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첫 프리미엄 세단이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자존심인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가격이 2만달러대로 책정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3.3 모델의 미국 판매가격을 2만달러 후반대로 책정하고 올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당초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가격은 3만달러대에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의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깡통차(옵션 없이 운행에 필요한 기본만 갖춘 차)라고 해도 너무 싸다는 것이다. 제네시스의 판매가격이 2만달러대 후반이라고 가정할 경우 우리 돈으로 2700만∼2900만원(달러당 환율 941원 기준) 선이다.

이 금액은 국내에서 쏘나타 최고급 모델과 그랜저TG 최하위 급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이전가격을 감안해도 제네시스의 등급을 2단계나 낮춰 파는 셈이다. 국내에서 제네시스 3.3모델의 판매가격은 4050만원부터 시작된다.

2만달러 후반대 가격은 제네시스보다 1∼2단계 낮은 등급으로 분류되는 일본 도요타 캠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더욱이 BMW 528i 깡통차가 미국에서 4만4000달러 선에서 판매되는 점을 감안하면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차라고 말하기 힘들다.

BMW 528i는 제네시스의 국내 경쟁모델인 BMW 530i보다 조금 낮은 모델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제네시스의 판매가격을 저가로 책정한 것은 미국 내수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 내수경기가 침체에 빠져 자동차 구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은 가격을 책정할 경우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차 경영진이 저가정책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제네시스의 가격은 그랜저와 쏘나타의 미국내 판매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제네시스 판매가격이 낮게 책정된 만큼 그랜저와 쏘나타의 미국내 판매가격이 덩달아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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