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은 정말 오랜만에 쓰는 거 같습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수동이 타고 싶어서 한놈

더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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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목요일 눈이 진탕 오던 날, 비행기를 타고 승민님 사시는 미시간으로 차를 가지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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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 수동인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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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n From Jets! 2003년식 사브 9-5 에어로 5단 수동 검정색! 13만마일 주행..못생긴 저도 과감히 같이 찍었습니다 ㅡ.,ㅡ


2년전쯤일까요, 대배기량 2도어 쿱 자동의 레이아웃이 질려버릴때쯤, 편안하면서 실용적인 세단, 그리고 수동인 차를 타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엔진은 250마력에 258파운드(35kg.m) 이상의 토크, 구동방식은 전 후륜, 풀 사륜 상관없이 포괄적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당시만해도 8기통의 음색과 토크빨에 매료되어..

E39 540i 수동 97년식부터 03년식, B6 S4 수동 이렇게 물색했었습니다 (돈도 없으면서 그저 들떠서..)

그러다가 한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볼보 S60R이나 사브 9-5 에어로 같은 북유럽 차는 어떠냐고 제안을 받았었는데..인기도 별로 없는거 같고 타는 사람만 탄다는 인식이 있는 차여서 그냥 참고만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결정적으로 4기통이나 5기통에 2.5리터 미만 저배기량 터보엔진이 전혀 당기지 않은게 문제였습니다.

그러다가 아는 형님이 04년식 S60R 수동을 뜬금없이 지르시길래, 동승도 참 많이 했었죠.

(수동이어서 어중이 떠중이인 저는 시승 방지의 리미트에 걸려버린..하지만 공터에서 한두번 굴려보긴 했습니다 ㅡㅡV)

동승이나마 처음으로 느낀 S60R에 대한 소감은..'진짜 쩔게 나간다 ㅡㅡ 비행기깥이 쒜엑 거리는 5기통 터보 소리 ㅡㅡb'

할덱스 풀 사륜도 사륜이지만, 4c의 어드밴스드 모드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트랙데이때 유용할 거 같더군요.

그때부터 돈도 없으면서 본격적으로 S60R 산다고 여기저기 설레발 치기에 들어갔습니다. 가족, 지인, 친구들에게는 입만

열면 볼보 노래를 부르기에 여넘이 없었죠 ㅋㅋ 금년 들어서 돈도 얼추 대충 모이고(그러나 빠듯한 게 문제) 본격적으로 차를 찾아들어가기 시작했는데..제한적인 댓수만 생산한 차라 오토트레이더 같은 곳에서 수동인 S60R

을 다 긁어 모아도 평균 50대 미만밖에 없더군요 ㅡㅡ 그러던 차에 금년 7월달 독립 기념일날 중서부 회원 모임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승민님이 차를 찾는데 도와주시기로 하고 겨울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예산때문에 07 마지막년식

은 택도 없고, 04-05를 찾는데 잘 안나오더군요. 그래서 막판에 제가 그냥 오토트레이더에서 찾기로 하고 이력조회만 승민님께

부탁드리기로 하고 어거지로 04년식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있는 차를 사기로 결정을 봤었습니다. 차주랑 컨택해서 약식으로 이것

저것 물어봤었는데.. no accident!를 강조하시더라구요. 그래서..알았다고 하고 토요일쯤에 차를 보러 내려가겠다(그냥 코가 꿰이는 바람에 거의 살 작정) 말하고 미리 보험사에 빈넘버 주고 보험가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두둥;;

2008년도쯤에 8000불 정도되는 collison report가 DMV 전산으로 뜨더군요 정확한 사고 경위까진 나오지 않더군요.ㅡㅡ;; 참내..

어찌된 영문인지 차주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는데..뭐 그럴리 없다는둥, 카팩스니 빈체크니 그런데에서도 무사고인데 무슨

소리냐..빈넘버가 잘못된거 아니냐 하면서 자기가 바디샵에 가서 정말 사고인지 알아보고 전화주겠다 이러시드만요

(차주도 모르는 사고?)

그도 그럴것이.. 미국에서 사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카팩스나 빈체크 이런 곳은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중고차를 살때 히스토리를 알아볼 수 있는 상업적으로 아주 잘 알려진 차량이력조회 사이트입니다. 요즘은 4-50불 주고(가격 20불 오름;;)

차량 5-6대의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데 사실은 이게..비싼 돈 주고 가입해서 조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고 기록 같은 경우는 미국 일부 주에서만 난 사고들만 제한적으로 리포트되고, 나머지는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제가 2년전에

SC400으로 낸 두 건의 사고도 전혀 리포트 되지 않았습니다 헐;;

여튼 차주도 정말 모르시는지, 아니면 연기가 남우주연상 감일 정도인건지, 아는데 완전 까먹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바디샵에서 점검해봤는데 전혀 사고 없다 줄기차게 no accident~만 외치시더군요.. 별 수 있나요..안간다고 짤막한 답변만 남겨드렸죠. 나중에 승민님이 조회해보시고 드러난 사고의 정황은..

