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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부졸업 직후부터 10년 정도 모 유러피언 군수산업 그룹의 국내관계사에서 일했습니다.
주축은 프랑스와 독일쪽이었는데, 아무래도 프랑스쪽의 파워가 더 컸던걸로 기억합니다.
이런저런 추억이나 후일담도 있지만, 가까이는 얼마전 있었던 해상사고 세X호때 출동한 기체들의
이야기나 한국형헬기 개발, 청와대 지휘헬기 선정, F-X 사업에 대한 것들 등 별건 아니지만 말하기는
뭣하고 해봐야 사실 별거없는 일화들이긴 합니다. 뻔한 얘기거든요.
전적으로 사견이지만, 유럽 사람들과 일해본 경험으로는 프랑스사람들은 정말 약속을 안지키고
본인 말에 대한 책임도 안지는데다 뭐 그런것들이 있었습니다. 애써 명문화 된것도 헌신짝처럼 버리기
일쑤였죠. 약속파기는 해버리고 핑계는 나중에 ㅎㅎ
반면, 독일쪽 친구들은 정말로 정확하고 계약이란것은 서로의 업무에 대한 상징적 약속일 뿐
서로 지향하기 위해 정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계약의 본질이라 생각하며 부단한 노력과 도움도 아끼지 않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행도 가보고 출장도 가봤지만, 저는 그래서 중년이후 독일남부에서 1년에 한달쯤씩 머무르며 살고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매력을 듬뿍 느끼고 있습니다.
한번은 어떤 회의자리에서 우리나라와 프,독 3국 사람들이 모인적이 있었는데, 한참 회의를 하다가
원리원칙적이고, 늘 정확한 독일스텝들에 대해 반감을 가진건지 뭔지 브레이크할 때, 프랑스쪽에
짬밥안되는 한 친구가 담배를 피워물더니, 마침 자리를 비운 독일쪽 친구들을 거론하며
'저 자식들은 유도미사일 개발할때도 매연나오지 말라고 저공해연료를 연구할 놈들이야~ 하하하하하'
하면서 자기들끼리 웃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웃어버릴 생각은 없었던건 물론이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니 대체 폭스바겐이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에서 규제를 높이했다손 치더라도 그것에 적합하게 조절했거나 아니면 시장진출을 포기했으면
이런일이 없었을텐데... 계산이 그렇게 간단한게 기업활동은 아니겠지만요.

투싼ix R2.0에도 같은 이슈가 터졌는데, ECM업데이트 이후로는 확연히 떨어진 연비와, 느껴질정도로 하락한 중속대역의 가속저하가 와닿았었습니다.
R엔진의 순정성능에 누구보다 만족했던 사람이였던지라, "어쩐지... 이상하리만큼 잘나가고, 연비도 좋더라니..."라는 한탄과 함께, ECM업데이트 이후에 3번의 수정을 거친 ECU맵핑을 하기는 했지만...
독일디젤들의 그 놀라운 성능과, (자칭)친환경이라는 홍보문구를 보면서 "국산디젤은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Das Auto를 읊던 폭스바겐이 그랬다니... 라는 실망이 없지는 않네요.
지금도 엑센트 디젤과 투싼을 같이 타는 입장으로서, 앞유리에 붙어있는 "저공해 자동차 3종" 스티커가 새삼 의심스러워 집니다 ^-^;
주변사람들에게 굉장한 연비(엑센트 평균 23km/L, 투싼 평균 15km/L)와
가솔린대비 낮은 Co2배출량을 자랑스럽게 전하면서, 장거리 런너에게는 디젤이외의 선택지는 없는거다! 라고 외쳐대던 사람이라서...
"가스바겐", "더티디젤"이라고 비난받는 경유차에 대한 생각이 이제는 조금 바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친환경과 경제성, 그리고 고성능은 정녕 공존되기 힘든것인가... 다음차는 정말로 지독히 재미없는 하이브리드를 타야하는걸까...라는 고민도 덧붙혀서 말이죠 ^-^;

