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있었던 일입니다.

오늘은 일요일인 관계로  주유소가 조금은 한가롭습니다.

한가로이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로 이것저것을 찾아보고 있는데 주유하시는 아저씨가 부르시네요

나가보니 주한미군으로 보이는 흑인이 구형 그레이스를 타고와서는 
 
주유구버튼을 못찾아 헤매고 있더군요 그레이스를 타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꼭꼭 숨어있잖습니까..

저는 뭐 그럴걸가지고...하며 주유구를 열어주고 자신있게

"하우머치?" 라고 물어봤습니다.

(사실 주유소근처에 미군부대가 있어서 미군들이 가끔씩 옵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유학중인 여자친구한테

딱딱한 영어대신 일반적으로 자연스럽게 하는 대화위주로 공부를 했었었죠...ㅋㅋ)

미국에 사시는 회원님들도 계시고 영어를 국어처럼 편하게 쓰시는 분들도 있으시지만

저처럼 영어울렁증이 있으신 분들은 예상답안이 아닌 다른답이 나오면 당황하실겁니다..

저의 예상답안은 얼마냐고 물으면 얼마라고 돌아와야 정상적인 답안이었고 얼마라고 말할지 귀를 기울이는데

예상답안을 빗나가  달러도 되냐고 물어오네요.....저의대답은 "노"였고 그럼

"크레딧?" 하길래 "예쓰"라고 했죠...그랬더니 이사람 이번에는 길게 대답을 합니다....

"................." 어찌해야하난 고민을 하다 잠깐 기다리라고 하곤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했고

그사람이 했던 말은

"나는 10달러어치의 기름을 넣고 싶은데 환율을 모르니 한화로 10달러면 얼마정도이냐? " 였습니다...

음....우리나라말로도 이렇게 긴데....제가 한번에 알아들었리 없었겠죠...

대충 환율계산에서 기름을 넣어주고 안녕히가세요를 하려는데 이사람 뜬금없이

용산을 어떻게 가냐고 물어봅니다...."하.....여기서 용산을 어떻게 설명하지....

고속도로를 타고 올림픽대로에서 한강철굘 넘어가서....우회전 좌회전.....하.........어렵구나...

안되겠다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하자.....전화를 왜 안받니........아! 아까 미용실이라고 했는데......아....."

마음을 다져먹고 설명을 시작했습니다...하이웨이 원...어쩌구 저쩌구...잘 알아듣지 못하는거 같아서

종이에 쓰면서 설명을 했습니다...어찌어찌 설명을 하니 알았들었는지 떙큐땡큐 하며 가더군요...

몇몇 미군손님들이 왔다갔지만 오늘 처럼 진땀 빼본적이 없었습니다..

보통 설명하다 모르면 자기가 다른곳에 전화를 하거나 그냥 가는게 일반적이었는데...이사람은 그 큰눈을

초롱초롱뜨며 저를 보고있으니 난 모르니 그냥 가라고 할 수 도 없고 참 애먹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영어로 대화도 해보고 나름 영어가 조금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게 아니었다는걸 새삼느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