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들의 오래된 차량의 복원기를 읽고, off-line 모임에 몇 번 나가서 회원님들의 차를 보면서, 차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열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왔었습니다. 처음엔 왜 저렇게까지, 작은 부분 하나까지 하나 고치면서 타나 하는 생각에 너무 차에 대해 집착적으로 대하는 거 아니야 라는 느낌도 솔직히 있었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은 그저 이동수단과 적당한 즐길 수단이 아닌가 하는 기본적인 생각에 가득차서...살짝 흠집이 있어도 뭐 상관있냐는 생각으로...

 

그러던 저에게도 변화가 찾아들었습니다. 너무도 순식간에...

3주 전에 이 넘을 갖게 된 순간부터 생각과 생활이 모두 바뀌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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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식 E55 AMG입니다.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design인 동그란 헤드라이트 e class 모델의 최고 spec의 차량.

겉모습의 깨끗함, 회원님들의 테스트 주행으로 확인한 엔진과 미션의 짱짱함과 깔끔한 관리상태로 만족감을 준 차에게 드뎌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 녀석을 과감하게 몰기엔 미숙한 운전실력으로 그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게 해주진 못하고 있지만, 시도때도 없이 씻어주고 닦아주고 있지요. 그러면서 녀석이 숨기고 있던 상처들을 발견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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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의 세월에 닳아진 운전석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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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해서 생긴 상처인지 모를 가죽의 찢김. 사실 문닫으면 안 보이는 상처이지만, 고쳐줘야 한다는 집착을 갖게 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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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오른쪽 하단의 나사자국 (전 차주가 살짝 원망스러웠습니다. 뭘 다셨길래 이런 자국을 남겨주시다니...사실 다른 사람 눈에 잘 안 띄는 것이겠지만...또 다시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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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뒷도어 도어트림의 가죽뜯김 자국...(극한의 집착일까요...?! ㅡ,,ㅡ)

 

자그마한 것까지 계속 신경이 쓰여서 그대로 있을 수가 없더군요.

과감히 용현동 센스타로 달려갔습니다. 테드 사이트를 통해서 사진으로 여러 차량의 다양한 부분의 복원작업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처음 차의 복원을 해야 할 부분을 센스타 사장님 왈 "와우...이거 종합병원 수준인데요...가죽작업에, 플라스틱 작업에, 직물작업까지..", 센스타에서 해 온 복원작업이 한꺼번에 있는 완성체라고 하더군요. ㅡ,,ㅡ

 

일부 부분은 스스로도 100% 만족할 수준의 복원이 어려울 것 같다는 사장님의 5시간 여의 꼼꼼한 작업 끝에 이 녀석의 상처가 치유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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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차를 가지는 사람은 눈이 커지고, 귀가 열리며, 코가 민감해 진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그것이 차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아니라, 관심을 증가시키는 일이고, 차를 사랑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제가 이제 눈이 살짝 커졌습니다. 이 녀석을 혼자서 숨기며 아파하고 있을 상처를 찾아주려고...

귀를 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 녀석의 자그마한 신음소리도 듣기 위해..

비염이 있는 코도 민감하게 반응하려고 합니다. 이 녀석이 품어낼 이상한 냄새도 느낄 수 있도록...

 

이것이 집착이 아니라, 관심이고 사랑이겠죠?!

여러 회원님들이 이 공간을 통해서 나타내 보여주셨던 ^.^

 

제 차의 자그마한 상처까지 세심하게 치료해 주셨던 센스타 용현점 사장님과 5시간의 작업시간 동안 저를 심심하지 않게 "자동차에 대한 남녀탐구생활"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사모님, 그리고 사모님 뱃속에서 사장님의 노력과 열정을 느끼고 있을 아이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제가 제 차에 쏟을 사랑이 여러 회원님들에 비해 부족하겠지만 함께 나누겠습니다.

이제 차가 방지턱을 넘을 때 선루프 안쪽에서 들리는 덜렁거리는 소리를 잡아야겠습니다.

 

앞으로 회원님들의 관심과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