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STS 를 구입한지도 벌써 일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워낙 제 취향의 차가 아니었고 구입 당시에 시승기를 썼으면 아마, 단점만을 나열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래도 실질적인 오너이신 아버지께서 아우디 A8 4.2 를 시승해 보시곤..

 

“ 아우디가 캐딜락 승차감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 하시니..  헉! 그나마 다행입니다. ^^

 

구입 당시, GM 딜러의 엄청난 현금할인 혜택과 30 여 년 무역업을 하신 아버지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타사의 수입차 가격.. 그리고 아버지의 보수적인 성향과 맞물려 캐딜락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구입을 원하셨던 차종은 드빌 이었습니다만,  저 때문에.. 쿨럭~

(당시 고려했던 차종은 렉서스 LS430 과 벤츠 S430 이었습니다.)

 


 

 

7, 80 년대의 향수를 갖고 계신 분들은 캐딜락 이라는 브랜드 네임이 주는 고급성과 보수성..

 

대통령 의차량이 주는 프레스티지카로서의 명예로움까지.. 

 

어느 정도 캐딜락에 대한 고정 관념도 가지고 있라 생각합니다. 

 

풍요로웠던 그 시절에 미국인들의 자존심 이었고 자동차 업계의 드림카 였습니다.

 

지금도 공식석상이나 파티, 장례식에는 의례 등장하는 미국의 자존심과도 같은 차량 이기도 합니다.

 

스빌 STS(Sports Touring Sedan)는 캐딜락의 플래그 쉽인 드빌의(국내에서는 드빌이 더 비싼 값에

 

팔리지만, 현지 가격은 스빌과 차이가 거의 없죠.) 수출전략형 모델로 항공모함 같은 크기를 줄여서 컴

 

팩트 함을 강조하고 특유의 물침대 승차감도 유럽적인 감각에 맞춰서 개발된 고성능 모델 입니다.

 

당시, 미국 내에서 빠르게 입지를 굳혀가는 독일차들을 염두에 두고 75 년도에 첫 모델이 출시되고, 86

 

년도에 풀 모델 체인지 되면서 FR 의 구동방식이 FF 로 바뀌었다가, 2005 년 최신형 모델은 다시 FR 의

 

구동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캐딜락 하면 당연히 후륜 구동일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시승기의 차량은 97 년도에 데뷔해서 캐딜락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 주는 모델이라는 평

 

을 받으며 8 년여 동안 별다른 변경 없이 판매가 되었던 전륜 구동형 모델입니다.  

 

압축비 등의 조정으 304 마력을 내는 STS 와 중저속을 강조한 279 마력의 SLS 두 가지 모델이 있

 

니다.

 


 

 

익스테리어를 살펴보면, 그 당시에 태어난 차들이 그러하듯이 두꺼비가 웅크린 듯한  넓고 낮은 차체는

 

상당히 맘에 듭니다.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TG 와 STS 를 보면 TG 가 머리 하나는 더 큽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인 옆으로 늘어진 두 눈과 테일 램프..  낮은 차체에 235/55/17 인치라는

 

타이어 사이즈는 실제보다 더 커 보이는 역할까지 하며 겉으로 보기엔 상당히 스포티하고 다소 허풍스

 

럽기까지 합니다.  

 

섬세한 디테일이 있는 라인은 아니지만 자칫 각져 보일 수 있는 텁텁한 부분을 라운디쉬 하게 처리해서

 

전체적으로 캐딜락의 럭셔리함과 보수적인 느낌을 동시에 잘 담아내면서 스포티 함을 잃지 않는 실루

 

엣은 개인적으로 많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본넷과 휀더 등 곳곳이 플라스틱의 소재로 되어있는 점도 이채로운 부분입니다.

 


 

 

실내에 들어서면, 제가 STS 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시트가 나옵니다.. 

 

도무지 구입해서 지금까지 제가 원하는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트가 제 취향대로 세팅이 되

 

지 않으면 운전하는 내내 찝찝하고 불쾌한 기분이 드는데 이 차가 바로 그러합니다.

 

자동조절시트 안에 4 way 에어 셀(공기주머니 같은 것)이 내장되어 있고 여러 방향으로 조절도 가능하

 

다지만 기본적으로 앤틱한 소파 스타일이라 미끈거리고 엉성한 착좌감은 운전하고 싶은 생각을 일순

 

간 앗아가 버립니다.  

 

하물며 뒷좌석은 더 엉터리 입니다..

 

변기에 앉은 듯 힙 부분이 넉넉하지 않아 걸터 앉는 느낌에 또다시 찝찝하고, 2,850 mm 이라는 휠 베

 

이스를 가진 차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의 좁은 레그 룸은 정말..  ‘된장’ 이라는 표현 외에는.. ㅡ,.ㅡ;;

 

헤드 룸이 적은 건 스포티한 스타일 때문이라 자위할 수 있지만.. 

 

이 차를 과연 쇼퍼 드리븐 카로 사용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럼, 모. 단점만 있느냐 하면 꼭 그렇지 만도 않습니다..쿠쿠

 

어디가 아픈 건지 어처구니 없던 연비도 점점 좋아져 지금은 시내주행시 리터당 6 킬로 미터 전후를 보

 

여주고 있으며, 풍문으로 들었던 캐딜락의 악평과는 반대로 여태까지 잔고장 한번 없이 처음 구입시와

 

거의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상당히 어색해 하고 있습니다.

