쳐 올라 결국 울고 말았답니다.....
조카에게 보낼때도 감정이 이 정도인데 과연 저 녀석을 나중에 폐차장으로 보낼 수 있을까요?
아마 절대로 못할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차가 뭐길래 사람 마음을 이리 만들어 놓는것일까요...
부디 건강히 잘지내다가 돌아오렴...사랑한다..
a new one is much better..... much..... bett.......
please let my canvee do not know about this..... jjup~!
참고로 어제 제 캔비가 클랙슨을 누르면 오디오가 꺼지는 겁니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꺼지고, 와이퍼가 작동해도 꺼지고... 클랙슨이 쇼트가 났나, 오디오 퓨즈가 안좋은가 이것 저것 찾아보았으나 결론은 알터의 발전용량이 딸리는 것이더군요. 제네레다 교환 후 문제 해결.... 위의 포텐샤도 발전 전압에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발전기만 갈아주신다면 감동의 재회도 가능할 듯....

결국 우셨다는 말씀에 마음속으로는 공감 100배 하면서도 겉으로는 풉~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ㅎㅎ 죄송합니다.
뒷바퀴가 들려 뒤로 질질 끌려가니 앞모습이 계속 보이니까, 계속 얼굴을 서로 보면서 끌려가는것같아서 더욱 가슴이 짠~ 하셨던게 아닌가 싶네요.

포텐샤는 이상하게도 마음을 사로잡는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포텐샤라봐야 택시로(그것도 예전에) 몇번 타본게 다지만 당시로서는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는 승차감과 안정된 코너링이 일품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역시 쏘나타급과는 다르긴 다르군' 이라 생각했거든요. 지금도 가끔 뉴포텐샤 2.5면 어떨까? 생각만 합니다.

포텐샤 좋은차 맞습니다. 제가 타던 차도 저차랑 같은 모양이었는데... 남의 손에 넘어가 떠날 때가 가장 찐하죠. 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