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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너무 바쁜 나머지 맨날 눈팅만 해대다가 퇴근 시간 전에 잠깐 짬내서 글 올려 봅니다.
차 얘기라기 보단....
오늘 선주가 claim 걸면서 얘기한게 너무 와 닿아서요....
저는 선박 엔진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데 워낙 대형품이다 보니
(제 담당 공장은 제일 작은 엔진만 생산하는데 보통 12000마력~ 3만 마력 정도 입니다.)
시운전을 끝낸 후 보면 조그마한 스크레치 하나까지도 잘 보입니다.
(선박엔진은 항상 인도되기 전에 시운전을 해보구 오바홀을 해서 확인 시켜준 후 인도됩니다. )
스크레치가 발생될 때마다 기술사와 판매업체에서는 이정도 스크레치는 괜찮다.....
이렇게 고객을 설득시키는데요.
오늘은 딱 선주가 얘기하더군요.
"니가 삼성 자동차에서 sm을 한 대 샀다. 그런데 차에 스크레치 나있으면 넌 가져갈래?"
맞는 말이긴 합니다.2000만원 짜리 자동차를 사면서도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뒤집어 놓는데 몇 십억이나 하는 제품을 사면서 사소한 것까지 claim 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선주여도 당연히 진상 부릴 겁니다.^^
딱 자동차에 비유하면서 밀고 나오니까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저 역시 제 차에 이상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현대차 가가지고 진상을 부리기에.......
그런데 제일 이해가 안되는 것은 시운전을 할 때 구동품에서 쇳가루 떨어지는 것을
자석으로 긁어내며 문제를 크게 삼는 고객들이 정말 미치게 합니다.
조그만 엔진을 달은 자동차도 길들이기 끝날 때 까지는 어느정도 쇳가루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질이 드는 건데(맞나욤?)
연립주택 크기 만한 엔진에서 큰 구동품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당연히 쇳가루가 나오는건데
끝까지 불만을 제기하면서 정말 곤란한 경우가 간혹 생깁니다. 특히 오늘 같은 경우..ㅠㅠ
엔진과 배에 대해서 잘 아는 고객들은 문제를 삼지 않는데 처음으로 엔진을 구경와보거나
검사하러 온 사람들이...선머슴이 사람 잡는다고....
요즘은 자동차에 적용되던 신기술들이 선박엔진에도 적용이 되면서 은근히 부작용이 생기고 있습니다.
베타 테스터라고 해야하나요....
T/C가 RPM에 따라서 유량이 변동되는 (VGT 원리?) 신타입, 전자 제어 엔진 등등..
전자 장비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원인모를 오작동이 일어나는 건
자동차나 선박엔진이나 마찮가지 같습니다.
아....너무 글이 주저리주저리 왔다갔다 했네요.
어쨌든 자동차도 고객이 인수하기 전에 시운전 해보구 엔진 오바홀 검사 받고 출고하자 그러면
난리나겠죠? ^^;;
창원에 놀러오시면 미리 연락주세요~~ 집채만한 엔진 구경 시켜드릴께요. ㅋ

아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사실 저도 엔진을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공감하는 바입니다.
근데 선박엔진과 자동차 엔진에서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싸이즈 빼고)
아마도 클리어런스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회전수겠지요
이렇게 설명해 보시면 어떨까요? 엔진 내부의 작은 스크래치가 고회전에서는
엔진 블로우의 원인이 되지만 저회전에서는 문제점이 없다라고요^^;;
왜냐하면 저회전에서는 오일유막이 커버를 해주기 때문에 문제점이 없지만
그게 만약 고회전으로 갈 경우에 문제가 된다고요 하지만 선박엔진의 특성상
고회전 엔진이 아니고(모터보트 경우는 제외 ^^;;) 저회전 고토크 중심의 엔진이라고
설명 해주면 어떨까요? 너무 어렵게 들어가나요? 회전수 중심의 가솔린 엔진의 경우
유막형성을 위해서 엔진 내부의 회전부, 마찰부의 클리어런스 설정은 정말 중요하지요
하지만 디젤 기반의 대형엔진의 경우는 저회전 고토크 중심이라서 작은 스크래치는
그다지 문제가 돼지 않는다고요 물론 신차에 스크래치 있으면 안가져갑니다.
하지만 타이어 바닥에 노면마찰 스크래치는 가져갑니다. 같은 원리 아닐까요 ^^;;

기현님 S사에 근무 하셨군요 ^^;
저는 비슷한규모의 H사에 있습니다..ㅎㅎ
R&D쪽에 근무하느라 직접 고객들과 마주칠일은 없지만, 품질쪽이나 AS쪽으로 부서를 발령받은 동기들 이야기 들어보면 고충이 장난 아니더군요... ㅎ
학교다닐때 직접 선박의 기관실에서 수업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창원 모임 언제 한번 하나요 ㅋ

ㅎㅎ 선박용 윤활유를 파는 제 입장에서도 좀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Wartsilla나 MAN 중대형 디젤 엔진들 사이즈들이 정말 어마어마 하더군요... 특히 2행정 디젤엔진들의 피스톤 구경은 ㅠ.ㅠ... ^^;
아...재미있군요..ㅎㅎ 저희 외삼춘 께서도 STX에서 자세하게는 모르나 선박 건조 공정을 담당하시던데....
아직 견학 한번 못했군요...ㅋㅋ 궁금하네요..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