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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쪽 중계는 해설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에 배경 지식이 별로 없어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중국GP는 일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는데 일본 GP가 폭우속 드라이버들의 기술과 고충을 볼 수 있었던 경기라면 이번 경기는 피트의 고충과 전략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던 것 같네요.
태풍의 영향으로 비온뒤 살짝 개어 노면이 말랐다가 다시 비가 내리기도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였고 그에따른 피트의 대응이 대단히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모두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로 시작했는데 부분적으로 마른 노면을 노린 웨버 마루타를 시작으로 눈치만보던 모든 팀들이 줄줄이 소프트 컴파운드 드라이로 바꾸면서 26랩에는 한번에 8대가 피트인 하는 진풍경도 연출합니다. 이때부터 점입가경이었죠.^^
그중 알론소는 하드 타입을 선택하였다고 하는데 처음 선두에서 피트인했던 해밀턴이 교환하려던 타이어가 어떤 타이어였는지도 궁금합니다. 당시만해도 기상상황이 어찌될 줄 몰라 해설자도 풀ㅇㅞㅅ으로 가지않겠느냐 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후는 마른 노면만 찾아서 트랙을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경기가 진행되다가 다시 비가 내리면서 또 줄줄이 스핀아웃하고, 예선 포지션은 좋았지만 시작하자마자 첫코너에서 코스 아웃해서 골찌로 시작한 슈마허는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펼치다가 결국 리우찌에게 뒤를 받혀 스핀합니다. 슈마허는 상하이 우승 경력이 있다고 해서 뒷심을 기대했는데 아쉽게되었습니다. 도요타 피트의 타이어 사건도 그렇고 F-1 이란게 돈만 많다고 잘되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해밀턴의 경우는 피트 전 최대한 2위 키미와의 순위를 벌려놓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첫 피트인에서 어떤 타이어로 가야할지도 애매했던 것 같고, 결국 이 첫 피트인이 그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했지요.
인터미디어트는 특성상 마모되어 흠이 없어지면 슬릭타이어가 되어 마른노면에서 최고의 그립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다만 그 시점이 지나서 마모가 더 진행되면 속의 구조물이 드러나면서 이번 해밀턴의 경우처럼 빙판을 달리는 꼴이 되기 때문에 멕라렌팀의 결정은 도박에 가까웠고 적당히 완주만 하면 되는 그의 입장에서 무리를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해밀턴의 피트이후로 다른 드라이버들도 주유를 위해 피트를 거쳐가는데 37바퀴 남은시점에 피트인했던 라이코넨의 앞타이어도 완전히 슬릭이 되어있었습니다.
해설 내용 중에 해밀턴이 중국GP에서 알론소를 누르고 챔프를 확정지으면 알론소를 머신에서 내리고 팀의 테스트 드라이버를 브라질GP에 투입할 계획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멕라렌팀과 알론소의 갈등은 생각보다 골이 깊어진 것 같습니다.
아뭏튼 해밀턴에게는 아쉽게 되었지만 대단히 드라마틱한 경기 결과였습니다.
한동안 선두를 얻었던 쿠비싸의 경우는 기어박스 고장으로 (생애 두번째로 선두를 가져봤다던데) 리타이어하고 반면 예선에서 페널티를 받아 12위로 출발했던 베텔이 1번의 피트로 4위를 가져갔구요. 초반 5위를 잘 사수하던 쿨싸드는 다시 비가 왔을때 스핀아웃하면서 아쉽게 8위로 마감하였습니다. 일본에서 2위에 입상했던 코발라이넨은 경험부족으로 방어가 서툴다고 생각했는데 14위에서 시작해서 9위로 경기를 끝낸 것을 보면 1번의 피트로 무거운 머신을 이끌고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중간에 르노 2대가 로즈버그를 샌드위치 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이후 한대가 로즈버그와 동반으로 코스 아웃하기도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페라리에게는 기쁜날이기도 했구요. 페라리 데이랄까요.^^
스파이커를 제외한 페라리 엔진 무려 6대가 상위 10위에 입상하였고 보너스로 이번 라이코넨의 우승이 페라리 F-1 통산 200승째 이라고 합니다.^^
2007.10.08 15:17:40 (*.120.90.1)

맥라렌은 해밀튼이 챔피언이 되길 바라는 상황입니다. 며칠 전 알론소는 스페인 언론에, 맥라렌이 자신의 머쉰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상세한 리뷰..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