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은 멤버쉽 매거진 The Galleria 用..

소위 압구정 명품족(?)을 위한 럭셔리 잡지여서,

다소 부드럽고 개략적인 컨셉으로 써 봤습니다.

온라인용 아래 글과 함께 올립니다.^^

 

 

 

Jeep New Grand Cherokee  CRD 시승기.(매거진게재用)

 

10년여 전쯤, 한국에 상륙한 첫 번째 외산 SUV가 바로, 크라이슬러의 지프 랭글러와

지프체로키였던 걸로 기억한다. 2차 대전 중 군용으로 생산되어 유럽전선에서 맹활약하고,

민수용으로 세계에 퍼지면서 Jeep 라는 스펠이 SUV 의 대명사가 되어버렸고, 각진 차체에

긴 후드와 수직으로 잘리운 리어뷰를 가진 모든 차들을 우리는 지프라고 불러왔다.

라지에타그릴 위에 새겨진 Jeep 라는 로고엠블럼 하나만으로도, 지프 체로키가 4륜구동

스포츠 유틸리티 비클 중 정통파를 고수하고 있음을 강하게 대변한다.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사활을 걸고 현대의 카라이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며,

시장크기를 확산시켜가는 SU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온오프로드 전천후

컨셉이라도 온로드(포장도로)쪽의 주행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데, 유독 체로키만

터프한 머드타이어(무늬가 비정형인 두툼한 패턴의)를 장착한 것만 봐도, 한눈에

정통을 고집하는 지프만의 아이덴티티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유럽의 완성도 높은 SUV 들이 속속 국내에 진출하면서, 이젠 위축될만도 한 정통

필의 체로키임에도, 탄탄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리디자인되어 모던클래식의 감성으로

라인업을 단장하고 자신있게 등장한 체로키 형제들..  그 중에 주목할만한 모델이 바로,

의기양양하게 새로운 3.0 디젤엔진을 얹고 위용을 드러낸 3.0 CRD 이다. 고유가시대에

높은차(SUV)매니아들이 궁극의 선택을 하게 만드는게 둔탁하고 시끄러우며 몸놀림이

둔한 디젤차들이지만, 이번에 런칭된 뉴 그랜드체로키 3.0 CRD는, 2% 부족했던 선택의

망설임을 한방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외관은 3세대 전의 각지고 절제된 강성감과, 진화기를 거친 바로 전세대의 둥글고 모던한

휴먼터치 이미지를 교묘하게 합성하여, 정통에의 향수와 진보적인 모더니즘을 동시에 발현한다.

적당히 두툼한 라지에타그릴과 기능적인 동그란 형태의 더블 헤드라이트, 각지지만 여운이

남는 부드러운 볼륨감과 매치되어, 불필요한 군살은 빼고 적당히 근육을 발달시킨 스마트한

남성을 보는 듯 하다. 굳이 예를 들자면 랜드로버의 귀족적인 절제미와 벤츠 ML시리즈의

풍만한 자신감이 적절히 믹스된 느낌이라 볼 수 있다.

 

인테리어 역시 최근 트렌드에 충실해 각지면서 둥근 모던클래식 디자인을 보여주며,

계기류는 잘 정돈되고 작동감이 타이트해서, 흔히 떠올리는 유럽차들의 감성에 많이

다가와 있다. 시트의 질감은 사치스럽지 않을정도로 고급스러우며 겉치레에 구애받지

않는 쿨한 오너에게 적합한 퀄리티로 여겨진다.  좌 우 앞도어와 리어도어에는 서너개씩의

수납공간이 있고 대쉬보드 곳 곳에도 작은 소품들을 임시로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운전석에 앉으면 마치 주머니 많은 바지를 입은 듯이 뿌듯하다.

시동을 걸면 적당한 소음이 유입되지만, 불쾌할 정도는 아니고 특별히 정숙하진 않다.