에어백 다 터지고, 앞에 다 먹고 들어간 전면 반파된 차였습니다 ㅡㅡ;; 뭐, 이런 차라도 사고차라고 확실히 밝히고, 명장급 바디맨이 제대로 고치신 거라면 탈만하다고 생각하는 접니다만 아쉽게도 잘 고친 차는 별로 없다고 봅니다. 여튼 보험사랑 승민님이

알려주시지 않았으면 프레임까지 밀려버렸던 이 차를 평생 잡소리와 얼라이 보다가 눌러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이 일 이후로, S60R은 보기만 해도 학을 떼버릴 정도로 경기를 일으키게 되고, 실의에 빠져있던차에..

차선책으로 밀려있던  8기통 부문으로 540i 00년식 수동, 4기통 터보 부문 9-5 에어로 수동으로 눈을 돌리고, 승민님이 매물을 찾아서 보여주셨었는데.. 마침 에어로 녀석이 가격도 좋고 무사고, 색도 검정색.. 맘에 들더군요. 하루 생각해보고 바로 질렀습니다.

목요일날 미시간 도착해서 시범삼아 승민님이 하이웨이에서 140마일 근처까지 화끈하게 내질러주실때 맘 속으로 생각했던건..

'뭐야, 내가 원하는 조건대로 다 나오잖아.' S60R 대비 스펙이 사륜, 4c, 50마력정도의 출력 차이 빼고는 실제로 달리는 건 제

기준에서는 만족할만하더군요. 어쨌든 잔금 치루고,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는데 수동이 처음이나 다름이 없으니.. 공터에서

급한대로 승민님에게 수동운전 교육을 받고.. 어쨌든 집으로..출발했습니다(약 360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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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마일의 거리중, 절반 정도쯤 왔을때 찍은 사진입니다. I-69 하이웨이 인디아나 포트웨인 부근..


검정색 가죽 실내에 사브 특유의 나이트패널 기능(계기조명 소등), 특이한 이그니션 위치(가운데 하단)이 인상적이었고

역시 유럽차인지 SC에 비해서 안정감 있어보이는 바디와 서스펜션으로 고속주행 훌륭하더군요. 피아트와 공동개발했다는

사브의 4기통 2.3리터 엔진은 미쯔비시의 TD04 스탁 터보차저와 매칭되어 250마력이지만 실제 주행시 아쌀하게 나가주더군요. 클러치는 5-60프로 정도 남아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전반적으로 상태 좋았습니다. 기어비가 전반적으로 롱타입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건 2단 가속이 아주 끝내주더군요. 여튼 차는 기대이상이긴

했는데.. 드라이버인 제가 하자인 관계로..맘 속으로는 힐앤토에 더블 클러칭 봉봉.. 이런 멋진 모습을 기대했었지만..

제 자신도 놀라버린 현실적인 제 변속능력은...


스타트시 시동 꺼먹는건 기본에 꺽꺽꺽 거리는 말타기 스타트

2단에서 3단 넣은 줄 알았는데 5단 넣고 앉아있음

기어가 하도 안들어가 치합이 안좋은가 싶었는데 클러치는 덜 밟고 있고..

몇번이나 해보려 해도 발이 좀체 꺾이지 못해 하지도 못하는 힐앤토


에혀..하이웨이에서 5단 넣고 크루징 키고 2차로에서 조용히 갈때가 제일 맘이 편하더군요. 쉬프트 다운은 겁나서 못하겠고

5단에서 머물고 싶은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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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출발해서 자정에 도착 직후 SC400과의 첫 조우.. 웬만해선 만나기 힘든 전혀 다른 두대의 차가 저에게로 왔습니다.

이 두개의 사진은 제가 제일 찍어보고 싶었던 사진이기도 합니다^^


사고 없이 도착해서 매우 감사했고..이제 차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즐길 일만 남았네요^^

좋은 차 구해주신 승민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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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로.. 5년간 소유하면서 단한번의 토잉을 경험하지 않았던 SC가 왜 이지경이 되었었는지는 자료정리하는대로

포스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