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하게는 testdrive란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이곳이 성격이 가장 비슷하다고 판단되었기에 이곳에 올립니다.

제차는 03년식 Audi A4(B6) 3.0 Quattro 6speed manual입니다. 스포츠 패키지(딱딱한 서스펜션과 낮아진 지상고)등의 모든 옵션이 들어가고, 네비게이션만 없는 풀 옵션 차량입니다. 약4년간 57,000마일을 운행한 차량을 10개월전 구입했습니다. 제가 2번째 소유자이구요.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눈이 전혀 오지 않는 미국의 남부입니다.

그리고, 10년 남짓 운전을 해왔음에도, 수동을 몰기 시작한지는 1년밖에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수동차를 사서 수동 운전을 익힌터라,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고 운전하고 있는 점도 분명히 많을 것입니다.

같은 모델을 타는 사람 혹은 Audi의 다른 모델 보유자께서, 제 글을 읽고 공감이 가거나 이견이 있으신 경우, 의견을 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제 운전에 관해서 의견을 주셔도 좋구요. 아니면 그냥 읽고 넘어가셔도 상관없구요^^.

제가 느끼는 토크 밴드는 대략 2,500RPM에서 3,500RPM 사이 입니다. 2,500RPM보다 낮게 엔진이 돌게 끔 회전 바늘을 유지시켜 두면, 겨우겨우 차를 움직이게는 하지만 무척 힘이 없습니다. 엔진 부조 현상이라는 표현을 쓰시던데, 그 증상이 나타납니다. 무거운 차체와(심리적으로 무겁습니다.), Quattro의 특성(바닥에서 잡아 끄는 듯한 느낌) 때문 인지, 215마력의 6기통이라는 엔진에 비해서는 의외로 고회전 유지를 요합니다. 도로 소통의 흐름을 맞추기 위해서는요. 스트레스 없이 쉬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차라고 말씀 드리기는 힘 듭니다. 3,000RPM이상으로 올려놓고, 그 회전수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는다면, 느리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3,000RPM 이상의 회전수에서의 시끄러운 엔진 소리에 비해서는 가속감이 더뎌서, 엔진음으로 인한 감흥은 크지 않더군요. 1단~2단 사이는 가속감이 둔하고, 40마일(60키로) 이상의 3단~4단 정도는 되어야 가속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변속감은 미국인들은 rubbery하다는 표현을 쓰더군요. S2000의 기계식의 절도있는 딱딱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변속감이 너무 부드럽다고나 할까요.

차체 강성에 있어, 앞 오른 바퀴와 뒷 왼 바퀴만 땅에 닿아있고, 나머지 두 바퀴는 허공에 떠있는 경우에 여지없이 차체 비틀림으로 인한 찌그러지는 소리(까지직~)가 납니다. 도로를 달리다가, 도로상의 상점 주차장으로 들어서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우회전을 하여 단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차를 올리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Quattro및 풀 옵션으로 인한 차량 무게 증가로 인해, 차가 무거워 진 것은 알겠지만, 이건 받아들이기 힘들더군요. 지금껏 타던 차에서는 이런 적이 없었기에, ‘아 이게 차체 강성이 낮다는 경우이구나’하는 걸 처음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원래 차체 강성이 좋은 차인데, 사고가 있어서 나빠진 건지(딜러샵 미캐닉의 점검 결과로는 무사고 차량이랍니다.), 아니면 원래 좋지 않은 차인지, 그것도 아니면 나이가 들면 원래 이 정도로 특성이 나빠지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Quattro에 있어, 과연 이 사륜 구동 시스템의 정체를 잘 모르겠습니다. 혹자는 레일 위를 달리는 듯한 안정감이라고 얘기를 하던데, 전 그 안정감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가스 패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Quattro시스템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여기에 회의가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교차로에서 90’로 회전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대략 15~20마일(약30키로)에서 회전을 하게 되는데, 이때 제 경우에는 이미 브레이크를 밟아서 속도를 줄인 상태에서 가스 패달에서 발을 뗀 상태(기어 중립)에서 회전을 하게 됩니다. 재가속시에 다시 클러치를 연결시켜 가스 패달에 밟을 얹게 되구요. 그렇다면 사륜 구동의 안정성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에, 정작 그 덕을 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급코너(교차로에서 90' 회전시)에서 Quattro의 덕을 보기 위해서는, 억지로 높은 단에 두고 가스 패달을 밟아주고, 재가속시에 다시 낮은 단수로 낮추어주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완만한 커브가 있는 도로에서 중고속으로 달리는 경우라면 모를까, 직선 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경우 혹은 시내의 급커브가 있는 곳에서 저속으로 달려야 하는 경우에 Quattro의 효용성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입니다. Quattro로 인해 심하게 나빠지는 연비와, 심각한 출력 손실을 고려하면요.

그리고 스티어링 휠(핸들) 조작감이 둔한 것은, 원래 4륜 구동의 특성인지, 아니면 6기통의 엔진 무게로 인한 차량 앞부분이 무거움 때문인지도 궁금합니다. 90년대 깡통 옵션의 4기통 일제차가 되려 선회성에 있어서는 훨씬 더 경쾌하더군요.

어차피 75마일(약110키로) 이상으로 속력을 낼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저속에서 가속감을 느낄 수 없는 현재의 차량보다는(Quattro로 인한 동력 손실로 인해), 저속에서 쉬 가속감을 느낄 수 있는 차량(FR혹은 FF)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Quattro로 인한 동력 손실을 상쇄하고도 저속에서 가속감을 느끼려면 A4로는 부족하고, S4 이상으로 가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Quattro의 정체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이는 S4 이상의 아우디를 선택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PS) 쉬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글들을 읽어 왔는데, 막강 제가 하려니 무척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렵네요. 늘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정보만 읽다가, 저도 뭔가 해야될 것 같은 생각에 처음으로 보유기라는 것을 적어 보았습니다^^.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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