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익렬님께서 남겨주신 글의 답글을 달다가 아예 새로운 글로 저 개인적인 철학에 대해 적습니다.

 

우선 자동변속기로의 경향이 변하는 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와 같은 것으로 CVT와 듀얼클러치와 같이 토크컨버터가 없는 자동변속기들은 연비에서 수동보다 유리하고 이는 결국 이산화탄소의 저감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메이커에서 주도적으로 이쪽 시장과 수요를 창출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세로 흘러버린 자동변속기화에 수동변속기가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며, 포르쉐의 GT2나 GT3와 같은 경주용차에 근접한 특수모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분명 이노베이션을 보여주기위해서 변속기라는 아이템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보면 포르쉐와 같은 브랜드들도 내부 model mix에서 자동변속기의 비율이 점차로 높아져 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요즘의 20대들이 수동으로 차를 배울 수 있는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에 손맛과 발로 동력을 끊고 붙이는 작업의 즐거움을 애초에 모르고 차를 배우는 매니어들은 수동에 대한 갈망이 극히 낮기 때문에 현재 30대 중반 이전 세대들은 수동변속기에 대한 향수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여집니다.

 

토크컨버터를 가진 변속기들도 8단변속기가 상용화되는 것은 물론 재규어에서 보여준 듀얼클러치에 거의 근접한 빠른 변속속도와 시가지에서의 부드러운 주행감성은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가 사라질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에 일침을 가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수동에 그 누구보다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와이프가 타는 차도 모조리 수동화시키고 싶은 욕망이 있을 정도로 자동변속기로 인해 원하는데로 움직여주지 않는 불만이 작지 않습니다.

 

최신자동변속기는 거의 모두 경험해보았고, 수동보다 가속이 빠르고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변속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지만 제겐 여전히 수동변속기를 대체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고 싶은 차종중에서 AMG를 제외한 다른 모델들은 모두 수동변속기를 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BMW나 포르쉐 그리고 아우디의 스포츠모델중에서도 자동변속기 이외에 선택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 수동변속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고집이 좀처럼 꺽이질 않네요.

 

달리면서 언제든 중립에 넣고 타력으로 굴러가다가도 원할 때 기어를 넣고 회전수 보상해서 다시 클러치를 연결해 엔진브레이크를 걸고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데다가 시동을 끄고 내릴 때는 사이드 브레이크 대신 기어를 1단이나 후진에 넣고 내리면 그렇게 맘이 편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 RS2의 경우 속된말로 '기어질'이라 표현하는 변속감촉이 환장할 정도로 좋아서 이런맛을 과연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더블클러치나 힐&토우가 주는 즐거움도 물론 크지만 그냥 일상적으로 주행할 때 변속하고 클러치를 밟고 떼는 것 자체가 운전의 즐거움입니다.

 

수동변속기 매니어로서 살아가기에는 차종 선택의 폭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수동이 가진 고유의 매력이 줄어드는 것 자체가 수동고집에 대한 명분이 줄어드는 듯 보이기는 하지만 저는 수동의 즐거움과 참여하는 운전에 대해 좀 더 많은 분들께 수동의 참재미를 알리고 싶습니다.

 

얼마전 카이엔 GTS를 수동으로 주문해서 타시는 분이 있다고해서 깜짝 놀랐었는데, 찾아보면 수동아니면 안되는 저같은 수동환자들이 제법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수동에서 자동으로 갈아타는 숫자만큼은 안되어도 꾸준히 자동에서 수동으로 옮겨오는 흐름도 끊어지지 않을 것에 대해 확신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