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소모가 심해서 보충 후 봉인조치를 받고, 안내받은대로 4,000km 가까이 주행했습니다.
원래는 2,000~3,000km 주행 후 오라고 안내받고 갔으나, 4,000km 때 다시 오라길래 더 탔지요.
오일캡, 딥스틱, 드레인볼트에 봉인 씰이 붙은 상태여서 오일량 체크를 하지 못하니 불안했는데,
역시나 거의 한계였던 것 같습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던 중 오일 압력 경고등이 들어왔으나, 시동을 바로 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차를 돌리기 위해 거의 10초 가량은 그 상태로 시동이 걸려있어야 했습니다.

"...아 XX, X됐다..."

비록 아이들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오일 압력이 낮아진 크랭크축과 로드베어링 사이의 상황이 대번에 상상이 되면서
애마의 고통이 가슴으로 전해져오는 듯 했습니다.

어쨌거나 상황을 수습하여 차량을 입고하였고...

HG240.jpg

입고할 당시에는 경황이 없었지만, 사실 까칠하기 그지없는 성격임에도
평소 그래왔듯 최대한 정중히 차를 잘 부탁드리며 입고했고,
차를 찾으러 갈 땐 잘 부탁드린 만큼 극히 최소한의 성의라 생각하며
구론산 바몬드 20병들이 세트를 들고 찾아갔습니다.
개인적으로 큰 정비에 앞서서 필수라고 생각하는 성의 표현입니다.
돈이 얼마가 되든 안 되든, 정말 힘들다는 건 직접 겪어본 바 말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찾아오던 길에 엔진 경고등이 떠서 다시 되돌아가야 하기는 했으나,
보통 잘 발생되지 않던 소소한 트러블로 인한 것임이 확인되어서
간단히 조치된 후 차를 출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쇼트엔진만 신품 교환이라 블록 상하로는 기존 그대로입니다만,
어쨌거나 가장 부하를 받는 부분이 새로이 교체됨으로써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말 많았던 현기차입니다만, 자동차를 이 정도의 부담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최소한 내국인으로서 냉정하게 돌아보면 굉장히 큰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선 현장에서의 대응이 아쉬운 점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요.

쇼트엔진 교체 후 길들이기 과정을 신차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교체 전 대비 정체되는 출퇴근 구간의 연비가 갑자기 1km/l 정도 오른 걸 보면서,
아...
몸으로 현격히 느끼지는 못했지만 컨디션이 나빠져 있기는 있었구나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2천rpm 전후가 최고일 정도로 낮은 회전수로 운용하고 있음에도
뭔가 좀 더 꽉 찬 듯한 힘을 느끼며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GT4_1.jpg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마음은 변치 않나 봅니다.
스마트폰으로 플스2 기반의 그란투리스모4를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곤 결국 구동에 성공했습니다... ㅋ;;


GT4_2.jpg

"터치스크린은 역시나 한계가 있는 듯" 합니다.
손으로 버튼이 만져지고 눌러지는 감각이 없으니 드라이빙이 전혀 불가능하여,
컨트롤러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