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은 내가 너무 귀여워하는 조합인 뉴비틀 + 뚜껑따 + 아이보리)

옛날에 잠시 같이 살았던 동생녀석은 정말로 "덜렁이" 유전자를 타고 났었죠. 팔이나 옷으로 물건 치고 걸려서 떨어뜨리고 깨트리고... 뭐 하나 하는일들이 정리되는게 없고 벌려놓기만 하고 엉망진창.. 누군가 옆에서 정리해주지 않으면 일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었는데, 누군가가 옆에서 정리를 해주면 더더욱 안심하고 방심해서 더 덜렁대고 다녔답니다.

작년에 오랜만에 만난 그 녀석, 정장을 입고 있어도 덜렁거리는 성격은 남아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잠깐 같이 차마시고 나왔는데, 주차도 엉망으로 해 놓아서 차앞에 몇사람이 뚜겅열리게 화내면서 전화기 들고 견인차 부르며 난리치고 있었습니다. 차주가 도착하는걸 보고 이구동성으로 소리치던 첫마디는 :

"웨에 차에다가 연락처를 안남겨요??"

뭐 암튼 사과하고 아무일 없게 무마하고 그녀석 차를 타고 가면서 저도 물었습니다.
나 : "차에 연락처는 남겨 놓지 그래?"
그 : "차에 연락처를 왜 남겨? 좋을 거 없자나."

친하던 동생이라 뭐 제가 별 지랄 안하고 넘어갔지만, 솔직히 아는 사람 아니었다면 최악의 인간 타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솔직히, 지금 직장 동료 중에서도 저런 덜렁스타일 몇명 있는데, 옆에 가까이 있으면 골치아픈일 많지요. 그 사람 역시 차에 연락처를 남겨놓고 다니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한 스타일인 사람이기 때문에 차에다가 연락처를 남겨두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나쁜 경험을 많이 하게되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 (그러니 더더욱 연락처 안남기게 되겠죠)

요즘 제가 사는 주상복합... 산지 1년반쯤 되었습니다만, 가만히 돌아보니 이렇습니다.
주차를 하고 들어오는 길에 남의 차에 실내등이나 미등이 켜진채로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저러다가 방전되서 고생하지" 싶어서 되도록이면 연락처로 전화를 해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등이 켜져 있는 차들은 대부분 연락처가 없다는거어~!
등이 켜진 차에 연락처가 있어서 연락해줄 수 있었던 경우가 그동안 딱 한번밖에 없었다는 기억이 스믈스믈 나면서, 정리가 되면서, 점점 선입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차에 등 켜놓고 가는 사람은 정리가 안되는 사람, 연락처도 안적어 놓는 사람"
주차된 자신의 차를 한번 돌아보지도 않고 쌩 가버릴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이라는 식의 - -;;

물론, 그렇지 않은 분도 뭔가 무지 급하고 바쁘거나, 평소와 달리 동행이 많았거나 짐을 내리고 정신이 없는 등의 상황에 등을 켜놓고 가기도 쉽겠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런 경우라면 차에 연락처가 있을 가능성 높을 것이고, 연락받고 와서 등을 끄겠지~
하면서 다시 굳어지는 생각 - -;;;;;

스스로, 선입관이나 편견은 생기면 생길수록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에 이렇게 생긴 선입관도... 잘못 생긴 그 무엇이겠죠? ^^;;;
그러려니 생각하며 없애보려고 무던히 신경 안쓰고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