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도 날씨가 장난아닌데 수도권 지역은 오죽하실련지..

건강 챙기시고 운전조심하세요

아래 다음에서 현대차의 하소연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사실 현기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무리에 속하는 저 자신이지만

(속으로 그래 이제 한번 소비자 우롱한 댓가를 함 당해봐라 이런식..)

국내 대기업으로서 이 역경을 딛고 소비자에게 진심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길 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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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tock.daum.net/news/news_content.daum?type=main&sub_type=&docid=MD20110125083204300&t__nil_economy=downtxt&nil_i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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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절대 수입차가 10만 대를 넘어서면 안 됩니다."
얼마 전 현대차 고위 임원이 공식석상에서 내뱉은 말입니다. 수입차 점유율 확대가 곧 현대차 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되는 만큼 올해는 어떻게든 수입차 공세를 막아보겠다는 의지를 '10만 대'라는 숫자로 나타낸 것이죠. 오죽하면 이런 얘기를 할까 싶지만 이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사진)이 먼저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현대차 직원들도 공유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고 경영자의 말 한 마디, 가볍게 들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판매를 책임진 쪽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그들에게 '수입차 10만 대 저지'라는 특명은 마지노선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말처럼 쉽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애석하게도 연초부터 수입차 판매, 말 그대로 날개를 달았습니다. 폭스바겐의 골프 1.6ℓ 블루모션 디젤 한정판 300대는 계약 5일 만에 바닥을 드러냈고, 인피니티가 G25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준중형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여기에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이 여전히 독일 프리미엄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며 에쿠스와 제네시스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유는 역시 가격에 있을 겁니다.

사실 현대차의 성장 뒤에는 국민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기업이 마찬가지지만 내수에서 힘을 모아 해외로 진출을 한 것이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가 쓴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도 언급됐듯 국가가 한 동안 자동차산업을 보호했고, 국민들 또한 국산품 애용으로 자동차산업을 성장시켰습니다. 국민들이 오르는 가격을 알고도 국산차를 타는, 이른바 애국이라는 보이지 않는 애정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점차 오르는 가격에 부담을 느낀 국민들이 서서히 현대차를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죠. 지난해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42.6%입니다. 2009년의 48.6%보다 6.1%P 하락한 겁니다. 하지만 수입차는 2009년 4.2%에서 지난해 5.8%까지 올랐습니다. 상용을 제외한 승용 점유율을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지난해 현대차의 승용점유율은 36.9%입니다. 전년보다 무려 12%P 주저앉았습니다. 이와 달리 수입차는 2009년 4.9%에서 지난해 6.9%까지 늘었죠. 물론 현대차 승용 점유율을 거의 모두 기아차가 흡수했지만 그럼에도 현대차가 수입차를 경쟁상대로 지목한 이유는 중대형차 점유율 때문입니다. 쉽게 보면 그랜저와 제네시스, 에쿠스 등 이른바 이익이 많이 나는 차급에서 수입차 공세가 거셌다는 겁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대형세단은 2010년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5만6,292대가 팔렸습니다. 이 가운데 수입차는 1만783대로 점유율 19.2%를 차지했습니다. 2009년 14.5%와 비교하면 약 4.7%P 증가한 겁니다. 그런데 국산 대형세단은 85.5%에서 80.8%까지 내려갔습니다. 수입 승용차 점유율이 전체 승용차 시장의 6.9%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수입 대형세단의 약진이 놀라운 셈이고, 그 여파는 그대로 현대차가 받았던 겁니다. 현대차가 올해 내수 점유율 회복을 선언하면서 수입차 저지를 선언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차의 바람대로 수입차 막기가 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30-4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입차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차보다 저렴한 수입차라도 기본적으로 수입차를 바라보는 부러운(?) 시선이 여전한 것도 있겠지만 가격에서 국산차를 살 만한 이유를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국산차를 타야 된다고 배운 탓에 그간 국산차를 애용했지만 그 결과가 '고가'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면서 더 이상 애국심에 호소할 명분이 사라진 것도 분명 한몫 할 겁니다.

물론 현대차의 방어 전략도 있습니다. 대형차를 내주는 대신 중소형차 시장을 싹쓸이 하는 것이죠. 아반떼와 쏘나타의 위력을 보면 그럴 만도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해당 차급에서 차를 사줘야 하는 소비자들이 차 값에 부담을 느껴 보유 연한을 늘린다는 것이죠. 쉽게 보면 신차를 계속 사줘야 하는데 보유 기간이 늘어나 오히려 신차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순하 씨는 이런 현상을 '인삼밭 효과'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인삼을 재배한 밭은 인삼이 자라면서 토양의 영양분을 모두 흡수해 몇 년 동안 다시 인삼을 재배할 수 없다는 현상에 비유한 것이죠. 그간 국산차의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국민들이 신차 보유 기간을 늘리면서 오히려 신차 판매가 정체되는 겁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현대차로선 내수에서 이익이 줄거나 정체되는 상황을 맞아야 합니다. 쉽게 보면 내수에서 성장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차에게 올해는 반성의 해가 될 겁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기도 합니다. 슬로건을 바꾼 것도 그렇고, 현대차 임직원들의 마음가짐도 예전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고객 제일주의'로 나가겠다는 것이죠.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소속 임원이 공식 석상에서 "현대차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그만큼 현대차의 신뢰가 떨어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현대차는 신뢰도가 왜 떨어졌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단순히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는 게 좋은 차 만든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소비자에게 감동을 줘야 할 때입니다. 감동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 필요하면 최고 경영자라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소비자와 현대차 최고 경영자가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자동차 이야기를 나누고, 자동차 전문가들의 얘기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그저 모터쇼에서 준비된 연설을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겁니다.

지금 현대차에 쏟아지는 소비자들의 비판에는 애정도 서려 있습니다. 애정이 없으면 비판도 하지 않는 법이죠. 따라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해 애정이 떠난다면 '기차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한번 떠난 기차가 되돌아오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아니, 다시 안 올 수도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평범한 속담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현대차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 지금 내보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