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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TRS를 통해 데려오게 된 벨로스터 N 입니다.
https://www.teamtestdrive.com/boards/4555064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미 테드에 한차례 후기를 남긴 적이 있었는데, 어느덧 이 까맣고 멋진 녀석과 함께한지가 만으로 7개월이 되어갑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라 그간의 이야기와 벨엔과 함께하며 느낀 것들을 간단히 남기고 싶어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아직도 삼성동 TRS샵에서 벨엔을 처음 만난 그 순간을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광택을 마친 번쩍번쩍한 도장면, 으르렁거리는 배기음, 유분기 없이 뽀송한 실내, 그리고 이 멋진 차가 지금부터 내가 집으로 몰고 가게 될, 내가 소유하게 될 나의 차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그저 황송하고 얼떨떨했던 기억이 진하게 남습니다.
청담에서 충주로 돌아가는 길은 추적추적 비가 왔는데, 처음 써보는 현대 순정네비가 눈에 익지 않아 고속도로에 오르는 데에 다소 애를 먹었습니다. 아직 차와 친해지지 않아 클러치 조작이나 드라이브모드 편집 등 무엇 하나 매끄러운 것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계속 웃음이 나왔습니다. 길을 잘못 들어도 아하하, 클러치를 조금 일찍 놓아서 차가 출렁거려도 우하하, 와이퍼에서 뿌걱뿌걱 웃긴 소리가 나도 하하하, 고속도로에서 잠깐잠깐 엑셀을 밟을때마다 우와 우와, 와하하하하...
참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렇게 5월 초순 6만키로 초반에 업어온 녀석과 2만km를 달려 11월 말인 현재는 적산거리가 8만 1천키로가 넘었습니다.
밑으로는 그간 벨엔에 한 작업들의 대략적인 기록입니다.


차를 사오고 제일 먼저 했던 diy입니다. 범퍼 하단의 레드 가니쉬를 신품으로 교체했어요. 전 차주가 랩핑으로 레드죽이기를 했었는지 기존 범퍼에 달린 빨간 가니쉬의 상태가 영 별로였거든요. 차주가 아니면 모를 정도의 레벨이긴 했으나, 차주인 제 눈에는 자꾸 밟히는 부분이라 교체했습니다.
달밤에 혼자 집근처 공원에서 범퍼 내리느라 땀을 뻘뻘 흘렸지만 무척 뿌듯했던 작업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반떼 N 터빈업과 함께 고급유 맵핑을 잡았습니다. 출력에 대한 갈증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찾아오게 되어서, 차량을 인수하고 한달 반 정도가 지났을 시점에 작업했습니다.
순정 벨로스터 N의 휠마력은 다이노마다 편차가 있지만 보통 220마력 근처에서 왔다갔다합니다. 소형 해치백에게 절대 아쉬운 수치는 아니지만, 시원하게 밀어주는 맛이 있다 정도이지 화끈한 박진감에 핸들을 쥔 손에 땀을 쥐게 한다거나 조수석에 탄 동승자가 약간의 공포를 느낀다거나 하는 레벨의 짜릿함은 선사해주지 못하는 듯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을 너무나 합리적인 가격에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아반떼 N 터빈업이었고, 최종적으로는 1.51바에 317마력 50토크로 세팅했습니다. 30초만 밖을 걸어다녀도 땀이 삐질삐질 나던 6월 말의 외기온에 받아온 성적표였으니 가공할 만한 출력상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겸사겸사 오픈흡기도 장착하고, 원래 차에 달려있었는데 체결만 안 되어 있었던(?) 전차주가 남긴 HKS 블로우오프밸브도 제대로 장착했습니다.


그러나 터빈업으로 올라간 출력에 대한 기쁨을 제대로 곱씹어보기도 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5단이나 6단에서 부스트가 차면 차는 안나가는데 RPM 게이지만 후두둑 후두둑 올라갔습니다. 아뿔싸, 클러치 슬립이었습니다.
적산거리 6만km짜리 차량이면 클러치 상태가 그리 험악하지 않을 거라는 짧은 생각에 터빈업 작업할 때에 클러치는 건드리질 않았는데요, 눈물을 머금고 멤버를 2번 내리는 중복공임을 투자하여 클러치도 신품으로 갈아줬습니다. 괜한 보상심리로 미미3종까지 같이 교체하구요.
클러치까지 신품으로 교체한 이후에는 언제든 50kg이 넘는 토크를 모조리 지면에 토해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제야 정말 N이 N다워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첫 2~3일 동안은 출력이 감당이 안 되어 풀부스트를 자제했을 정도로 엄청난 출력상승이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발끝에 조금만 힘을 주고 있으면 금새 앞자리가 2로 바뀌어버리고, 좁은 와인딩길에서는 터빈이 돌고 부스트압이 찰때마다 손끝이 약간 아려올 정도로 짜릿했습니다.
벨로스터처럼 작은 차량에 320마력 50토크라는 수치는 슬슬 핫해치를 넘어서 포켓 로켓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되는 레벨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엔진마력으로 대략 환산하면 350마력에 55~57토크 언저리 되는 것인데, 중고가 2000만원짜리 차에 200만원정도 튜닝비를 쓰면(클러치 제외) 이정도 퍼포먼스가 나온다는 것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강력한 가성비입니다. 순정 부품을 사용한 튜닝이라 특별한 리스크가 없는 것도 큰 장점이구요.
그다음 했던 작업은 레드콘사의 퀵쉬프터입니다.
벨엔을 사기 전부터 꼭 달아보고 싶었던 아이템이었습니다. 모든 관절부에 CNC 볼조인트가 달려있어서 철컥 철컥 정말 재미난 변속감을 선사해 줍니다. 사실 벨엔 순정 체인지레버도 체결감이 퍽 훌륭한 편이라 뭐가 불만족스러운건 아니었는데, 그냥 이 퀵쉬프터가 너무 써보고 싶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운전할때마다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아이템입니다.


