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과 유럽여행 중인 이규원입니다.

제가 어제 오늘 뉘르부르크링에 다녀왔습니다.

 

어제는 오후 2시부터, 오늘은 오전 8시부터 퍼블릭 오픈을 하는 날이었죠.

저는 뉘르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Koblenz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뉘르에서 60km 거리이고 아우토반은 경유하여 약 40분 거리 정도 됩니다.

 

어제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잘 다녀오긴 했습니다. 

사실 어제 오후에 Koblenz에 도착해서 시내구경을 갈까? 뉘르를 갈까? 살짝 고민했는데

코블란츠 시내에 특별히 볼게 없다는 판단에 뉘르로 직행했습니다.

이게 나중에 보니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아래에서 얘기드리겠습니다.

 

참 차량은 그냥 지금 이용하는 르노 라구나 에스테이트 디젤 2.0 130마력 6단수동입니다.

리스차에 대한 특별한 규정은 없고 어느차나 대부분 사고시에는 보험커버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감행했습니다.

이 차도 써킷에서 타보니 정말 놀랐다는.. 이것도 다시 얘기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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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르가 가까와졌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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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니 이런 차들이 차고 밟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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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차들도 흔히 보이구요.

 

드디어 입장.

저는 옆자리에 와이프, 뒷자리 카시트 2개에 만3세, 1세 아이들을 태우고 진입해도 별다른 제지는 없었습니다.

다만 캠코더를 보더니 사진이나 레코딩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알았다 그러고 다시 찍으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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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같은 다운힐-업힐로 이어지는 구간이 많은데 정말 차와 내가 짜부러지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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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업힐 좌코너는 자신있게 공략해 볼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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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도 써킷에서 자유자재로 요리하게에 알맞은 차로 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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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모드 차량을 제외한 유일하게 따라갈만했던 구형 씨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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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형 알파도 털털거리면서 잘 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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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족들을 내려놓고 다시 어택.

 

정말 길고 높낮이가 다양하고 코너가 많아서 한두바퀴로는 간도 못보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총 21km 중 15km 지점정도 지나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내가 살아있는 건가? 운전하고 있는 건가? 뭐 이런 느낌까지도 듭니다. 코스가 기니까 정신집중이 안되 코너공략이 힘들어 지더라구요..

 

그래도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에서 원없이 (휘발유가 아닌) 경유를 태우고 오니까 정말 후련했습니다. 차가 무겁고 출력이 약해서 기록한 최고속은 185km/h 정도였습니다. 랩타임은 재보지 못했다는..

 

가끔 메르세데스 C300이나 순정 GTI같이 넘사벽의 차가 아닌 경우 라인을 졸졸 따라가며 빡세게 달려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차가 받쳐주지는 못하다 보니 오버페이스로 코너진입한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놈의 패밀리 왜건이 자세를 참 잘도 잡더라구요. 숏코너에서 언더스티어가 나면서 방호벽을 향할때도, 연속코너에서 뒤가 털리기 직전에도 항상 자세제어장치가 마지막순간에 매끄럽게 개입해서 방향을 잡아주더라구요. 대부분의 국산차에서 자세제어장치는 귀찮기만 한 존재였는데, 이 차의 경우 마지막순간까지 절대 개입하지 않다가 도저히 안될지경에 살짝 개입하는데 거의 느끼기 힘들정도여서 마치 '내가 운전을 잘하는구나'로 착각할 정도의 깔끔한 개입이었습니다.

 

기본 서스펜션 세팅도 승차감과 조정성을 충분히 잘 살려 훌륭하고 무슨 프랑스인들은 패밀리왜건을 이렇게 만드냐 싶을 정도로 하체 세팅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중속영역에서는 독일차보다 낫다는 생각도 드네요. 다만 170km/h 이상 고속에서는 프론트가 바람타듯이 날리는게 이건 아직도 독일차의 영역인가 봅니다.

 

아무튼 이렇게 4랩짜리 티켓을 끊어서 3랩을 무사히 탔습니다. 1랩은 다음날 오전에 와서 타기로 마음먹고 말이죠.

 

오늘 오전 다시 뉘르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니 트래픽이 심상치 않더군요.

각종 고성능 차량들이 줄지어 편도 1차로 국도를 줄지어 가다가 10km를 남긴 지점에서 급기야 차가 멈춰 몇분째 꼼짝을 안하더군요. 사람들 다 내려서 기다릴 지경이 되자, 네비에서 샛길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뭐 차고 높은 일반 승용차에 리스차이니 오프로드도 막 밟았죠. 오프로드 승차감 정말 좋더라구요 ㅋ

스포츠카 몇대가 절 따라오다가 되돌아 갔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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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를 날리며 뉘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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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길로 막 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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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로 돌아돌아 서킷 1km 지점에서 메인도로로 합류, 여전히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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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차장은 만원이고 주변 풀밭까지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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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였습니다. 작년 영암 F1 분위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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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유독 빛나던 차. 번호판도 센스있네요.

 

결국 오늘은 서킷 못탔습니다. 입구가 아예 막혀있고 차들도 안다니고 매표소 줄은 한 100m 서 있더라구요. 물어보니까 서킷에서 사고가 나서 막혔다고 하네요. 잠시기다리니 앰뷸런스 두대가 서킷에서 나오고 나오자 마자 사이렌 켜며 총알같은 스피드로 떠나더라구요. 아마 2대의 충돌이 제법 크게 있어 사고처리하느라 막았던 것 같습니다. 언제 오픈할지 기약도 없고 오픈한다 해도 그 수많은 인파를 뚫고 진입하기엔 아이들의 인내심이 바닥이라서 아쉽지만 다음 목적지 룩셈부르크로 떠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늘 타겠다고 어제 안탔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많이 남을뻔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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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이는 아우토반에서. 이 차의 거의 최고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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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에 못들어가고 산 분노의 뉘르부르크링 모자

 

가끔 써킷내의 '사고'라는 변수도 존재하고요. 날씨좋은 주말엔 뉘리가 미어터져나간다는 점 정도가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