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퇴근길...

 

피곤한 마음에 그냥 집에 갈까 하다가, 런닝머신이나 잠깐 하다 가자는 생각으로 휘트니스에 들렸습니다.

 

간단히 운동을 하고 나오는길...

 

좁은 논현동 골목길, 그것도 앞에 교차로가 있기 때문에 시속 3~4km정도의 클리핑 속도로 가고 있었습니다.

 

앞쪽에서 사람이 한명 걸어오더군요.

 

좌우를 확인하는데 오는 차 없습니다.

 

차가 없으니 액셀을 살짝 밟는데, 앞에서 걸어오던 사람이 갑자기 차쪽으로 오는가 싶더니 이네 오른쪽 사이드미러에서 "툭"소리가 납니다.

 

???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차를 세우고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봤습니다.

 

얼굴로 봐선 40대정도 되보이는 남자.

 

차와 제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이네 "손목이 부러진것 같은데"...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지팡이 할아버지가 떠오르더군요.

 

아 18 x됐다...

 

차를 보니 사이드미러는 아주 멀쩡합니다^^;

 

"많이 다치지는 않으셨는지요?"

 

라고 했더니, 상처가 난지 오래되서 아물고 있는 손등의 상처를 보여주며, "이거 보이죠? 이거 거울이 아주 흉기네"...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는데...

 

"아이고 이거 손에 감각이 없네. 이거 보이죠? 손등이 부딪혀서 농구공만큼 부은거"...

 

이쯤되니 열 제대로 받습니다. 이걸 확 엎어버릴까 하다가, 새해 된지 얼마 안됬는데 일을 키우기 보단 살살 달래서 보내야 겠다라고 이성을 찾고, 적당한 타협점을 찾습니다.

 

그랬더니 "내가 이런거 잘 아는데, 이거 병원가서 치료하면 50만원은 나오는데"...

 

말로만 듣던 네비게이션 합의금이더군요.

 

썩소를 날리며 콧소리를 내며 비웃음을 치니, "근데 나도 조심 안한건 있으니 반반씩 부담하죠"라며 나름 쿨하게 25만원을 제의하더군요.

 

"아저씨 죄송하게 되었습니다만, 이거 제 차 아니고 저희 사장님 차입니다."라고 말하면 좀 봐줄줄 알고, 그냥 10만원에 합의 보려고 했더니 아예 드러 눕더군요-_-;;

 

인내심의 한계를 보여, 가까운 파출소에 가서 해결하자고 하니 "지금 중요한 약속에 늦었는데, 그냥 여기서 합의 하자"며 전형적인  자해 공갈단의 모습을 보입니다.

 

"아저씨, 이거 제 차가 아니어서 뒤를 깔끔하게 처리하려고 그러는거에요. 경찰서 가서 마무리 지읍시다"라는 변명을 하고 네비로 주변 경찰서를 검색, 가장 가까운 구멍가게만한 지구대에 갔습니다.

 

지구대에 뭘 바라고 간것은 아니었지만, 달랑 한명 있는 지구대에 들어가니 소 닭보듯 한번 쓱 쳐다보더니, 아무말 없이 보고있던 신문을 다시 보더군요.

 

'이런 씁... 최소한 무엇때문에 왔는지 정도는 물어봐야 하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어, 먼저 자기소개를 했더니 그제야 관심을 보이는군요.

 

상황 설명을 하자 두손을 저으며, "그거 참 애매합니다. 주변에 CCTV가 있으면 판독할수 있는데 그게..."라며 난색을 표합니다.

 

액땜했다 치고, "저 돈 얼마 없는데... 시간이 늦었으니 제가 나중에 송금해드리죠"라고 하자 얼마나 있냐고 집요하게 묻습니다.

 

"그냥 얼마 없어요"라고 하자, 20만원에 합의 보자고 하여 그 자리에서 합의서 쓰고 끝냈습니다.

 

근데 돈 꺼낼때 제 지갑을 뚫어져라 보더니, "돈 많이 있구만 왜 돈이 없다 그래요?"라며 오히려 따지듯이 묻더군요.

 

대꾸도 안하고 그냥 왔습니다만, 생각할수록 진짜 화나더군요.

 

생각같아서는 그 인간 말종에게 준 수표 분실신고 내버릴까 싶습니다만 -_-;;

 

아무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지만, 그동안 미뤄왔던 블랙박스를 구입해야겠습니다.

 

오늘 지출한 블랙박스 합의금이 생각할수록 아깝네요 >_<

 

4채널 같은것 까지는 좀 오버인것 같고, 가격 대비 괜찮은 제품은 어떤게 있을까요?

 

테드 회원님들의 추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