그러나 체로키를 타고싶어 하는 사람들의 거침없는 성향을 상상해 보면, 나지막히 으르렁

거리는 엔진음과 기분좋은 진동이 그리 문제될 것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뭔가 살아있는

유기체와 함께 하는 듯한 생동감을 주어서 오히려 자연스럽다.  브레이크와 액셀페달은

대쉬보드 중앙에 있는 스위치로 거리를 조정할 수 있어, 드라이버가 누구이건 스티어링

(핸들) 위치에 팔길이를 맞추면 그다음엔 드라이빙 포지션에 문제될 것이 없다.

 

체로키 3.0CRD 의 가장 큰 메리트는 218 마력의 출력으로, 3.0 디젤엔진의 쾌거라

말 할 수 있는데, 52 kg/m 의 최대토크도 동급 휘발유엔진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로,

액셀페달을 깊히 밟아 2천 알피엠을 넘기는 순간부터 마치 스포츠카를 모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정도로 파워풀하게 튀어 나간다.  500 km 를 넘는 시승거리 동안

간간이 급 출발을 해본 결과 정지에서 100 km에 달하는 시간이 7~8 초대를 충분히

마크할 정도였다.

 

체로키의 풀타임 4륜구동(항시 4륜구동)주행방식은 고속코너링 중 적극적으로 차체를

잡아주어, 정확하고 스포티한 코너링을 보여주고, 액티브한 스포츠드라이빙까지 가능케

만든다. 긴 직선로에서의 풀가속때 180 km 전후까지는, 여유있게 묵직한 차체를 치고나간다.

오프로드 겸용 타이어의 패턴 때문에 초고속에서는 노면의 떨림이 전해오기 시작하는데,

이는 오히려 경고의 의미로 느껴져 무심코 탄력이 붙어버린 차를 진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강렬한 온로드 주행을 원한다면, 패턴이 가지런한 고속주행용 타이어로 바꿔버리면 된다.

아무튼 이는 일반 2.0~3.0 가솔린엔진 승용차를 능가하는 대단한 주행성능임이 분명하다.

 

중대형 승용차급의 여유있는 실내공간은 도심에서의 답답한 운행을 쾌적하게 도와주고,

주말에는 여행에 어울리는 스포티한 레져용 비클로 변신한다.  낮은 차체의 고성능 자동차를

몰고, 옆에 다가와 기를 죽여보려는 친구들의 코를 단숨에 납작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가격또한 유럽산 동급 SUV 의 3분의 2 수준으로, 터프하고 스마트한 오너의 프라이드와 열정을

연출할 수 있다.  단아한 정장차림의 여성오너가 운전석에 있다면 진취적인 캐리어우먼으로

보일 것이고, 짙은 썬그라스에 에리깃을 세운 골프티를 입은 여성드라이버라면 멋을 아는

진보적인 여성의 이미지로 시선을 끌게 될것이다.

 

체로키 3.0 CRD는 아스팔트의 초고속주행에서도 확연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거친 오프로드로

뛰어들어도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높은 최저 지상고(차바닥 높이)로 일반 SUV 로는

엄두도 못 낼 험로를 보란 듯이 달릴 수 있다. 어쩌다 붐비는 주차장입구에 줄서서 기다리지않고 

20센치가 넘는 인도턱을 밟고 단숨에 올라서 보라.. 지프 체로키의 오너인 사람은 실행력있고

강한, 멋진 캐릭터로 주변사람들에게 각인 될 것이 분명하다.

 

 

필자: 이익렬 - 화가/ 전 카레이서/ 프리랜서 오토리스 컨설턴트.

 

 

 

 

 

 

 

 

 

 

 

 

 

 

 
 
 
분석시승..(온라인用)
 
신형 체로키 3.0 CRD 의 엔진성능은 실로 놀랍습니다.
218마력/4000 rpm, 52.0kg/1600~2800 rpm 의 제원에서 볼 수 있듯이, SUV 로서는
풍요로운 파워웨이트 레쇼를 보여줌은 물론, 52키로의 파워풀한 토크로.. 드래그출발시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입니다. 2000 알피엠 즈음에서 작동하는 터빈의 배가된 힘으로
앞이 벌렁 들리는 듯한 부유감마저 느껴볼 수 있지요.
 
