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회사차 Touareg 3.0 TDI를 몰 때의 일입니다.
차를 주차장에서 빼는 순간부터 뭔가 이상했는데, 자세히 보니 조수석 사이드 미러에 평거울이 박혀있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사이드 미러는 약간 볼록이기 때문에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실제가 더 가깝게 있을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곤 합니다.

좀 더 넓게 비춰야 아무래도 사각지대도 적어지고, 아무튼 평거울을 장착한 차량은 예전에 페라리 F355를 탔을 때뿐이었습니다.

관리팀에 전화로 물어보니 사이드 미러가 깨져서 주문을 넣었는데, 부품이 없어 그냥 잘못 들어온 부품을 장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한 일주일 전혀 도움이 안되는 사이드 미러가 장착된 차를 몰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했습니다.

당장 그차를 몰고 대전을 가야하는데, 왠만한 어른 머리만큼 큰 사이드 미러에서 보이는 것이라곤 한심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제한적이었습니다.

사이드 미러를 통해 제차의 우측을 보면 약 6,7m 옆에 있는 사물이 아무것도 안보이기 때문에 사이드 미러 믿고 차선 변경하면 무조건 추돌인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십수년전에 미국에 있을 때 타던 82년형 볼보도 조수석 사이드 미러가 없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우측은 shoulder check이라는 개념으로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라는 의도의 차량 제작이 통할 때 였으니까 이해가 된다지만 이건 완전히 눈을 가리고 운전하는 기분이더군요.

차를 주차시킬 때 역시 마찬가지로 사이드미러가 없는 차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때 깨달은 것은 우리가 은연중에 사이드미러에 상당히 의존을 많이하고, 깨지지 않는 이상 사이드 미러의 이상으로 불편함을 느낄 상황은 거의 없다보니 그 중요성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단 사이드 미러를 통해 내가 차선안에서 우측으로 혹은 좌측으로 얼마나 쏠려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고, 주차할 때는 사물과 차와의 거리를 그리고 항상 원을 그리는 바퀴의 궤적을 고려해 주차시 사물에 붙이고 떨어지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차선을 바꿀 때 뿐만 아니라 사이드 미러는 또다른 눈이기 때문에 차체가 보일락 말락할 정도의 정확한 각도를 유지해야 운전자가 최대한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운전할 때는 차선이 보이는 각도가 유지되어야함도 물론입니다.

이렇게 한쪽눈을 감고 운전하는 기분으로 운전하던 투아렉도 자꾸 타니까 요령이 생겨 일주일을 타면서 위험했던 순간은 없었지만 운전이 상당히 위축되고 소극적인 운전을 하게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머리속으로 주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지요.

사이드 미러의 중요성은 빗길에서 더욱 더 강조되어야 합니다.
빗물이 묻은 사이드미러는 시야를 상당히 방해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Rain OK같은 제품을 발라두어 발수코팅을 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앞좌석 옆창문도 마찬가지로 발수 코팅을 해두면 빗물이 작게 맺히기 때문에 사이드 미러를 보는 시야가 상당히 좋아집니다.

비가 많이 오는 시즌인만큼 사고의 위험도 높습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신경을 써서 준비하면 속수무책인 상황을 맞이할 확률이 낮아지고, 당연히 사고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 무장하시는 지혜를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