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이름을 붙이긴 아무래도 좀 멀쭘하고 해서.. 제 이엡이를 명근님처럼, EF-s 라 불러주기로 지금, 결정했습니다. ㅎㅎ 지난 몇일 간, 이엡이의 미션과 몇군데를 리뉴얼 해줬습니다.


3단 싱크로가 급격히 안좋아져, 4단에서 다운시프팅 시 쇠갈리는 느낌+소리가 심해지고.. 2단 시프트 다운이나 각단수의 변속이 껄끄러워 미션케이스를 리웤제품으로 통째 교환하였습니다. 클러치 디스크와 압력판을 교체 해준지도 만 3년이 지나, 새끈하게 갈아 주었고요.. 스타트때나 변속시 꿀렁임이 점점 더해져, 엔진 미미를 새걸로 싸악~ 교환 해줬습니다. ♬


2 년 가까이 사용한 전륜 타이어 내측이 완전 마모되어, 민자 트레드가 됨에.. 2piece 의 타이어가 필요했는데.. 마침 여분타이어를 갖고있는 세라토전 선수, 한정구님께로 부터 내년시즌 레이싱용 타이어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빌미(?)로 무료임대를 받았습니다. 저는 수개월 간, 뽀송한 일상스포츠용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어 좋고.. 한정구님은, 타이어를 미리 분양해서, 적절한 시기에 레이싱 용으로 쓰실수 있는거죠. 도랑치고 가재잡고~ ㅎㅎ



실은 몇일 전.. 지난 4년 간 함께했던 이엡이를 가까운 후배에게, 반증여 식으로 인계할까 생각 했었드랬습니다.  다른 면 보다는, 당분간 경기출전에 더 집중할까 해서였지요. 자식들도.. 한 녀석이 입시때면, 다른 녀석에겐 소홀하게 되듯이.. 미워서가 아니라, 좀 더 애지중지 해줄 친구에게 분양해줄까 하는 마음이였지요.

굳게 마음 먹었다가, 주차장에 빨간앙마랑 나란히 서있는 녀석을 보니, 새록새록 아쉬움이 생기는 겁니다. 다소 어려운 시절을 군소리 없이 함께 견뎌준 녀석이기도 하거니와, 작년 가을 국내 최고의 마이스터 양상규님의 '신의 손'으로 기를 불어넣어준 이엡이의 시리우스가.. 한껏 좋은 컨디션을 내고있고, 엄청난 출력은 아니여도 스티어링을 잡을때마다 뿌듯한 만족감을 선사해주기 때문이였지요.

녀석을 인계하고.. 일년쯤 후에, 파워풀한 후륜구동으로 가보려는 마음이였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라, 상큼하게 리뉴얼 해주어 아들럼이 대학에 들어가는 내년 후반쯤, 믿음직한 파트너로 물려주자..라는 생각으로 바꾸었지요. 이번 리뉴얼 작업으로 인해, 이엡의 감성이 매우 좋아져 무지 만족 스럽습니다. 마치..독일 세단을 모는것 같은 탄탄한 느낌을 줍니다.



오늘 아침일찍, 일부러 아들녀석을 정릉까지 데려다 주면서 열려있는 내부순환로를 호쾌하게 달려 봤는데.. 움직임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일단.. 엔진미미를 교체해주니, 변속시 진동이 줄고 탄탄한 느낌으로 돌아와 직답적이지만, 적당한 완충감이 더해져 드라이빙이 매우 즐거워졌습니다.

클러치와 압력판을 교체하며, 유격을 타이트하게 당겨주었더니 군더더기 없이 착착 달라붙는 클러치 밀착감이 좋아져, 쫀득한 느낌과 함께 동력손실이 줄어.. 가속력도 상당히 향상 되었습니다. 날씨까지 차가와져 가뜩이나 포효하는 녀석의 엔진과 궁합이 맞아 들어가, 기어노브를 잡은 오른손에 포만감이 그득해집디다.

새로 장착한 전륜(SPT 215/45/17) 타이어는 후륜 K104 보다 조금더 강한 그립으로, 전반적인 운동성이 약 오버 성향으로 바뀌며, 한결 스포티한 주행감을 선사합니다. 간간이 달리는 차들사이로 칼질하며 미끄러져 들어가는 기분이 황홀합니다. 아침 도로의 산뜻한 그립감이 더해져.. 달리는 내내 상쾌한 기분이더군요.

9년 된 노후차대임에도 불구하고, 리뉴얼 작업하는 동안 하체를 살펴보니 부식된곳도 없고.. 주행중 잡소리 하나 나지않는게, 겉은 좀 됐지만 속은 완전.. 새 독일차 같은 느낌입니다. ㅋ 작년 여름경 교체해준 빌스타인 스포츠댐퍼는 탈수록 좋은 선택이였다는 느낌이 듭니다. 직답적이면서 기분나쁘지 않을정도로 탄력있는 바운싱.. 후륜의 잔진동 없는 추종감은, 새타이어의 탄성감과 맞물려 이상적인 감성을 보여주는 군요.



너무 만족스러운 아침 드라이빙 후 돌아와, 주차장에 세워놓고는..한참을 어루만지다 조금 전에 빨간앙마로 바꾸어 타고 나왔습니다. 18 일 경기까지 이젠 당분간 빨간앙마 녀석을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어야 하기 때문이죠.^^

자동차를 의인화 하는걸 별로 반기지 않는 성향이지만..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비로소 의미있는 존재가 되듯이,
내게 있어 녀석은, 아껴주는 만큼 꼭~ 보답한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