정확히 체크하진 않았지만, 대략적인 100 키로가속은 7,8 초대정도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속도계를 보며 눈을 의심하게까지 됩디다.
미국차 특유의 부드러운 써스펜션으로 둔덕이나 거친노면을 지날때 피칭으로인해
약간의 불쾌감이 들지만, 급한 R의 코너에선 의외로 CP를 스치는 순간 든든한 오버
스티어 성향으로 전환되며 안정감있게 탈출구를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새롭게 적용된 Quadra-drive2  F4WD 구동계의 정확한 배분방식은 모르겠지만,
롤센터가 높아 고속코너링에서 불안감을 주는 대부분 SUV에 비해, 상당한 안정감을
줍니다. 중미산 업힐과 다운힐을 달리는 동안 일반 승용모빌과 견주어도 자신있는
코너링을 가능케 하지요.  일정한 횡G에 이르면 요잉과 언더성향을 멈추고 인코너로
파고드는 공격적인 코너링 자세로 변환합니다. 벤츠에서 배웠는가..무조건 꿀렁거리는
미제차의 써스펜션 성향은 이제 더이상 그들만의 핸디캡이 아닌듯이 여겨지는군요.
 
160~180 km 까지는 아주 거침없이 가속되며, 남는 출력이 느껴지지만 쎄미 머드타이어의
영향으로 둘둘거리는 차체 진동에 그이상은 불편하게 진행되지요. 온로드 위주로 달리기
좋아하는 분들은, 고속용 타이어로 교체하기만해도, 200 키로를 넘나드는 고속크루징을
넉넉히 즐길 수 있습니다. 어지간한 스포티카로 우습게보고 옆에 붙었다간, 망신당할 수도..
브레이킹 성능도 초기답력이 급하지않고 부드럽지만, 남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안정감을
주고, 반복되는 브레이킹에도(중미산 다운힐) 페이드나 베이퍼록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진동과 소음은 국산 SUV와 별다르지않은 수준이지만, 한결 정숙한 편이고.. 터빈의
회전음이 우측대쉬보드로 흘러들어옵니다. 배기사운드는 굵직한 미국차 대배기량의
그것과 비슷하게 '수루렁' 거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그다지 호화롭지않지만, 단정한 느낌이고 더도 덜도 아니게 딱알맞은
감성을 줍니다. 젊은 오너나 럭셔리한 감성에 목매지않은 드라이버라면 부담없어 좋아할
만한 느낌이지요.
 
체로키의 3.0 CRD엔진은 지난 5월, 30 일간 16만키로를 평균224.8 km의 속도로 쉬지않고
달려 FIA 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웠답니다. 내구성에 각별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500 여키로를 달리며 측정해본 평균연비는 대략 10~8.5km/L 정도입니다.
 
아주 비싸보이진 않지만, 개성있는 스타일에 동급 유럽산 SUV 의 절반~3분의2 가격(4천중반)
으로 이정도 성능의 강력한 SUV를 즐길 수 있다는건 매니아들에게 좋은 소식일수밖에 없습니다.
도로에서는 어지간한 승용차를 단숨에 따돌려버리는 주행성능에, 가끔이지만 오프로드를
달릴기회를  갖게된다면 바로 제왕으로 등극할 수 있죠. 체로키의 노멀 최저지상고는 국내 SUV
들을 오프로드용으로 개조해 들어올린 높이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요즘 프라이드 디젤등의 몇몇 디젤차를 타보며, '와..이렇게 디젤엔진이 진화했단 말인가..'라는
탄복을 감추지못하게 됩니다. 프라이드의 1.5 디젤엔진은 풍부한 토크(25키로)로 투스카니 2.0
과 맞장뜨는 드래그실력을 발휘합니다. 미제 대배기량 머슬카를 방불케하는 디젤엔진의 발전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군요.
 
뉴그랜드 체로키 3.0 CRD 는 저렴한 세금에 강력한 달리기.. 저렴한 연비까지..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듯한 느낌이더군요. 다른 회사에 비해 마케팅 담당자의 시큰둥한 태도가 마음에
안들어 확~ 나쁘게 쓰고싶지만, 좋은건 좋다고 해야죠.^^ 부담없는 가격대의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SUV 매니아님들께 강추하고 싶은 차입니다.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