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아버지께로부터 물려받아 아껴오던 뉴그랜져 수동을 팔았습니다.. 94년식으로 몇대 없는 상태좋은 수동인데.. 대학원 진학으로 눈치도 보이고 관리하기도 어려울듯 하여 (시세 200만원도 안쳐주는 놈인데도 학생이 대형세단 탄다고 뭐라뭐라;;) 눈물을 머금고 헐값에 처분했지요..


그리고 바로 구입했던 아반떼 투어링 1.8도 나름 멋지게 드레스업하려던 꿈을 접고 다시 올해 식목일날에 연비좋은 뉴엑센트 1.5로 차를 바꾸었습니다.. 경차도 생각해보았으나,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을 태워드려야 하기 때문에.. 서울 시내에서 막혀도 리터당 11km를 달려주는 애마 엑순이인데 엄청난 고유가 시대와 썩 나아지지 않는 형편에 맞물려 주 5~6일 타던 습관을 바꿔 조금씩 차를 사용하는 횟수를 줄여나갔습니다..


늦가을 추풍낙엽을 덮고 고독을 즐기는 애마 엑순이.. (사진은 한달 전쯤 찍었습니다..) 돈없는 주인으로써 정말 미안하기 그지 없군요.. 문제는 집에서 가까운 전철역(홍대입구)까지 버스로 가는게 참 짜증난다는겁니다.. 아침 7시반만 되어도 길이 엄청 막히고 버스 꽉차서 낑기고.. 여간 고생이 아니더군요.. 고민끝에 결국 "발상의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다름아닌 "자전거" 입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자전거를 탄다는게 참 안어울리긴 합니다..
며칠동안 자전거(동네MTB)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더니
연구실 친구녀석이 그러더군요..
"왜?? 자전거회사 주식사게??"
제가 자전거를 산다니 그렇게 의외였나봅니다..

암튼 연구실에 쳐박아두고 안타던 스쿠터 트랜스업125를 헐값에 처분하고
2주전쯤 국산 DM스포츠사의 10만원대 동네MTB인 VOCAL 600이란 기종을 구입하고
남은돈은 역시나 펀드에 넣었습니다..

자전거를 타 보니 생각보다 기분이 좋습니다..
전철역까지 가는데 버스보다 훨씬 빨리 갈 수 있고
운동도 되니까 좋고, CO2 배출량도 제 호흡이랑 방귀밖에 없으니 매우 친환경적이고ㅋㅋ

암튼 이젠 차를 일주일에 한두번 급할때 or 밤에 잠깐 친구만날때만 타게되니
차와 너무 멀어지고 정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만,
오히려 사랑하는 애마를 가끔 보니 왠지 더 소중함이 느껴지고
가끔 타니까 애마가 새로워 보여 더욱 좋아진것 같습니다..

요즘들어 테드에 저랑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이
차량 소유와 금전적 문제에 관한 개인적인 글들을 가끔 쓰시는걸 보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갑니다..

저도 얼마전까진 "빨리 돈모아서 새차사야지.." 이런 생각 뿐이었고
뭐 이리 못나서 좋은차 못굴리나 하는 신세한탄도 가끔 했었습니다만,,^^;;
현실과 형편에 적합한 범위로 줄여가며 즐기는 car life는 부담도 적고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새로운 재미도 쏠쏠하게 느끼는듯 합니다..

펀드 모아서 내년에 새차를 지를까 하던 생각은 완전히 접고
내년 한해동안 자전거를 즐기면서 가끔가다 차를 이용하고
대신 엑순이의 약해진 하체와 소모품들을 자주 갈아주고 닦아주면서
애완동물 하나 키운다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car life를 즐겨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