공연비를 재어가면서 다이노 위에서 맵을 수정하고, EGR쿨러 부분은순정과 동일하게 제어하는것으로 튜너와 타협을 봤습니다.
ECM업데이트 이후에 서로 다른 다이노 데이터이긴 하오나, 노멀 170PS/35KG.M의 수치에서 164PS/34.1KG.M으로 출력의 저하부분을 체크했고.
자동변속기이기에 수치를 조금 많이 양보해서 214PS/45KG.M으로 최종 마무리가 되었습니다.(수동이라면 220PS 이상을 찍을수도 있었을거라고 합니다만 ^-^;;)
연비는 동일구간 85-95km/h의 크루즈컨트롤 사용 주행시 트립컴퓨터 기준으로 11~12km/L정도였던것이 13~15km/L정도의 수치로 올라갔는데, 이는 맵핑이전의 동일구간 주행연비였던 14km/L과 비슷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에어콘 미작동, 엑티브 에코 작동, 수동모드로 6단 고정)
어쩌면 양심에 따르는 문제겠지만, 종종 EGR쿨러의 카본누적등을 이유로 EGR제어쪽을 건드려달라는 오너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DPF재생은 평균적으로 250~350KM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DPF탈거 같은 부정한 방법은 처음부터 고려도 하지 않았습니다 ^-^;;;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사태는 모종의 미국이 독일 길들이기 내지는 미국 자동차산업 부흥을 위한 한수 가 아닐까 추측도 해봅니다. 알고 있었으나 참아줬다가 한방에 훅보내는 전략 이런거 아니었을까요?

먼저 F-X사업도 여러차례가 있었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F-35관련 사항은 우리 조달관계측의
언론플레이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시다시피 F35의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었고
장차 F-16 과 같이 자유진영 공용전투기의 위치를 차지할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레이더나 스텔스기술처럼 기존과 많이 다른 최신기술들이 듬뿍들어있는데, F35 는 초기개발때부터
일종의 컨소시엄의 형태로 참여국의 자본과 기술을 꾸려서 시작한 형태거든요. 물론 주도는 미국이
했으니 가장 권한도 크구요. 어지간한 항공선진국들은 거의가 참여했기 때문에 거래조건이 당연히
그 내부그룹에는 호의적이고 기술이전이나 공유의 폭도 큽니다.
우리는 그런 과정없이 완성기체를 사오고자하는 계획이므로 당연히 최신기술의 이전은 기대하기
어렵고 의회승인이나 이런거 없이는 절대불가할겁니다. 그걸 마치 달라고 최선을 다 해봤지만
통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면피성 발언을 하니까 미국으로서는 황당할 노릇이겠죠. 국내 관계자들도
윗선에서 쪼니까 해본다 해본다 했겠지만, 애초에 될 수 없는 딜입니다.
전투기는 그 액수 못지않게 상징성도 크기 때문에 어느나라 기체가 도입되는지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데이터공유나 합동훈련, 무장공유같은 문제 때문에 미국제 이외에는 될리가 없는 사업입니다.
제 경우는 BAE랑 EADS 쪽에 관련했었고, 저희 회장이 자꾸 헛물을 켜길래 되지도 않을일에
힘빼지 마시라 했었는데 뭐 결국은 계속 물먹었죠. 저 개인적으로 사업적으로는 잘 된 경우라고 봅니다.
그때 유로파이터 같은걸 사왔으면...ㄷㄷㄷ 상상도 못할 얘기죠.
그리고 첨언해서... 기술이전이라고 하면 뭐 대단한것으로 인식들 하시는데... 뚜껑을 열어보면
한숨나올 때가 많습니다. 담당자들의 협상력 자체가 떨어지는데다 늘 통수에 통수나 맞기 일쑤죠.
아마 다시 들춰보면 기술이전이나 절충교역 같은쪽... 스캔들도 엄청날 겁니다.
까다로운 워런티조건, 형편없는 a/s도 그렇고 한국직원들 없는 죄 만들어 함부로 자르며 인종차별도하는 나쁜 회사입니다.특정 소재로 부품을 쓸지 말지 정도도 이사선까지 결정되는 일인데 SCR빼고 ECU로 장난치는걸 협력사도 아는데 과연 아랫급 직원들 선에서 이루어졌을까 싶습니다. 근데도 회장은 나몰라라 하구요.(의사결정 구조상 회장이라면 정말 몰랐을 수도 있겠구나 싶지만 피에히도 공돌이 출신이고 꼼꼼했던 사람같은데 과연 몰랐을까 싶은)
80년대에 아우디 5000급발진 이슈로 미국고객들에게 오만한 자세로 굴어 브랜드 가치가 추락하며 00년대 들어서야 겨우 프리미어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다던데 이번에도 역시 그럴만한 놈들이라 생각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