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저를 충격에 빠뜨린 레이싱 게임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젠 열정이 많이 식은 듯 합니다만, 자동차를 미치도록 좋아했고 이니셜D를 처음 접한 뒤
JDM에 부쩍 관심이 많아져 있던 한창 혈기 넘치는 고교생의 눈에 현실감 넘치는 그래픽과
니드 포 스피드류와는 격이 다른 현실적인 주행감을 보이던 그란투리스모 3 A-Spec은
자다가도 보일 만큼 굉장한 열망을 품게 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플레이스테이션 2든 그란투리스모 3 A-Spec이든 장만할 능력이 없었지요.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2를 샀었지만, 타이틀은 이미 단종되었는지 구할 수가 없어서
대타로 구매한 컨셉 버전은 자동차 수집 기능이 없고 수록 차종과 트랙도 적은데다가
차량 튜닝과 셋팅에도 제약이 있어서 금방 질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몇 년 더 지난 뒤에 플레이스테이션 2를 얻게 되어 그란투리스모 4를 구해다가 잠시 했었는데,
전적으로 DVD롬에만 의존하는 기기의 노후화와 컨버터를 통한 PC 모니터 화질이 열악하여
금새 손에서 놓아버렸습니다. 당시 여러 모로 너무 여유가 없기도 했고요.
무엇보다도 실차를 자가정비 하고 소소하게 튜닝하다 보니 자연히 관심에서 멀어지더군요.

아둥바둥 살다가 최근에서야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사냐며 내려놓을 건 내려놓으면서
여유도 조금씩 찾고 잊고 지냈던 걸 조금씩은 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GT7_GR86.jpg

사촌에게 얻은 XBOX360으로 돌려보려고 포르자 모터스포츠 4를 사러 갔는데, 너무 오래되어선지 없길래
결국 플랫폼을 바꾸어 그란투리스모로 가자 싶어 중고 플레이스테이션 4와 그란투리스모 7을 사왔습니다.
정가보다 싸서 철 지난 중고 타이틀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최신작에 신품이었네요.

마지막으로 해봤던 4와 그 다음으로 산 7 사이에 나왔던 5, 6, 스포트는 완성도와 컨텐츠가 부실해지다가
(심지어 차 바닥에 토미카, 오토아트 등의 로고가 그대로 찍혀나오는 만행마저...)
7에서 다시 부활했다고 하던데, 확실히 즐길거리가 많네요.
데이터 세이브를 위해 유료 네트워크 서비스에 가입하여 항시 접속해 있어야 한다는 건 맘에 안 들지만...
이 수많은 차들을 직접 소유하고 튜닝하며 달리는 것에 비하면 거의 공짜에 가깝다는 걸로 만족합니다. ㅋ
실차 경험에는 못 미치지만, 나름대로 사실감 있고 언제든 즐길 수 있으며 경제적 부담이 없으니!!

드라이빙 어시스트 다 끄고 GR86으로 신나게 휘저어보고 있는데, 너무 재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