그 다음 작업은 가벼운 diy로 사이드스커트를 신품으로 교체했습니다. 이것도 전차주가 레드죽이기 한다고 작살내놓은 사이드가니쉬가 보기 싫어 바꿨습니다. 새벽 3시 집앞 돼지갈비집 주차장에서 혼자 부시럭부시럭 작업했었네요.
다음은 그다지 마음에 안들었던 순정휠도 운좋게 싸게 구한 아반떼 N의 신품 리볼버휠로 교체하구요,

너무나도 얌전해서 재미없었던 순정 리어윙도 애프터마켓의 카본 윙으로 교체해주고,

재미삼아 순정 스마트키 2개 중 너덜너덜한 키 하나는 키 개조하시는 분에게 보내서 신형 조약돌 N 키로 리폼도 해봅니다.

그리고 추가로 순정 HUD 장착도 해줬습니다. N이 아닌 일반 JS벨로스터에 장착되는 순정 HUD입니다. 부품대가 가격이 좀 있어 약간 고민을 했습니다만 이것도 그냥 질러버렸습니다.
키트를 구매하면 그냥 덜렁 부품만 오기 때문에 직접 커넥터를 몇개 만들어줘야 하는데요, 배선 작업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아서 집에서 꼬물꼬물 배선 짜고 커넥터 만들어서 작업했었네요.

다만 납땜은 자주 하질 않다보니 조악한 알리산 인두밖에 없어서 차량에서 거지같은 휴대용 인두기로 일일히 한땀한땀 배선을 이어주는 것이 정신적으로 고되고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그래도 만족도 자체는 상당히 높은 작업이었는데요, 아쉬운 점은 순정 HUD가 컴바이너형인데 품질 자체가 조악해 HUD 투시창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거나 약간 삐딱하게 올라오는 등 문제가 많습니다. 이건 언젠가 한번쯤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에 오버홀을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참 좋긴 한데 이래저래 자주 속을 썩이는 부품입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 날풀리면 인치다운하려고 8kg대의 18인치 단조휠도 하나 구매해뒀습니다. 19인치는 휠하우스가 꽉 차서 멋있지만 타이어도 비싸고 벨로스터에는 너무 과한 스펙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리볼버휠은 윈터휠셋으로 쓰고, 이 18인치 휠을 일단 한동안 실버인 채로 타고 다니다가 나중에 어두운 컬러로 재도색할 계획을 가지고 구입했는데, 얼른 차에 끼워보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반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이녀석과 참 이것저것 많이 했고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한달에 유류비로 기본 50만원에서 많게는 70만원 가까이도 나가는 와중이라 튜닝비까지 합치면 참 이래저래 돈을 많이도 쓴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벨엔에 주유하며 돈이 아깝다고 느낀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즐거운 차이고, 고마운 차량입니다.
이런 훌륭한 차량과의 만남을 머리아플 일 없이 원스톱으로 처리해 주신 권영주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그간 이래저래 차량에 손을 많이 댔습니다만 이렇게 부담 없이 차량을 운용하고 있는 것은 기저에 '골치아픈 일이 생기면 TRS에서 어떻게든 해결해 줄 것이다' 라는 믿음이 있어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이 벨엔은 마음같아서는 제가 운전대를 영영 놓게 될 그날까지 품에 안고 있고 싶은데요, 문제는 요새 V8 디젤유닛에 완전히 꽂혀 버려서 꿈에서도 D4 A8 60tdi를 찾곤 합니다. 부디 내년에 돈을 무척 많이 벌어서 8기통 디젤을 기변이 아닌 기추로 데려올 수 있길 바라며 겨울을 나려 합니다.
열심히 돈을 모아 다시금 차량을 의뢰하고, 설렘에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삼성동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그 날이 오기까지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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