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고 해서, 집 근처 현대차 전시장을 들렀습니다.
이미 배지운님의 자세한 임프레션이 올라와 있으니 간략하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게다가 저는 사진도 찍지 못했습니다...^^;;)

제가 찾은 전시장에는 Turbo-R 모델을 들여놓았습니다.
자동미션, 에어백, 선루프, 브렘보킷 등이 모두 들어간 이른바 '풀옵' 차량입니다.
색상은 TV광고 차량과 동일한 짙은 회색입니다.

첫 인상은 '크다'
사진상으로는 투스카니보다 조금 큰 정도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거의 소나타와 비슷한 체격으로까지 보였습니다.
아마 넓은 전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몇 개의 곡선이 꼬여서 캐릭터라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앞 뒤 어느쪽에서 봐도 충분한 일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히죽 웃는 모양의 프론트 그릴이 실제로는 어떨지 궁금했는데
전시장 공간상 차의 앞모습을 한눈에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전면부에 대한 평가는 일단 유보해 두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디자인의 독창성 또한 높이 살만 합니다.
신차가 발표될때면 언제나 나오는
'저 부분은 뭐 닮았네'라는 코멘트가 안달리는 점만 봐도 알수 있지요??^^

실내 인테리어는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디자인 사이에 충분한 연계성이 느껴지며,
각종 버튼의 작동감이나 조립 단차 등도 이 가격대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제네시스 세단이 가지는 실내디자인 품질을 고려한다면,
3000만원 전후의 스포츠쿠페로써는 전혀 손색이 없는 실내 품질이지만,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준에는 조금 못미친다는 느낌입니다. (과욕인가요?^^)

한 가지 칭찬하고 싶은 것은
문을 닫을 때 느껴지는 묵직하면서도 확고한 느낌이
이전세대 국산차에서 느껴지는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유수의 수입 명차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무딘건가요?^^;)
'도어 감성'이라고나 할까요?
이런 면은 차의 감성품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들 관심을 가지고 계신 시트포지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 역시 키가 무척 큰 편이라(187cm) 시트포지션과 헤드룸 공간에 민감합니다.
헤드룸 공간이 CLS 뒷좌석 정도만 되어도 고개를 바로 세우지 못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회원분들이 남겨주신 코멘트를 보며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었던 점이
'내 앉은키로 헬멧을 쓰고 탑승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먼저 차량을 탑승했을 때 머리쪽이 답답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실내공간 자체가 꽤나 넓은 편이라 그런듯 합니다.

시트포지션의 높낮이 조절폭은 일반적인 수준을 조금 상회하는 정도이며
가장 낮은 위치로 세팅하고, 전후 위치, 시트 각도 등을 모두 세팅했을 때
머리 위로 손바닥 두개가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헬멧을 쓴다면 부비적거릴것 같습니다.
제가 투스카니를 타본 적이 없어서 투스카니와의 비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애프터마켓 버켓시트로 교체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겠으나,
순정 시트의 디자인이나 질감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고민이 될 듯 합니다.

실내 수납공간은 딱 고만고만한 정도이며,
실내 조명이나 라디오 등의 편의장치는 작동시켜보지 못해서 언급을 생략하겠습니다.

뒷좌석 공간에 대해서는 애초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지만,
차를 보러 온 이상 커다란 덩치를 구겨넣어봤습니다.
1분도 버티지 못하고 "2+2!!"를 외치며 서둘러 내려야 했습니다.
성인남성이 탑승하여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못됩니다..ㅜㅜ

엔진룸을 열어보았습니다.
일단 종치식 레이아웃과 그 옆에 보이는 골뱅이가 무척 감동적입니다.
순정으로 달려서 나오는 스트럿바 또한 인상 깊습니다.
요즘 차 답지않게 엔진커버는 적게 사용하였습니다.
3.8 엔진까지 들어가는 엔진룸이니만큼, 2.0 터보에게는 공간이 많이 넉넉합니다.

휠 디자인(19인치)은 대단히 마음에 듭니다.
만약 이 차를 산다면 당분간은 휠 교체의 욕구가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브렘보 브레이크킷의 포스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스포크 타입을 선택했습니다.
하이퍼실버 도색이 적용되어 금속과는 사뭇 다른 그로시한 느낌을 주며
휠 청소하기도 무척 쉬울것으로 보입니다. ^^
225/245-40-19 사양의 RE050A가 순정 타이어로 들어가 있습니다.
국산차 순정 타이어로는 최고가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트렁크를 열어봅니다.
차의 전폭이 넓은지라 트렁크도 넓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뒤로 좁아지는 디자인인지라 생각보다 넓지 않습니다.
게다가 입구가 작아서 골프백 같은 것은 넣기 어려울 듯 합니다.
벤치폴딩 시트가 적용되어 있지만 입구의 한계 때문에 수납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대충 준중형 세단 정도의 공간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차를 보는 동안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방문해서 많은 관심을 보이더군요.
13일 출시 예정이라 아직 브로셔가 깔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브로셔는 못받아왔습니다.
시승차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Turbo P에 커튼 에어백(570,000), 브렘보 킷(1,700,000)정도만 해서
애프터 마켓 시장 동향에 따라 간단한 튠업을 해주면 재미있게 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벌써 28,680,000이니 첫 느낌보다는 비싼차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