 

보통 운전하다가 측면의 햇살이 따가워서 선바이저를 측면에 놓으면 도로의 진행상 정면으로 햇살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죠거기에 대한 배려로 선바이저 뒤에 작은 선바이저가 하나 더 있다든지, 엔진

 

룸에 램프가 내장되어 있어서 야간에 본넷을 열어볼 때 아주 편하다든지..

 

여기 저기서 의외의 세심한 배려에 놀랄 때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동 도어록에 프로그램을 메모리 할 수 있다든지, 발렛파킹시 트렁크나 연료 주입구 잠김

 

기능,(활용도는 모르겠지만) 부하가 높게 걸리거나 배터리 전압이 부족하면 공회전 속도를 높여서 배

 

터리를 충전하는 기능 등은 국내 차량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것 들이죠.

 

나침반 기능을 갖고 있는 룸 미러며.. 사실, 메뉴얼을 읽어보지 않으면 여러 가지 많은 기능에 대해 무

 

작위로 사용하면서 알아내기는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계기판으로 가면 더 복잡해 집니다. (적어도 전자장비 및 옵션을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간혹 이런 기

 

능 들을 수시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 입니다.)

 

적산거리계와 구간거리계, 여러 가지로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모드 버튼, 평균속도와 평균연비 등을

 

나타내는 트립컴퓨터, 타임와치기능, 엔진오일과 미션오일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 외에 브레이크 패드와 브레이크액, 갖가지 오일류와 냉각수의 교환시기 등등.  계기판을 통해서 차

 

량 전체의 컨디션을 볼 수 있고 여러 가지 소모품의 주기를 미리 알아볼 수 있습니.  

 

어찌 보면, 정비하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스캐너가 차량에 내장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

 

다.  

 

엔진에 이상이 생겼을 때, 4 개의 실린더 만을 이용하여 80 킬로 미터 이하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것

 

도 노스스타 엔진의 자랑거리 입니다.

 


 

 

실내에서 보이는 A 필라 부분이 외부에서 볼 때완 다르게 상당히 두툼하고 견고해 보여서 운전자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해줍니다.

 

속도계는 140 킬로 미터부터 조금씩 촘촘해 지는데, 사브의 그것처럼 심하진 않고 완만한 정도며 계기

 

판의 시인성은 좋은 편 입니다.  어쨌든, 저속 부근이 더 넓게 되어 있어서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듯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아니합니다..  

 

가속페달이 가볍고 민감해서 살짝 밟기만 해도 ‘후끈’ 하면서 달아오르지만 더 깊이 밟는다고 해서 화

 

끈하게 펀치력을 보이며 튀어나가지는 않습니다.  킥 다운 시에도 바로 반응하지 않고 3 단으로 내려갔

 

다가 2 단으로 간다던 지 약간의 텀을 두고 가속이 되는데 이는 미션이 구려서가 아니라,(미션의 내구

 

은 거의 차의 수명과 같이 한다고 합니다만..) 부드러운 변속과 실키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만큼 보

 

적인 고객층을 위한 배려이며 이 차를 선택하는 고객의 성향을 알게 해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

 

다.   그래도 드빌 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스빌 STS 인데..  반응

 

늦은 트랜스미션은 개인적으로 아무래도 불만사항 입니다.  

 

4 단 오토인 것도 서러운데 말이죠..^^   

 

자동, 수동을 겸할 수 있는 기능도 없기 때문에 조금 늦은 미션 반응을 예상해서 추월이나 급가속을 해

 

야 합니다.

 


 

 

GM 이 자랑하는 캐딜락의 노스스타 엔진은 대 배기량의 미제 8 기통 엔진치고는 고 알피엠을 돌릴 수

 

있는 호쾌함이 있고, 밖에서는 점잖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로.. 실내에서는 세련되게 다듬어진 사운드로

 

운전자를 즐겁게 합니다.

 

힘 좋은 마당쇠가 경험이 부족한 듯 조루 증상을 보이는 여타의 미제 대배기량 엔진에 비해, DOHC 32

 

밸브 방식을 사용하는 노스스타 엔진은 고알피엠까지 토크가 살아있어서 회전 범위가 넓고 출력이 고

 

르게 상승하는 점이 인상적 입니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아보면 핸들이 그리 가볍지 않은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만, 운전자 쪽으로 살짝

 

구부러져 있어서 핸들을 돌릴 때에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생각인지..

 

출발은 부드럽게 시작되고 아이들링시와 주행시의 정숙성도 요즘 나오는 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

 

을 정도로 하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나 방음 등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 입니다.

 


 

 

써스펜션은 기존 캐딜락 모델에 비해 승차감을 다소 단단하게 조였다지만 독일 차량들의 그것과는 거

 

리가 있습니다.   저속에서는 댐핑 스트로크가 짧게 느껴지지만 막상 달려보면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

 

고 요철을 넘을 에도 다소 얼렁뚱땅 넘어가는 성격이라 여전히 골수 캐딜락 고객층이나 보수적인 분

 

들의 취향을 크거스리지 못하는 세팅을 갖고 있습니다.

 

이 차를 갖고 와인딩을 타는