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상규입니다.
그리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나른한 토요일 오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영화를 봤습니다. 중학교 학생들의 농구에
관한 영화입니다. 영화에서는 대학리그 유명한 감독이 징계를 받고
우연히 중학교 최하위팀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이었습니다.
그 감독의 거칠고 오만한 팀관리가 문제가 된 영화인데 영화중에서
중학교팀의 여교사와의 관계가 개선되어 가는 과정이 이채롭습니다.
듣기로 그 여교사가 아주 싫어하는 타입(소문에 의하면)의 감독이지만
실제로 부딪히며 새롭게 발견해가는 그 감독의 진면모를 보면서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비업계, 튜닝업계에
종사하시는 미캐닉분들이 나름 기술을 가지고 자신의 업종에 종사를 하며,
일반 대중은 그러한 미캐닉의 정비를 받는 과정에서 종종 서운함과 불신
아쉬움이 표출되는 경우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제 경우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선반가공을 해야할 상황이
생기면 늘 한곳만 찾아갑니다. 이유는 물론 제가 원하는 퀄리티를
제대로 뽑아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대충 여러분들이 샵에 가셔서 느끼시는것처럼 필요한 만큼만
작업을 해주더군요 그래서 방법을 달리해봤습니다.
갈때마다 제가 손님이지만 가급적 그곳에서 작업중인 작업에 영향을
안받게 시간조정도 하고 음료수 혹은 담배라도 들고 가서 격려 아닌
격려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친해지면서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제가 가면 하던일 제치고 돈도 안되는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먼저 해주십니다. 연배도 저보다 한참 위인 어르신입니다.
하다못해 베어링까지도 깍아주십니다 감동 ㅠ.ㅠ
전 이방법을 제가 다니는 모든 거래처에 적용해 봤습니다.
물론 단가를 흥정 하지도 않습니다. 단 1원도 싸게 해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다니는 각종 가공집들에서는 제가 가면 하던작업 멈추고
지그를 바꿔서 돈도 안돼고 까다롭기만한 제 주문을 모두 수용해서
기쁘게 작업을 해줍니다. 행복한 놈이죠 전....,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매니아란것이 자동차만 좋아하고
자기차만 아끼고 그래서는 안되는건 아닐까? 란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진정한 매니아라면 다소 실력이 모자라는게 눈에 보이는 정비사라
할지라도 진심으로 믿어주고 진심을 전하면(때론 음료수 같은 뇌물도 주며 ㅎㅎ)
하나라도 더 성의껏 점검해주지 않을까요?
정비사의 기술이란게 사실 그렇습니다. 모든 분야에 다 잘하지는
못합니다. 자주 안하는 부분은 조금 쳐지기도 하고 또 자주 하던 부분은
잘하기도 합니다. 이는 샵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느샵에 가면 어느부분을 잘하고 또 그샵에서 못하는건
다른샵에서 잘하고 모 이런게 아닐까요?
실상 저보고 차 겉모습을 이쁘게 꾸며 보라고 하면 아주 못합니다 ㅠ.ㅠ
썬팅해 보라고 하면 그 또한 못합니다 ㅠ.ㅠ
하지만 제 전문분야인 엔진을 내려서 작업해 보라고 하면 그냥
남들 보기엔 어설프지 않게는 합니다.
내 차를 맡길때 즉 다시 말하면 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차를 맡길때
매니아인 여러분들이 먼저 한 걸음 다가서서 상냥하게 존중하며
부탁을 할때(간혹 캔커피도 주면서 ^^;;) 성격 자체가 비뚫어진 사람이
아니라면 그분들도 볼트 하나라도 성의껏 작업하고 점검해 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왜? 난 돈내는 손님인데 내가 내는 돈을 받고
먹고 사는것들이 손님을 몰로 보는거야? 이럴게 아니라 남보다 내가 먼저
한발 다가서는 그런 모습을 보일때 진정한 매니아의 한 부분이 완성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면 분명 매니아적 측면에서 볼때
자질도 실력도 부족해 보이는 정비사라 할지라도 그 정비사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보답이 올거라 생각해봅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매니아라 칭할 수 있는 분들의 솔선수범으로
정착되어갈때 정비사는 고객을 맞을때 기쁜마음으로 맞이하고
고객은 차를 맡길때 신뢰하며 맡길 수 있는 그런 풍토를 조금은
앞당기진 않을까라고 우매한 머리로 생각해봅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전 와이프가 마트 가자고 해서
이만 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