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님... 차를 빼시느라 고생하신게 아니고..

여자친구분을 달래시느라 고생하셨군요....

그래도 여자친구분이 도시락까지 싸주시고 부럽습니다 ㅠ_ㅠ

저도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서... 한번 적어봅니다..

전 군대 백일휴가 나와서 친구들과 함께 동해로 떠난적이 있었습니다.

신나게 동해를 휘젓고 다니다가 잘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백사장에 조명이 이쁘게 뿌려지길래 저기서 잠깐 놀다가자며 차를 그쪽으로 향했죠

근데 보도블럭으로 깔려있던 길이 백사장 중간쯤에서 점점 좁아지더니

없어지는겁니다... 그래서 차를 돌리려고 그 좁은곳에서 후진을 했다가

다시 전진을 하는 순간... 터억....

앞바퀴가 빠지더군요;;; 대책 없었습니다...

이것저것 고여보다가 포기하고 그냥 옆에서 돗자리 피고 삼겹살 구워서 술을 마신 후

차에서 그냥 잠을 자버렸죠...

웅성이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총을 든 수십명의 군인이 차를 둘러 싸고 있더군요...

어찌나 놀랬는지... 나... 휴가증 어딨지?? 하면서 막 뒤적이고 있었는데...

군인들 중 소대장으로 보이는 중사 왈 :

"저희가 차 건져드릴까요??"

.........

왠지 압도되버려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사실 군인이 머릿수 많다고 차를 들어서 옮길 정도는 아니잖아요;;)

여튼 그렇게 잠에서 깨어... 옆에서 또 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고...

지나가던 소렌토며 코란도며 불러다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제대로 된 와이어는 커녕... 빨랫줄도 없어서... 이것저것 끊어먹다가...

결국은 바퀴 종이박스 깔고 자키로 바퀴 뛰운 후,

바퀴 밑부터 종이박스 길을 만들어서 나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4륜구동의 SUV나 RV들 중... 견인 줄 달고 다니는 차량을 볼 때면

항상 그 일이 생각납니다..

더불어... 와이어를 단 차량을 보면...

참 고마운 사람들일꺼다...라고 생각하곤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